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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 메가톤급 '후폭풍' 우려…"코인판 리먼 사태"

SBS Biz 김기호
입력2022.11.12 11:29
수정2022.11.12 11:58

[사진제공=로이터 연합뉴스]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11일(현지시간) 파산 신청을 하면서 거센 후폭풍이 휘몰아칠 전망입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등 외신에 따르면 FTX의 이번 파산 신청은 '코인판 리먼 사태'이자 '엔론 사태'로 불릴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델라웨어주 파산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FTX는 최대 500억 달러(66조2천억 원) 부채를 안고 파산을 신청했고, 채권자는 10만 명이 넘습니다.

FTX는 보유 자산도 부채 규모와 동일하다고 법원에 신고했으나 정확한 실사를 거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FTX와 어떤 형태로든 금융거래를 한 이해 당사자는 벤처캐피털과 연기금, 코인업체는 물론 개인 투자자와 유명인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데, 가장 취약한 당사자는 개인 투자자입니다. 

코인 거래를 위해 FTX에 돈을 예치해뒀던 개인 투자자들이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몽땅 날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인 거래소에 돈을 맡겼거나 심지어 저축 용도로 돈을 둔 일반인들이 가장 깊은 상처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오언 라우 애널리스트는 FTX 소매 고객이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기관 투자자보다 채권자로서 우선순위가 낮아져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FTX 투자로 손실이 예상되는 기관 투자자도 광범위합니다. 지난 1월 FTX 투자금 조달에 참여한 캐나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헤지펀드 타이거 글로벌과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등은 각각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돈을 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7천500만 달러(약 990억 원)를 투자한 온타리오 교사 연금은 전날 성명을 내고 손실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앞서 헤지펀드 세쿼이아 캐피털은 2억1천400만 달러(2천800억 원) FTX 투자금의 장부 가치를 0달러로 만드는 등 전액 손실 처리했습니다.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 캐피털 창립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FTX가 자사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지분을 다시 사들여 FTX와 관계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FTX 위기가 다른 업체로 번질 경우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앰버데이터의 파생상품 디렉터 그레그 마가디니는 "당장의 큰 공포는 전염 효과"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FTX와 금전 거래를 해온 코인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FTX로부터 한때 자금 지원을 받았던 코인 대부업체 블록파이는 유동성 위기에 고객의 자금 인출을 중단했고,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FTX 계좌에 1억7천500만 달러(2천300억 원) 자금이 묶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인 억만장자 마이크 노보그래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도 FTX 관련 자금 7천700만 달러(1천억 원)를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FTX의 계열투자사 'FTX 벤처'는 헬륨, 앱토스 랩스, 니어 프로토콜 등 50개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투자했기 때문에 이들 스타트업들도 FTX 파산신청으로 재정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FTX 파산 신청이 코인 업계를 넘어 수많은 금융기관 투자자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코인판 리먼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2008년 전 세계에 충격을 준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에 빗대 FTX 붕괴가 '리먼 모멘트'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FTX 몰락을 2001년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에너지 기업 엔론 사태에 비유하면서 "금융상 오류가 아니라 사기 냄새가 난다. 거대한 (코인) 재산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아무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폭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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