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연 7% 준다고 해 끌렸는데…카뱅 26주 적금 이자 고작 4만원?
SBS Biz 김성훈
입력2022.11.09 14:15
수정2022.11.09 16:00
[앵커]
금리 인상기 속 소액·단기 적금으로, 소위 '짠테크' 관심 가지시는 분들 많습니다.
은행들도 이런 수요에 맞춰 단기 적금 상품 많이 내놓고 있는데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26주 적금 이자를 이달부터 기존 최고 연 4%에서 7%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만기 때 손에 쥐는 이자가 기대와 큰 차이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고금리 미끼 상품이 등장한 걸까요?
금융부 김성훈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카뱅의 '26주 적금',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인가요?
[기자]
26주 동안 매주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적금입니다.
가입 시 첫 납입액을 1천 원부터 3천 원, 5천 원, 그리고 1만 원 단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 뒤 일주일이 지날 때마다 첫 납입액만큼, 납입액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1만 원을 넣으면, 다음 주에는 2만 원, 그 다음 주에는 3만 원 이런 식으로 해서 26주에는 26만 원을 붓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건 아무래도 이자일 텐데요.
26주를 다 채웠을 때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0.5%p에서 3.5%p로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최고 연 7%의 이자를 준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최고 연 7% 금리 제공'을 강조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실제 받는 이자는 얼마 정도 되나요?
[기자]
일단 첫 주 1만 원을 넣으면 26주까지 납입한 원금은 모두 351만 원이 됩니다.
얼핏 7% 이자를 단순 계산해서 "24만 5,700원을 받는 것 아냐" 생각하실 분도 있을 텐데요.
실제 이자는 세전으로 4만 3,304원으로, 원금 351만 원에 대비해 1.23%에 불과합니다.
[앵커]
김 기자, 왜 이렇게 이자가 적은 건가요?
[기자]
이자 계산법 때문인데요.
일단 26주는 6개월가량이다 보니, 이 기간 적용 금리는 따져보면 7%의 절반인 3.5%가 되고요.
여기에 예금과 달리 적금의 특성상 회차별 납입액과 예치 일수에 따라 적용 금리가 다릅니다.
첫 납입액은 26주간의 예치 기간에 대한 이자율 3.5%가 온전히 적용되지만, 마지막 주에는 일주일 간의 예치일만 따져 0.1% 수준의 이자만 붙습니다.
문제는 계단식의 납입 구조상 가장 높은 3.5%의 이자가 첫주 1만 원에만 적용된다는 겁니다.
마지막 주 26만 원에는 0.1% 수준만 적용되다 보니 소비자 기대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이자를 손에 쥐게 됩니다.
총 납입액 351만원을 연 7%의 정기적금에 넣는다고 가정하면, 매달 58만 5천 원을 넣고 6개월 치 세전이자는 7만 1,662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뱅 26주 적금보다 약 40%, 2만 8,358원 정도 이자가 더 많습니다.
카뱅은 계단식의 적립방식에 대해선 "재미 요소와 26주간 납입하는 도전 정신을 살렸다"며, 적금의 취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속은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들어보시죠.
[이동훈 / 서울시 독산동 (30세) : 7% 이자율인데 막상 받았을 때, 7% 못 미치면 많이 아쉽고 서운할 것 같아요. 배신감이 많이 들 것 같습니다.]
[황영석 / 서울시 전농동 (35세) : 너무 광고성이 아닌가. 실제로는 (이자) 받는 것도 적은데 허위광고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이 밖에도 온라인상에는 "만기 이자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품이다", "어찌 보면 눈속임이다" 같은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를 기만했단 평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적금 계산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적금 가입 과정에서도 "만기 예상 이자액을 확인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고요.
특히 "100만 원 가까이를 마지막 한 달에 납입하는데, 매우 짧은 예치 기간을 고려하면 이율이 오히려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기존 시중은행들도 이런 미끼 상품들을 많이 내놓잖아요?
여타 인뱅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카뱅이 유독 심한 거 같은데요?
[기자]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26주 적금과 비교해 봤는데요.
토스뱅크는 연 4%의 이자 조건으로 26주 동안 일정한 금액을 납입합니다.
351만 원을 26주로 나눠서 13만 5,000원씩 납입하면 만기 예상 이자는 3만 5,965원입니다.
카카오뱅크 26주 적금보다 7,339원이 적은데요.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7%와 토스뱅크의 4%의 표면 이자율 차이는 3%p입니다.
하지만 토스뱅크 적금의 실제 원금 대비 이자율은 1.02%로, 카카오뱅크의 1.23%와 0.21%p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계산에 의해서 7%가 아무리 맞다고 하더라도 체감 금리라는 게 있잖습니까. 7%라는 숫자에 현혹되서 대부분 가입할 겁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기만하고 배신하는 거죠.]
[앵커]
이왕 분석해주신 김에 소비자들 헷갈리지 않게 표면 이자율 말고 다른 조건도 비교해 주시죠?
[기자]
네, 이자액을 늘릴 수 있는 추가 납입 여부에 차이가 있는데요.
카카오뱅크는 이자율을 올리면서 기존 300만 원이었던 추가 납입을 없애버렸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의 특성 강화를 위해 적립 방법을 명확하게 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토스뱅크 적금은 월 최대 납입한도가 20만 원이고요.
매달 100만 원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해 20만 원을 뺀 80만 원을 더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스뱅크가 1인당 1계좌만 만들 수 있는 반면에, 카뱅은 30계좌를 만들 수 있어 '풍차돌리기식' 재테크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편의성 사이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높은 금리와 함께 적금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따져보라"고 소비자들에게 조언했습니다.
