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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삼성은 왜? '조만간 좋은 소식' 을 '보안사항'으로 바꿨을까?

SBS Biz 강산
입력2022.10.06 10:35
수정2022.10.07 10:17

"M&A요? 조만간 좋은 소식…"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 말입니다.

한 부회장의 발언 이후 2017년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대형 투자가 멈췄던 삼성전자가 곧 투자를 발표한다는 예상이 확산됐습니다. CES2022에서 소개될 삼성의 신제품보다 '조만간 M&A 발표'라는 헤드라인 기사가 더 많이 보였을 정도로 이 발언은 파장을 낳았습니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가 2020년도 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3년'의 시점보다도 훨씬 더 일찍,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투자를 서두른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한 부회장은 당시 간담회에서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어 어디서 먼저 성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분의 생각보다 저희는 훨씬 빨리 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던 반도체와 전장 등 한 곳이 아닌 여러 곳과 동시다발적인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입니다.

한 부회장은 올해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인공지능과 5G 이동통신, 전장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M&A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500만 삼성전자 소액 주주들을 향해 직접 M&A를 언급한 것인데, 구체적인 M&A 진행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한 '조만간', 또 '적극 검토'라는 단어는 많은 관심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M&A는 보안사항"…발표 임박?
[지난 5월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경계현 사장과 한종희 부회장(오른쪽). (사진=강산 기자)]

이후 공식 석상에서 한 부회장의 M&A 관련 발언에는 '보안사항'이라는 말이 붙으며 미묘한 차이가 생겼습니다. 

한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 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M&A?내용은 워낙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진행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M&A에 대한 충분한 과정을 설명한다는 건 현재로선 불가하다"며 M&A가 진행 중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5개월 후인 어제(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에서도 한 부회장은 M&A 진행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보안 사안"이라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한 부회장은 어제 ARM?인수 진행 상황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도 “M&A가 활성화돼야 서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추가 논의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 상황이다 보니, 자칫 과도한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는 탓에 한 부회장이 말을 아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겉으로 나온 워딩 자체로 봤을 때는 올해 초와 비교해 다소 건조해진 대답이지만, 일각에서는 실제로 M&A 진행에 속도가 붙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M&A와 관련된 발언은 투자자들에게 관련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는 효과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오히려 M&A 성사가 임박했을 때 인수 기업의 가치가 평가되는 시기이다 보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더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인수 대상 선정을 마쳤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이 협상 과정에서 기업가치 측면보다 인수대금을 줄이는데 더 신경을 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ARM 인수 불발?…M&A 베일 언제쯤 벗을까

삼성과 소프트뱅크, 정확히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 간의 ARM 전략적 협의 방안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삼성의 입장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 입장에서 ARM이 유일한 투자 대안이 아닐 수 있는 만큼, 더욱 신중론을 펼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사면 복권으로 현장 경영에 본격 나선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 경영 비전과 국가 경제 기여 방안 등 회장 취임 후 일성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부회장의 구상, 그리고 한 부회장이 준비 중인 M&A 밑그림이 무엇일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반영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큰 고민이 수반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부회장은 최근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회장 승진보다)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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