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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뱅', 자영업자 대출로 승부수…'리스크 관리'는 과제

SBS Biz 김성훈
입력2022.10.27 14:16
수정2022.10.27 17:21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뛰어듭니다. 

장기적으로는 신상품 출시 등으로 여신 절반을 기업대출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밝혔는데, 부실 우려는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가세…차별점은 '편의성'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오늘(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다음달 1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출시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한도는 1억원이며, 대출 금리는 26일 기준 최저 5.491%입니다. 

대출 기간은 최소 1년부터 최대 10년으로, 상환 방법은 만기일시상환과 원금균등분할상환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중도상환해약금은 100% 면제합니다. 

사업과 관련된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개인 신용 대출만큼이나 쉽고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은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포용금융을 통해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의 '금리 절벽'을 메워온 것처럼, '개인사업자에게 좋은 은행을 만들자'는 방향성 아래 개인사업자의 편리성과 혜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경쟁사인 토스뱅크는 지난 2월에, 케이뱅크도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토스뱅크는 출시 석달 만에 4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어제(27일) 기준으로는 1조713억원까지 빠르게 몸집을 키웠습니다. 

대출 한도와 상환기간,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라는 점 등에서 카카오뱅크가 내놓을 상품은 토스뱅크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이병수 팀장은 "사업자들이 매년 세금 신고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전에 없는 경험으로 개선해 드리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출 관리에 대한 부분들도 많은 경쟁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불편하다"며 "고객 입장에서 굉장히 단순하고 편리하고 빠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에는 보증부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며, 담보대출 역시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3년 내 대출 규모·앱 활동성 1위 목표" 
금리 인상기 속에 전반적인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자영업자 등이 찾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시장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8000억원 증가한 44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팀장은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는 충분히 있고, 지속적으로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년 이내에 가장 많은 사업자 수와 활동성을 보유한 앱이 되려고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전체 여신의 절반 이상을 기업대출로 채우기를, 단기적으로는 전체 여신 연간 성장의 30~50% 가까이를 기업대출로 채울 수 있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향후 개인사업자 대출의 성패는 카카오뱅크 전체로서도 중요할 전망입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먹통 사태의 불똥이 튀며, 연쇄적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었습니다.

또 이에 따른 정부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전망 등으로 은행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주가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입니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한때 9만4400원까지 뛰었지만, 어제 종가는 1만5950원으로 83%나 급락해 있습니다. 

'부실폭탄' 관리 과제…"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이병수(왼쪽)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과 김진호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공격적인 목표를 앞세우며 개인사업자 대출에 승부수를 띄었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영업자 대출은 언제 터질지 모를 '부실폭탄'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연체율과 리스크 관리 등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김진호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는 "앞으로는 금리도 오르고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개인 사업자 전체를 평가할 수 있는 범용 평가 모형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그런 모형이 잘 작동(워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의 사업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계획도 같이 발표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업종별 특화 모형 구조를 설계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이에 맞게 적용해 사업자 데이터 활용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김 매니저는 "사업자 개인뿐 아니라 사업장의 정보도 최대한 많이 활용한다"며 "사업장의 매출 정보와 위치, 고객 방문 수 등을 항목으로 활용해 모형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자금 조달 우려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팀장은 "상장을 통해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대출을 늘리는 데 있어서 전혀 자금적인 문제는 없다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3분기 실적은 다음달 2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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