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연령 늘리고 보장 확대...펫보험 확산, 가입률도 오를까?
SBS Biz 오정인
입력2022.10.18 17:43
수정2022.10.18 17:47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데 이어 주요 보험사들도 보험상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준수가제 도입 등 보험업계와 의료업계 간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펫보험이 활성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장기 펫보험을 출시했습니다. 가입연령을 만 10세까지 높이고 보장범위는 반려인의 상해위험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펫보험의 가입연령이 만 8세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가입기준을 크게 낮춘 것입니다.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건수는 1300여건, 금액은 약 1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현대해상도 최근 다이렉트 채널을 통한 펫보험을 선보였습니다. 반려견 치료비뿐만 아니라 반려견이 다른 반려동물이나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경우 배상책임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입니다.
펫보험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메리츠화재도 앞서 지난 7월 리뉴얼 상품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의료비 보장비율을 기존 70%에서 80%로 확대하고, 가입연령을 기존 만 8세에서 만 10세까지로 확대했습니다.
펫보험 활성화는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유일한 보험업권 안건으로, 업계에선 상품 출시·확대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이 높은 보험사, 대형 보험사부터 상품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펫보험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가입기준 완화 필요성 등이 제기된 만큼 앞으로 나올 상품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주요 보험사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펫보험 가입률은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지난 2017년 0.03%(2781건)에서 지난해 0.67%(4만9766건)으로 0.64%p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안 의원은 이처럼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 펫보험 가입 가능연령 등 기준을 꼽았습니다. 국내 반려견 가운데 9세 이상인 반려견은 지난 2019년 78만7705마리(37.7%)에서 지난해 114만6241마리(41.4%)로 늘었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가입 가능연령을 만 8세까지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반려견 10마리 중 4마리는 펫보험에 사실상 가입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메리츠화재에 이어 삼성화재도 가입 가능연령을 만 10세까지로 확대한 만큼 이같은 부분은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가입대상 확대만으론 가입률을 높이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려견의 나이나 견종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비싼 보험료에 가입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조금씩 다르지만 한 달에 4만~5만 원 안팎의 보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보험료가 더 낮아져야 펫보험에 대한 관심, 가입도 늘어날텐데 현재로선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려동물 진료비 등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적정 수준의 보험료 책정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의견입니다. 표준화된 데이터를 위해 농식품부에선 표준수가제 도입 가능성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지만 수의업계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수의사회 관계자는 "진료비는 의사 자율에 맡겨진 건데 가격, 비용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데 반감이 큰 상황"이라며 "수가표준화 등이 이뤄지려면 정부 지원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99년까지는 수의사법에 따라 시·도지사 승인을 받아 진료비 등 가격이 책정됐지만, 이같은 진료보수제도(수가제도)는 자율경쟁 등을 이유로 폐지됐다는 것이 수의업계 설명입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논의에 들어갔지만 보험업계와 수의업계 간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대상, 보장범위 등을 아무리 확대해도 보험료가 제자리라면 가입률을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려워 이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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