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가격입찰제 도입…그럼 전기료 안 오르나요?
SBS Biz 김정연
입력2022.11.04 12:04
수정2022.11.04 17:16
한국전력공사는 그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의 원인에 대해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전력 도매단가가 너무 오른 점을 지목해 왔죠.
정부가 이르면 내후년부터 전기를 사오는 방식을 바꾸는데, 간단히 얘기해서 경쟁입찰로 구매 가격을 낮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전 적자는 줄고, 전기요금은 안 올려도 되는걸까요?
전력 도매시장에 경쟁입찰 도입 검토…2024년부터 단계적 시행
정부가 전력도매시장에 '가격 입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전이 전기를 발전사들이 써낸 입찰가에 따라 골라 사올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먼저 발전사가 기준연료비의 ±5~10% 범위에서 가격을 써 내면 한전은 필요한 만큼 전기를 사고, 이후 전면 경쟁 입찰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시행된다면 준비 작업 등을 거쳐 오는 2024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목적은 '한전의 적자 해소'…전력 구입 비용 낮아질 듯
정부가 가격 입찰제를 도입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한전의 적자 해소입니다.
지금은 한전이 전기를 사오는 가격인 전력 도매가격이 발전단가가 가장 비싼 액화천연가스 LNG 발전소를 기준으로 결정되고 있죠.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전력 도매가격에 영향을 주는 발전 연료 비용도 크게 오르면서 지나치게 높은 전력 구매 비용이 한전의 적자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 도매가격은 킬로와트당 253.25원까지 올랐습니다. 1년 전보다 2배 넘게 오른 가격입니다.
가격 입찰제가 도입될 경우 발전사들끼리 경쟁이 생겨 공급 단가가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부가 검토 중인 제도이기 때문에 한전은 적자 해소 전망치를 직접 추산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가격 입찰제가 한전의 적자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기요금이 내려가지 않을 듯…인상 요인은 줄어
일각에는 이렇게 되면 최근 연이어 오른 전기요금이 다시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의 시각도 있습니다.
물론 가격입찰제 도입으로 한전의 적자가 줄어들면, 전기요금이 인상될 요인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오를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단순히 한전의 전력 구매비용이 줄어든다고 해서 전기요금이 덩달아 인하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전기요금은 정부가 시행하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해당 분기의 발전 연료 가격에 비례하게 산정됩니다. 전력 도매가격은 전기요금 산정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 도매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겁니다.
또 전기요금은 현행 제도상 전기요금은 한 해에 킬로와트시당 5원 이상 내릴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가격 입찰제 도입으로 전기요금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민간 발전업체들의 반발로 가격 입찰제가 실제 시행까지 이어질 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정부와 한전은 이미 전력도매가격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발전업체들의 반발에 시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전력 도매시장 가격 입찰제 도입에 대해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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