금리 인상기 속 소액·단기 적금으로, 소위 '짠테크' 관심 가지시는 분들 많습니다.
은행들도 이런 수요에 맞춰 단기 적금 상품 많이 내놓고 있는데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26주 적금 이자를 이달부터 기존 최고 연 4%에서 7%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만기 때 손에 쥐는 이자가 기대와 큰 차이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고금리 미끼 상품이 등장한 걸까요?
금융부 김성훈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카뱅의 '26주 적금',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인가요?
[기자]
26주 동안 매주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적금입니다.
가입 시 첫 납입액을 1천 원부터 3천 원, 5천 원, 그리고 1만 원 단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 뒤 일주일이 지날 때마다 첫 납입액만큼, 납입액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1만 원을 넣으면, 다음 주에는 2만 원, 그 다음 주에는 3만 원 이런 식으로 해서 26주에는 26만 원을 붓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건 아무래도 이자일 텐데요.
26주를 다 채웠을 때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0.5%p에서 3.5%p로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최고 연 7%의 이자를 준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최고 연 7% 금리 제공'을 강조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실제 받는 이자는 얼마 정도 되나요?
[기자]
일단 첫 주 1만 원을 넣으면 26주까지 납입한 원금은 모두 351만 원이 됩니다.
얼핏 7% 이자를 단순 계산해서 "24만 5,700원을 받는 것 아냐" 생각하실 분도 있을 텐데요.
실제 이자는 세전으로 4만 3,304원으로, 원금 351만 원에 대비해 1.23%에 불과합니다.
[앵커]
김 기자, 왜 이렇게 이자가 적은 건가요?
[기자]
이자 계산법 때문인데요.
일단 26주는 6개월가량이다 보니, 이 기간 적용 금리는 따져보면 7%의 절반인 3.5%가 되고요.
여기에 예금과 달리 적금의 특성상 회차별 납입액과 예치 일수에 따라 적용 금리가 다릅니다.
첫 납입액은 26주간의 예치 기간에 대한 이자율 3.5%가 온전히 적용되지만, 마지막 주에는 일주일 간의 예치일만 따져 0.1% 수준의 이자만 붙습니다.
문제는 계단식의 납입 구조상 가장 높은 3.5%의 이자가 첫주 1만 원에만 적용된다는 겁니다.
마지막 주 26만 원에는 0.1% 수준만 적용되다 보니 소비자 기대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이자를 손에 쥐게 됩니다.
총 납입액 351만원을 연 7%의 정기적금에 넣는다고 가정하면, 매달 58만 5천 원을 넣고 6개월 치 세전이자는 7만 1,662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뱅 26주 적금보다 약 40%, 2만 8,358원 정도 이자가 더 많습니다.
카뱅은 계단식의 적립방식에 대해선 "재미 요소와 26주간 납입하는 도전 정신을 살렸다"며, 적금의 취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속은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들어보시죠.
[이동훈 / 서울시 독산동 (30세) : 7% 이자율인데 막상 받았을 때, 7% 못 미치면 많이 아쉽고 서운할 것 같아요. 배신감이 많이 들 것 같습니다.]
[황영석 / 서울시 전농동 (35세) : 너무 광고성이 아닌가. 실제로는 (이자) 받는 것도 적은데 허위광고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이 밖에도 온라인상에는 "만기 이자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품이다", "어찌 보면 눈속임이다" 같은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를 기만했단 평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적금 계산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적금 가입 과정에서도 "만기 예상 이자액을 확인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고요.
특히 "100만 원 가까이를 마지막 한 달에 납입하는데, 매우 짧은 예치 기간을 고려하면 이율이 오히려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기존 시중은행들도 이런 미끼 상품들을 많이 내놓잖아요?
여타 인뱅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카뱅이 유독 심한 거 같은데요?
[기자]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26주 적금과 비교해 봤는데요.
토스뱅크는 연 4%의 이자 조건으로 26주 동안 일정한 금액을 납입합니다.
351만 원을 26주로 나눠서 13만 5,000원씩 납입하면 만기 예상 이자는 3만 5,965원입니다.
카카오뱅크 26주 적금보다 7,339원이 적은데요.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7%와 토스뱅크의 4%의 표면 이자율 차이는 3%p입니다.
하지만 토스뱅크 적금의 실제 원금 대비 이자율은 1.02%로, 카카오뱅크의 1.23%와 0.21%p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계산에 의해서 7%가 아무리 맞다고 하더라도 체감 금리라는 게 있잖습니까. 7%라는 숫자에 현혹되서 대부분 가입할 겁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기만하고 배신하는 거죠.]
[앵커]
이왕 분석해주신 김에 소비자들 헷갈리지 않게 표면 이자율 말고 다른 조건도 비교해 주시죠?
[기자]
네, 이자액을 늘릴 수 있는 추가 납입 여부에 차이가 있는데요.
카카오뱅크는 이자율을 올리면서 기존 300만 원이었던 추가 납입을 없애버렸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의 특성 강화를 위해 적립 방법을 명확하게 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토스뱅크 적금은 월 최대 납입한도가 20만 원이고요.
매달 100만 원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해 20만 원을 뺀 80만 원을 더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스뱅크가 1인당 1계좌만 만들 수 있는 반면에, 카뱅은 30계좌를 만들 수 있어 '풍차돌리기식' 재테크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편의성 사이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높은 금리와 함께 적금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따져보라"고 소비자들에게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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