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 챔피언이 고른 와인을 비행기에서?…항공사 '입맛 잡기' 전쟁
SBS Biz 김정연
입력2022.10.13 17:55
수정2022.10.13 18:53
와인은 맛보다 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향에 취하는 술이라고 하죠.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 와인을 마시면 향이 거의 나질 않습니다. 와인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이 안 느껴지고, 그저 쓴 음료수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컨디션이 멀쩡한데도 꼭 비행기에서 이 음료수를 마시면 금세 취해 버립니다.
왜일까요? 항공사들이 맛없고 독한 와인만 제공하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과학적으로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내부는 기압이 낮아서 후각이 둔해지고, 또 건조하기도 해서 술이 금방 몸에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레스토랑에서는 분명 맛있었던 와인이라도, 비행기 안에서는 맛이 없어지는 이유입니다.
더 짙고, 더 부드럽게…대한항공, 기내 와인 전부 다 바꾼다
대한항공은 이 기내 서비스 와인의 한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기존에 기내에서 제공되던 50종의 와인을 모두 바꿔버렸습니다. 향은 더 짙지만, 더 천천히 스며드는 와인으로 말입니다.
아예 세계 최연소 소믈리에 챔피언을 섭외해 이런 와인을 직접 고르게 했습니다. 칼을 간 모양입니다.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와인이 한꺼번에 모두 바뀌는 것 자체가 대한항공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시음회에 초대되어 대한항공의 바뀐 기내 와인들을 저도 한 번 마셔봤는데요.
와인을 잘 모르는 일명 '와알못'이라 이름은 낯선 와인들이었지만, 확실히 향이 정말 강했습니다.
(새로 도입되는 와인들 이름은 '실루엣 샤르도네 2020',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7', '라 페리에르 메갈리트 상세르 2018', '닉 바이스 어반 리슬링 2021' 등입니다.)
달콤한 과일향이 나기도 하고, 매콤하게 쏘는 향과 꽃향기 등도 느껴졌습니다. 도수는 10~14도 수준으로 보통 와인보다 약간 낮습니다.
(다만 저는 술에 약하고 또 맛있어서 많이 마시다 보니 지상에서 마셔도 금방 취하긴 했습니다.)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 부문 부사장은 오늘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에서 "기내 와인은 항공사의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 할 수 있다"라며, "이번 신규 기내 와인 발표를 기점으로 서비스되는 모든 와인을 단기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은 내년 3월부터 국제선 기내에 이 와인들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에 각 20종 정도가 제공되고, 이코노미클래스에도 10종이 제공됩니다.
아, 물론 아시아나항공도 이에 질 수 없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와인 대신 고급 수제 맥주를 준비 중입니다. 회사가 직접 만든 맥주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기내에는 오는 12월부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기내식까지 싹 바꿀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내부적으로 메뉴 선택을 위한 열띤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LCC는 '스테이크', 외항사는 '미쉐린'…고급스러워지는 기내식
최근 인기 여행지인 일본의 무비자 관광이 다시 시작됐고, 정부도 연말까지 국제선 노선을 대폭 늘리겠다고 대대적으로 선포했죠.
해외 하늘길이 점점 열릴 것으로 보이면서 항공사들이 승객 잡기 전략으로 선택한 것은 기내 음식과 음료 서비스 전면 개편입니다.
저비용항공사 LCC들이 새 기내식으로 선택한 메뉴는 고급 음식인 '스테이크'입니다.
에어부산은 지난 8월부터 기내식으로 '안심스테이크'를 제공합니다. 이외 닭갈비와 핫도그 등 다양한 음식들이 새롭게 리뉴얼됐습니다.
제주항공은 좀 특이한데요. 최근 고기가 아닌 '비건 함박스테이크'를 기내식 메뉴에 추가했습니다. 앞으로도 기내식의 주재료인 육류를 줄이고 식물성 제품으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일부 외국 항공사들은 한 술 더 떠 더 고급스러운 기내식 제공에 나서고 있는데요.
에어프랑스는 이달까지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객에게 유명 미쉐린 스타와 협업해 만든 소고기찜, 대구요리 등 고급 요리들을 서비스합니다. KLM네덜란드항공는 비즈니스클래스가 아니더라도 프리미엄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통 해외 갔다와서 어느 비행기를 탔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기내식 맛있었어?"죠.
그만큼 기내에서 제공되는 식사와 음료는 승객들이 항공사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여객 수요에 갈증을 느낀 항공사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전략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일명 '비행기 레스토랑'을 전략 중 하나로 선택한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 와인을 마시면 향이 거의 나질 않습니다. 와인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이 안 느껴지고, 그저 쓴 음료수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컨디션이 멀쩡한데도 꼭 비행기에서 이 음료수를 마시면 금세 취해 버립니다.
