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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오르고, 조달 막히고…책임은 누가 집니까?

SBS Biz 류정현
입력2022.11.08 17:45
수정2022.11.08 18:35

[앵커] 

앞서 보셨던 흥국생명 사태는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를 두고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결국 콜옵션을 행사키로 입장을 번복했지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입장 번복 배경과 남은 과제는 뭔지, 금융부 류정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류정현 기자, 우선 흥국생명이 입장을 바꾼 배경,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콜옵션 미행사 결정 이후 우리나라 외화채권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흥국생명이 콜옵션 미행사, 즉 조기상환을 하지 않겠다고 공시한 직후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가격은 3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같은 생명보험사죠.

동양생명의 신종자본증권 가격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일주일 전보다 40% 가까이 빠졌습니다. 

가격이 내려갔다는 건 그만큼 한국기업에 돈을 대기를 꺼리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뜻입니다. 

흥국생명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은 금융권 전체로 확산할 조짐을 보였는데요.

지난 4일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한 주 전보다 약 9% 떨어졌고, 우리은행 역시 11%에 달하는 낙폭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콜옵션 행사 연기는 흥국생명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나타났다시피 콜옵션 행사 여부는 한국 채권시장에 대한 신뢰와 직결돼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은 물론이고 외환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와도 협의합니다. 

금융위는 흥국생명 결정 직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정부가 콜옵션 미행사에 따른 여파를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흥국생명도 RBC비율 등 자본건전성이 문제였다면 대주주 자금 지원과 같이 처음부터 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강구했어야 한다는 비판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미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아닐까 싶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중요한 건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인데 그리 낙관할 상황은 아닙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봐야 돼요. 다시 조기 상환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트라우마가 남을 가능성이 더 높거든요. 콜옵션 행사가 정상적으로 이어지는 모습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야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거로 봐야죠.]

흥국생명과 비슷한 시기에 콜옵션 행사를 연기했던 DB생명은 아직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로 시작돼 흥국생명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들로 채권시장의 기반이 되는 신뢰가 많이 깨진 상황인데요.

결국 응급처치는 했지만 정상적인 체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앵커] 

류정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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