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한국서 장사하면서 소비자는 뒷전…처브그룹 '이중 행태?'
SBS Biz 류정현
입력2022.10.11 13:20
수정2022.10.11 15:34
[미국 처브그룹 로고 (자료=처브그룹 홈페이지)]
미국 처브그룹은 국내에 보험사를 3개나 갖고 있을 정도로 한국 사업에 적극적입니다. 지난 2016년 에이스그룹과의 통합 이후 국내에서 처브라이프생명과 에이스손해보험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라이나생명도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소비자보호는 뒷전입니다. 계열사인 처브라이프와 에이스손보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매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사업을 더 넓히기 위해선 먼저 고객 신뢰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스손보, 8년째 불완전판매 1위…처브라이프도 매년 상위권
불완전판매란 금융회사가 고객에 상품을 판매할 때 기본정보나 자금 운용, 원금 손실 여부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지난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금융업계 전반에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브그룹 계열의 보험사들은 그렇지 않은 모습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상위 3개 사 중 2곳이 처브그룹 계열사입니다. 가장 높은 ABL생명(0.31%)의 뒤를 에이스손보(0.27%)와 처브라이프(0.26%)가 이었습니다. 전체 보험사 평균 불완전판매 비율인 0.08%의 3배를 웃돕니다.
업계별로 나눠 살펴봐도 두 보험사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두드러집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누적된 에이스손보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36%로 15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포함해 햇수로 8년째 불완전판매 비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형제 회사인 처브라이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처브라이프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맺은 보험계약 가운데 불완전판매로 체결된 비율은 약 0.5%입니다. 전체 25개 보험사 가운데 5위에 해당합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생명보험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습니다.
특히 처브라이프는 저축성보험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불완전판매 비율이 0.43%를 기록하며 업계 평균인 0.04%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저축성보험은 최근 보험사들이 판매 과정에서 표면금리만 강조하고 실질수익률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보험)계약 모수 자체가 적은 점이 원인 중 하나"라며 "최근에는 신계약 건수가 줄어 불완전판매 비율이 올라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보호 소홀한 와중에 국내 사업 '확장'…"경영진 개선 의지 가져야"
이처럼 소비자 보호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와중에 한국 사업 확대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처브그룹은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라이나생명 대주주 자리에 오르며 약 9개월에 걸친 인수 작업을 마쳤습니다.
라이나생명은 텔레마케팅(TM)을 통한 영업에 집중하는 회사입니다.?올해 6월 말 기준 자산은 5조 5,642억 원 정도로 전체 23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20위에 그쳤지만,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23억 원으로 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이나생명의 합류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처브그룹 산하 보험사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약 2,250억 원에 달합니다.
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 인수를 계기로 처브그룹의 국내 사업 확장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계열 보험회사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법인도 세우는 등 국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처브그룹이 국내에서 사업을 더 확장하기 이전에 소비자 보호에 먼저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불완전판매 비율은 경영진의 의지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것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기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에 치중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도 불완전판매가 지속되는 보험사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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