왜일까요? 항공사들이 맛없고 독한 와인만 제공하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과학적으로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내부는 기압이 낮아서 후각이 둔해지고, 또 건조하기도 해서 술이 금방 몸에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레스토랑에서는 분명 맛있었던 와인이라도, 비행기 안에서는 맛이 없어지는 이유입니다.
더 짙고, 더 부드럽게…대한항공, 기내 와인 전부 다 바꾼다
(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이 기내 서비스 와인의 한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기존에 기내에서 제공되던 50종의 와인을 모두 바꿔버렸습니다. 향은 더 짙지만, 더 천천히 스며드는 와인으로 말입니다.
아예 세계 최연소 소믈리에 챔피언을 섭외해 이런 와인을 직접 고르게 했습니다. 칼을 간 모양입니다.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와인이 한꺼번에 모두 바뀌는 것 자체가 대한항공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시음회에 초대되어 대한항공의 바뀐 기내 와인들을 저도 한 번 마셔봤는데요.
와인을 잘 모르는 일명 '와알못'이라 이름은 낯선 와인들이었지만, 확실히 향이 정말 강했습니다.
(새로 도입되는 와인들 이름은 '실루엣 샤르도네 2020',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7', '라 페리에르 메갈리트 상세르 2018', '닉 바이스 어반 리슬링 2021' 등입니다.)
달콤한 과일향이 나기도 하고, 매콤하게 쏘는 향과 꽃향기 등도 느껴졌습니다. 도수는 10~14도 수준으로 보통 와인보다 약간 낮습니다.
(다만 저는 술에 약하고 또 맛있어서 많이 마시다 보니 지상에서 마셔도 금방 취하긴 했습니다.)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 부문 부사장은 오늘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에서 "기내 와인은 항공사의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 할 수 있다"라며, "이번 신규 기내 와인 발표를 기점으로 서비스되는 모든 와인을 단기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은 내년 3월부터 국제선 기내에 이 와인들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에 각 20종 정도가 제공되고, 이코노미클래스에도 10종이 제공됩니다.
아, 물론 아시아나항공도 이에 질 수 없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와인 대신 고급 수제 맥주를 준비 중입니다. 회사가 직접 만든 맥주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기내에는 오는 12월부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기내식까지 싹 바꿀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내부적으로 메뉴 선택을 위한 열띤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LCC는 '스테이크', 외항사는 '미쉐린'…고급스러워지는 기내식
(제공=제주항공)
최근 인기 여행지인 일본의 무비자 관광이 다시 시작됐고, 정부도 연말까지 국제선 노선을 대폭 늘리겠다고 대대적으로 선포했죠.
해외 하늘길이 점점 열릴 것으로 보이면서 항공사들이 승객 잡기 전략으로 선택한 것은 기내 음식과 음료 서비스 전면 개편입니다.
저비용항공사 LCC들이 새 기내식으로 선택한 메뉴는 고급 음식인 '스테이크'입니다.
에어부산은 지난 8월부터 기내식으로 '안심스테이크'를 제공합니다. 이외 닭갈비와 핫도그 등 다양한 음식들이 새롭게 리뉴얼됐습니다.
제주항공은 좀 특이한데요. 최근 고기가 아닌 '비건 함박스테이크'를 기내식 메뉴에 추가했습니다. 앞으로도 기내식의 주재료인 육류를 줄이고 식물성 제품으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일부 외국 항공사들은 한 술 더 떠 더 고급스러운 기내식 제공에 나서고 있는데요.
에어프랑스는 이달까지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객에게 유명 미쉐린 스타와 협업해 만든 소고기찜, 대구요리 등 고급 요리들을 서비스합니다. KLM네덜란드항공는 비즈니스클래스가 아니더라도 프리미엄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통 해외 갔다와서 어느 비행기를 탔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기내식 맛있었어?"죠.
그만큼 기내에서 제공되는 식사와 음료는 승객들이 항공사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여객 수요에 갈증을 느낀 항공사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전략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일명 '비행기 레스토랑'을 전략 중 하나로 선택한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내일부터 출근 평소보다 서둘러야 할지도'…지하철 무슨 일?
- 2.롯데百 갔는데 "이런 복장으론 출입 불가"…무슨 옷이길래
- 3.김포 집값 들썩이겠네…골드라인·인천지하철 2호선 연결 탄력
- 4."몰라서 매년 토해냈다"...148만원 세금 아끼는 방법
- 5.박나래 '주사이모' 일파만파…의협 "제재해야"
- 6."우리는 더 준다"..민생지원금 1인당 60만원 준다는 '이곳'
- 7.'내일 마트로 달려가야겠네'…반값에 주부들 신났다
- 8.'눕코노미' 괌 노선 울며 띄운다…대한항공 눈물
- 9.[단독] '거위털 둔갑' 노스페이스, 가격은 5~7% 올렸다
- 10.'붕어빵 미쳤다' 1개에 1500원 뛰자…'이것' 불티나게 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