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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불이 부른 안갯속 SM 인수전…카카오, 눈높이 조정 '촉각'

SBS Biz 김완진
입력2022.11.02 14:15
수정2022.11.02 16:00

[앵커] 

이번 주 산업 막전막후 시간에는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엔터테인먼트 아이템 다뤄볼까 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아는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죠. 

엑소, 레드벨벳, 에스파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끄는 아티스트들이 포진하고 있는 기업인데요. 

'SM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갖고 있는 지분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누가 지분을 품을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그간 JYP, YG, SM 사단으로 불리던 1인 스타 중심 엔터테인먼트 판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CJ ENM, 두 공룡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최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그룹 자체가 휘청하면서 SM 지분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1부 김완진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카카오 엔터와 CJ ENM, 각각 어떤 측면에서 SM과의 궁합이 예상되죠? 

[기자] 

일단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멜론'을 통해 음원 유통,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죠. 

SM DNA를 흡수하면 음악 부문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확 끌어올릴 수 있고, 다른 음악 레이블과의 협업, 글로벌 음악시장 선점 발판 마련 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카카오가 SM 지분을 품으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하이브 / 카카오-SM엔터 연합 대결 구도가 잡힐 수 있습니다. 

동시에 국내 연예기획사 시장 점유율을 20%가량 확보하면서 하이브에 이어 2위 사업자가 됩니다. 

CJ ENM은 음악 사업의 디지털 전환, 매출 규모 확대 전략 측면에서 SM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미 TV 채널과 OTT, 연예 기획사, 레이블, 콘텐츠 제작사 등을 두루 갖춘 가운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M 아티스트의 IP, 지식재산권까지 품는다면 시너지 효과가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 카카오 분위기를 보면 인수를 밀어붙일 수 있을지 의문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나며 카카오 서비스가 127시간 넘게 먹통을 빚었죠. 

이후 대국민 사과에 이어 보상 절차까지 아직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시장 신뢰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천억 원이 오가는 SM 인수전에 카카오 엔터가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고 있습니다. 

[앵커] 

카카오가 휘청하는 사이 CJ ENM이 현재 상황을 특히 예사롭지 않게 바라볼 듯한데,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CJ ENM은 현 사태를 관망하고 있습니다. 

"SM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 없다"는 지난 8월 공시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다만 2파전의 경쟁자였던 카카오 엔터가 정신이 없는 만큼, CJ ENM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눈길이 쏠리는데요. 

재무적 여력 측면에서도 카카오 엔터가 밀리는 상황입니다. 

올 상반기 기준 CJ ENM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240억 원이고, 단기금융상품까지 더하면 약 8,633억 원입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SM 매각 단가가 5,000억~6,000억 원임을 감안하면 현금만으로도 SM 인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죠. 

반면 카카오 엔터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도 2,802억 원으로, CJ ENM의 현금 창출 능력에 한참 뒤처집니다. 

[앵커] 

다만 앞서 말씀하신 대로 시너지 측면에서는 카카오 엔터가 앞선 만큼, 맥없이 포기하진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카카오 엔터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 엔터가 프리 IPO를 통해 투자 유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서인데요. 

당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밸류에이션 18조 원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며 프리IPO 투자에 나섰지만, 투자자들과의 의견차가 커 진전이 없자 12조 원으로 내려 잡은 바 있습니다. 

물론 이후 금융시장과 투자시장이 더욱 위축돼 상황이 바뀐 만큼 12조 원도 높다는 의견이 나오는 게 변수가 될 수는 있습니다. 

다만 해외 주요 사모펀드들이 여전히 카카오 엔터의 프리 IPO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고, 와중에 만약 CJ ENM이 SM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 카카오 엔터가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더 낮춰 조정하면서 인수전에 불을 붙일 여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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