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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권 '횡령·유용' 5년간 92건…3분의 1 자체 징계로 '쉬쉬' 매듭

SBS Biz 권준수
입력2022.10.05 17:48
수정2022.10.06 15:45

최근 유독 금융기관 횡령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20건의 횡령과 유용 사건이 발생했는데, 어떻게 처리됐나 살펴봤더니 3건 중 1건은 자체 징계로 끝났습니다. 권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은행권 횡령액은 우리은행이 700억 원대로 가장 컸습니다.

횡령 발생은 신한은행이 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 중 3건은 면직 등 자체 징계로 끝났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신한은행은 14건의 횡령 사건 중 2건만 수사기관에 고발했습니다.
 

이처럼 지난 5년간 전체 은행권 횡령과 자금유용은 92건이 적발됐는데, 이 중 31건이 면직과 정직, 감봉 등 자체 징계로 마무리됐습니다.

해당 사건들은 일관된 지침 없이 개별 사안별로 처리됐습니다.

전액 변제된 경우에도 수사기관에 고발되는가 하면 반대로 피해액 회수가 안 됐어도 자체 징계로 끝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횡령액과 피해 회복 수준, 심각성 등을 고려해 개별 은행 자체 판단으로 처리했다는 설명입니다.

[은행권 관계자 : 고의성이 없거나 다른 (사회적) 물의 사항이 아니거나 또 변제하고 그러면 정상 참작이 될 수도 있겠죠.]

은행별 처리결과는 선조치 이후 금감원에 사후 보고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횡령 사건이 발생해도 수사기관에 고발해 문제를 근절하기보단 자체 징계로 사회적 관심 집중을 피하는 걸 우선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재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은행들의 내부통제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이나 통제하는 시스템도 반드시 있어야만 이런 문제가 앞으로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 검사를 나가서 들여다볼 수는 있겠지만 따로 가이드라인은 주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은행별 자체 징계보다는 직접 검사를 나가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Biz 권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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