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Bio 포커스] '공매도와의 전쟁' 알테오젠…무상증자 카드, 이번엔?

SBS Biz 이광호
입력2022.10.26 18:34
수정2022.11.28 15:18


-45.18%. 올해 고점이었던 8월 9일부터 어제(26일)까지 알테오젠의 하락률입니다. 최근 알테오젠의 주가는 크게 조정을 받았습니다. 지난 2020년 4조 7천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려 크게 주목받았다가, 최근 이 기술이 반환될 거란 루머가 퍼지면서 주가가 주저앉았습니다. 



+45.2%. 알테오젠이 공매도에 대응하겠다며 20% 무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늘어난 공매도 잔고 수량입니다. 공매도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무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공매도가 가라앉진 않은 겁니다. 

무상증자는 쉽게 말해 기업이 주주들에게 공짜로 주식을 나눠주는 겁니다. 20% 무상증자는 1주당 0.2주, 즉 5주를 갖고 있으면 1주를 공짜로 받게 됩니다.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평가액이 갑자기 늘어나진 않고, '권리락'이라는 절차를 거칩니다. 신주가 시장에 풀리기 전에 늘어날 신주를 받을 주주들을 확정짓고 늘어난 주식의 비중만큼 주가가 자동으로 조정을 받는 절차입니다. 알테오젠의 권리락은 지난 25일로, 4만 2,200원이던 주가는 3만 5,900원으로 내려왔지만 권리락을 감안하면 이날 주가 상승률은 1.99%였습니다.
 

무상증자는 이론적으로 주식의 가치를 불려 주진 않지만, 회계적으로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보통 호재로 인식됩니다. 마치 액면분할처럼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실제로 알테오젠의 주가는 무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15.38% 올랐습니다. 



공매도는 권리락이나 신주 상장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자본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무상증자로 늘어나는 주식은 공매도를 하기 위해 주식을 빌린 사람과 빌려준 사람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지, 신주 상장이나 공매도로 인해 당장 잔고 수량이 자동으로 조정을 받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무상증자 발표 이후 알테오젠의 공매도 수량은 마치 조정을 받은 것처럼 무섭게 올랐습니다. 무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이던 10월 7일, 알테오젠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약 96만주였습니다. 무상증자 발표 당일 104만주로 올랐고, 다음 날에는 125만주가 됐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21일 기준 잔고수량은 139만주에 달했습니다. 
 

과거에도 무상증자 '반짝 효과' 그쳐
알테오젠은 과거에도 무상증자 카드를 꺼냈다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해 3월 10일 50% 무상증자를 발표했고, 4월 12일 신주를 배정했습니다. 무상증자 발표 전날 7만 8천 원이던 수정주가는 19일 10만 4천 원대로 반짝 상승했는데, 이후 하락세를 탔습니다. 권리락 당일 10만 원대가 깨졌고, 신주 배정 이후에도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결국 4월 말에는 8만 원 초반으로 내려와 무상증자 발표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알테오젠은 '불법 공매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공매도 수량은 투자자들의 의심어린 눈초리를 상징합니다. 루머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더라도, 정말 때지도 않은 굴뚝에 연기가 난 거라면 결국 성과로 증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테오젠이 수출한 기술은 현재 임상 3상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 임상의 승인이 나와야 투자자들의 불안도 가라앉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알테오젠은 향후 계획에 대해 "주주친화정책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당장 구체적인 추가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광호다른기사
8천억원 체납 선박왕 권혁…세금 받을 수 있나? 없나?
이 시각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