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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레라] 사면초가 내몰린 '제빵왕' SPC 허영인·국감 늑장 출석 SK 최태원

SBS Biz 조슬기
입력2022.10.26 14:07
수정2022.10.26 17:56

■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불매운동에 휘청이는 SPC 허영인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시작하겠습니다. 

저희가 꼽은 첫 번째 인물은 '제빵왕'으로 불리는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입니다. 

국내 양산빵 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하는 그가 경영 인생에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SPC 계열 빵 반죽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를 계기로 SPC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망 사고 이후 허영인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이틀 만에 또 다른 계열사에서 사고가 터지면서 비난과 질타는 더 거세졌는데요. 

경영진의 보여주기식 사과와 미숙한 후속 대처가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허 회장의 기자 회견이 역효과를 냈다는 평이 적지 않습니다. 

일단 사과 시점부터 늦었습니다. 

사과문 발표는 이틀 만에 나왔지만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대전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화재 사고 당시 정지선 회장이 사고 발생 당일 현장에 내려가 수습에 나섰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사과하는 태도도 문제였는데요.

작은 목소리로 5분 남짓의 사과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회견장을 서둘러 떠난 것에서 사과의 진정성이 안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이후 행보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사고 현장 수습과 공장 재가동 과정에서 보인 회사 측의 대응에 소비자들은 분노했는데요. 

단순히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가 참혹해서만은 아닙니다.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동료 노동자들은 다음 날부터 사고 배합기 바로 옆에서 계속 작업을 했던 게 드러나서인데요. 

여기에 빵을 만들다 숨진 직원 유족에게 파리바게뜨 빵을 장례용품으로 전달했단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통함은 분노로 분출됐습니다. 

과거와 달리 이번 불매운동 동력이 쉽게 꺼질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각종 SNS에는 'SPC 불매', '안 사 먹는다' 등의 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고요. 

또 SPC 계열사들에 대한 불매운동도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급속도로 퍼지는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출이 20~30%가량 줄면서 생업에 큰 타격을 입은 가맹점주들의 호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피드백이 바로 반영되는 식품업 특성을 감안하면 여론 악화는 그만큼 치명적입니다. 

SPC의 이번 위기 대응 방식을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단 평가마저 나옵니다. 

지금 SPC에 시급히 필요한 건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을 뛰어넘은 근본적인 경영 쇄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 국감 늑장 출석 SK 최태원 

두 번째 인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입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초유의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 

최태원 회장도 이번 사고 여파로 국정감사장에 나와 고개를 숙였습니다. 

카카오 서비스 먹통을 일으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고객사에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습니다. 

아울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도 총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는데요.

피해 보상도 최대한 빠르게 성의를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끈 건 최 회장의 사과가 아니라 따로 있었습니다. 

앞서 그가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인데요. 

최 회장은 당초 이번 국감에 출석하기 어렵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SK그룹에서 주재한 일본 포럼과 2030 부산 엑스포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한 포럼에 본인이 불참할 경우 행사 취지가 퇴색된다고 밝혔고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나오면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최 회장이 밝힌 불출석 사유에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의원들은 '오만한 불출석 사유', '이유 같지 않은 이유'란 표현을 쓰며 재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고발 조치와 동행 명령을 검토하겠다며 최 회장을 거듭 압박했는데요.

불출석 사유를 끝내 인정하지 않는 여야 의원들을 최 회장도 의식했을까요? 

결국 최 회장은 국감이 시작된 지 10시간이 흐른 오후 8시 30분쯤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증인으로 출석해 화재 사고를 내서 국민께 죄송하다며 몸을 낮춰야 했습니다.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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