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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사진=연합뉴스)]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기대면서 5대 은행에서만 한 달 새 대출이 9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오늘(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703조7천512억 원으로 9월 말(694조8천990억원)보다 8조8천522억 원 늘었습니다. 

이번 증가 폭은 2021년 9월(23조9천264억 원)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입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5조8천592억 원(대출잔액 9월말 100조4천823억 원→106조3천415억 원)이나 늘어 전체 증가액(8조8천522억 원)의 66%를 차지했습니다. 

대기업의 이번 달 증가액 5조8천592 억 원은 2020년 3월 8조949억 원 이후 2년 7개월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은 2조9천930억 원(대출잔액 9월말 594조4천167억 원→597조4천97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 들어 5대 은행에서 불어난 기업 대출만 67조8천633억원으로, 아직 연말까지 두 달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폭인 60조2천596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은행권의 기업 대출은 앞으로도 당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결국 은행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한국은행과 금융당국까지 나서 은행이 한은에 맡기는 적격담보증권의 대상을 늘려주고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등의 은행 유동성 규제 기준도 낮춰주면서 대출을 독려하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쉽게 대출 문턱을 다시 높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