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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쪼개기 상장' 몰두하던 카카오, '서버 쪼개기'는 놓쳤다

SBS Biz 신채연
입력2022.10.19 14:20
수정2022.10.19 17:43

[앵커]

최근 카카오 '먹통' 대란이 일어났죠.

이용자는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낼 수 없었고 다음, 카카오 메일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카카오T 같은 택시 호출 서비스도 이용에 제한이 있었는데요.

네이버와 달리 시스템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간 쪼개기 상장 등 연일 논란으로 카카오는 주가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이번 먹통 사태로 추락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정치권도 카카오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먹통 사태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데, 산업부 신채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채연 기자, 카카오 서비스가 왜 먹통이었는지 그 배경부터 먼저 짚고 가죠.

[기자]

지난 15일 카카오가 서버를 둔 판교 SK C&C 데이터 센터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센터 전기실에 있는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면서 불이 시작된 건데요.

화재 진압 과정에서 데이터 센터 전원 공급이 차단되면서 입주사인 카카오, 네이버 등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진 겁니다.

당시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 얘기 먼저 들어보시죠.

[양현서 / 카카오 부사장 (지난 16일) : 판교에 있는 데이터 센터를 메인 데이터 센터로 쓰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3만 2천 대 정도의 서버가 있습니다. 전체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태여서, 이중화 조치가 돼 있는데도 서버를 증설해 트래픽 전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복구되지 않았습니까.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한 겁니까?

[기자]

네이버 서비스는 사고 당일 약 4시간 만에 대부분 정상화됐습니다.

반면 전 국민이 사용한다고 봐도 무방한 카카오의 메신저 앱, 카카오톡의 경우 사진 전송 등의 오류가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나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메일은 사흘이 지나도 접속 자체가 불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대응이 달랐던 이유가 데이터 이원화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원화 작업이란 같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복제해두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원화가 잘 돼 있으면 한 곳의 데이터 센터에서 문제가 생겨도 다른 데이터 센터를 통해서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김승주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이중화, 이원화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못해서 그런 거죠. 이중화, 이원화 정도가 네이버가 잘 돼 있고, 카카오는 그 정도보다 떨어진 거예요.]

네이버는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 센터 '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원화 조치는 돼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운영 도구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원화 조치가 100% 이뤄지지 않았던 겁니다.

[앵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이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피해를 봤다며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소송을 추진하려는 건데요.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카페가 개설돼 있습니다.

카카오는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피해도 보상할 것을 시사했는데요.

카카오 측은 "유료 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했죠?

[기자]

먹통 사태 직후 열린 장에서 카카오는 추락을 마주했습니다.

지난 17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3% 하락해 4만 8천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요.

그날 하루에만 카카오와 계열사들 주가가 일제히 급락해 시가총액이 2조 원 넘게 날아갔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쪼개기 상장'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됐는데요.

지난 2018년 72개였던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 8월 기준 134개까지 늘었습니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의 논란으로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는데 이번에 먹통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주가 먹구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남궁훈 대표는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궁훈 / 前 카카오 각자대표 (19일 기자회견) :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재난 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앵커]

정치권 얘기로 넘어가 보죠.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플랫폼 독과점 규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이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의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을 주문했고 이후 국가안보실 주도로 태스크포스가 출범했습니다.

여야는 모두 플랫폼 규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당정은 데이터 이중화 법안을 입법화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을 방송통신 재난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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