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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정치권도, 연예계도 들쑤신 '빗썸'…실질 소유주는 '캐치미 이프 유 캔'

SBS Biz 안지혜
입력2022.10.12 14:11
수정2022.10.19 14:27

[앵커] 

'빗썸'이라는 가상자산 거래소 이름 혹시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1위 '업비트'에 이은 국내 2위 가장 자산 거래소인데요. 

요즘 이 빗썸이라는 회사가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기간을 맞아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실소유주로 알려진 인물이 빗썸의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을 거부해 한차례 논란이 불거진 바 있고요. 

때마침 연예계에서도 '빗썸 회장'과 유명 연예인과의 열애설이 터져 나오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드러나 눈길을 끌었는데요. 

빗썸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을 금융부 안지혜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국회 정무위 국감장에서 빗썸 실소유주 출석 문제로 한바탕 큰 소동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의원들이 빗썸 창업주 '이정훈 전 의장이 어디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고요? 

[기자] 

금융권 전반을 감사하는 곳이 정무위원회입니다. 

정무위는 지난 6일 국감에서 빗썸의 창업주이자 실질 소유주로 알려진 이 전 의장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습니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 전 의장이 안 나타나자 국회 관계자들이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직접 데리러 가면서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고 집행을 철회해야 했습니다. 

[백혜련 / 국회 정무위원장 (6일 정무위 국감) : (증인의) 자택으로 간 팀의 보고에 의하면 문이 굳게 잠겨 있었으며, 가족 및 회사 관계자 등을 통한 증인과의 연락(도 불가했습니다.)] 

[앵커] 

'캐치 미 이프 유 캔' 영화 제목이 떠오르네요. 

동행명령장 발부도 꽤 이례적이고, '잡을 테면 잡아봐라' 이런 건가요? 

그런데, 이 전 의장은 왜 부른 겁니까? 

[기자] 

이 전 의장은 빗썸에 상장한 이후 폭등한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종설과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특히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인 발행사와 빗썸 간 결탁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50원짜리가 5만 3,800원이 됐다면 이게 설명이 가능합니까? 그것도 31분 만에 됐습니다. 작전 세력 없이 가능한 겁니까.] 

그러면서 빗썸에 대한 특별감사와 농협은행의 실명계좌 차단 필요성까지 강조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불법 자금 거래 쪽으로 들여다볼 내용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앵커] 

국감이 끝나기 전까지는 증인 출석 문제가 여전히 유효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전 의장은 건강상 이유 때문에 못 나간다, 앞서 이렇게 불출석 사유서를 냈는데요. 

정무위는 '의도적 국감 회피'라면서, 끝내 안 나올 경우 형사 고발까지 예고했습니다. 

민 의원 역시 오는 24일 열릴 종합 국감에 이 전 의장을 다시 한 번 증인으로 신청한 만큼 이 전 의장의 판단 변화 여부가 이번 국감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앵커] 

업계에선 나름 유명한 복잡한 빗썸의 지배구조도 이번에 도마 위에 올랐다면서요? 

[기자] 

빗썸은 과거 여러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순환출자 고리 등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오죽하면 "빗썸 직원들도 주주 구성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 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빗썸 홀딩스입니다. 

빗썸 홀딩스는 크게 보면 이니셜 투자조합 계열과 SG브레인 테크놀로지 계열, 두 축이 나눠서 지배하고 있습니다. 

양쪽이 다 혼란스러운데, 우선 SG브레인 테크놀로지 계열에선 이정훈 전 의장이 사기혐의로 김병건 대표와 법적 다툼을 하고 있고요. 

반대편인 이니셜의 경우, 주요 투자자가 여전히 베일에 싸인 데다 불투명한 자금출처가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김성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6일 정무위 국감) : 이니셜 투자조합이라고 하는 데가 휴대폰 매장에 무선 이어폰을 납품하는 자본금 2억의 아주 조그만 회사인데요. 어떻게 했는지 2백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서 운영을 했어요. 비상장법인이라서 출처를 알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출자 능력이라든지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고 보입니까.] 

[앵커] 

최근 연예계에서도 '빗썸 회장'이라는 사람과 유명 여성 연예인과 열애설로 꽤 떠들썩하지 않았나요? 

[기자] 

해당 인물은 이니셜 쪽과 관련 있는 인물인데요. 

앞서 한 매체는 배우 박민영 씨의 열애 상대가 '빗썸 라이브 회장'이란 명함을 쓰는 재력가 강 모씨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이니셜 대표인 강지연 씨는 강 모씨 여동생이자 '바지사장'일 뿐 실제 소유주는 강 씨란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여기에 대해 빗썸은 "강 씨가 임직원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서 강 씨와의 연관성을 일축했습니다. 

사실 연예인 열애설로 더 주목받긴 했는데, 그보단 이미 드러난 복잡한 지배구조 이면에 비공식적인 소유관계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목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배구조 문제도 그렇고 출자구조도 복잡하면 사업적으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어 문제가 생기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회사의 지속가능성과도 직결된 문제라 위기 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지는 않을지 우려를 낳고 있는데요. 

사업적으로도 불리한 건 마찬가집니다. 

우선 몇 년째 매각설이 나오지만 어려운 지배구조 탓에 번번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고요. 

이런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내 입지도 위태롭습니다. 

빗썸은 현재 2위 사업자지만, 3위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제휴하면서 언제라도 역전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공식적으론 어떠한 직책도 맡고 있지 않지만 경영진 인사를 통해 빗썸에 대한 실질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사업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오너 리스크 해소, 투명 경영이 우선이란 지적에 귀 기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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