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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레라] 미래 먹거리 '2조 베팅' 네이버 최수연·노조가 감싸주는 대우조선 박두선·태풍 부실대응 국감 질타 포스코 최정우

SBS Biz 조슬기
입력2022.10.05 14:22
수정2022.10.05 16:46

■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네이버 최수연의 첫 베팅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시작합니다. 

저희가 꼽은 첫 번째 인물은 네이버의 수장 최수연 대표입니다. 

지난 3월, 41세의 나이로 네이버의 대표 자리에 오른 그녀가 통 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IT 기업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 M&A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포쉬마크'라는 이름의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을 2조 3,400억 원에 인수키로 했는데요. 

순기업 가치만 무려 12억 달러.

여기에 포쉬마크 보유 현금 5억 달러를 합쳐 인수 대금을 결정했습니다. 

네이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M&A인데요.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개인 간 거래 플랫폼입니다.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8,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차세대 커머스 회사입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760만 명의 구매자와 560만 명의 판매자가 활동하고 있고 활성 이용자 수만 3,700만 명에 이릅니다.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의 선순환에 힘입어 MZ세대가 포쉬마크 사용자의 80%를 차지합니다. 

판매자가 자신의 옷장 속 옷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거나 이를 공유하면 옷 입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대화도 하고 흥정도 하며 사고파는 식입니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시장의 탄탄한 커머스 이용자를 단번에 확보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내수 중심이었던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폭넓은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는데요. 

IT업계에서는 네이버에 붙었던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기기 위해 최 대표가 던진 승부수라고 대체적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아울러 이번 포쉬마크 인수로 네이버의 해외사업 전략이 뚜렷해졌다는 평도 나오는데요.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웹툰 콘텐츠와 포쉬마크 인수를 계기로 커머스 사업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에 이어 북미까지 개인 간 거래 플랫폼 영토를 구축해서인데요. 

특히, 개인 간 거래 플랫폼 시장은 아직 글로벌 강자가 없고 미국 내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세가 빠르다는 점에서 네이버에도 기회 요인이라는 게 최수연 대표의 설명입니다. 

또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분위기 속 대규모 M&A를 결정한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외부의 시선과 관련해서는 성장성 있는 회사를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주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솔직하게 내비쳤는데요. 

아직 시장이 태동하는 시기고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너무 큰 우려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포털과 소셜, 커머스를 잇는 글로벌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최 대표가 띄운 승부수가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궁금합니다. 

◇ 노조가 싸고도는 대우조선 박두선 

저희가 꼽은 두 번째 인물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입니다. 

"현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하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에 내건 인수 조건입니다. 

전체 직원의 고용 보장이나 처우 개선 요구는 납득이 가능하지만 경영진을 유임시키라는 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소식입니다. 

지난달 말 조합원 투표에서 70%가 넘는 찬성률로 가결된 안건이라고 하는데요.

박 대표 입장에서는 졸지에 회사 매각을 앞두고 노조가 감싸는 대표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게 됐습니다. 

그러나 경영진 선임은 어디까지나 대주주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월권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내부에서도 노조의 주장은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커뮤니티에도 노조 측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하는 게시물들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렵게 새 인수자를 찾은 만큼 경영 정상화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노조 측의 이 같은 월권행위가 발목 잡기로 비치고 있어서입니다. 

가뜩이나 지난 정부에서 선임된 '알박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노조의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로 매각 작업이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노조의 요구에 적잖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노조 측이 이번 인수가 산업은행과 한화그룹 사이 이뤄진 밀실·특혜 매각이라며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 등 전면 투쟁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2008년 한화그룹에서 인수를 시도했을 때도 노조는 회사에 대한 실사를 강하게 저지했던 터라 우려를 자아내는 상황인데요.

이렇게 되면 내년 상반기 중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한 산은의 계획도 틀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노조 리스크가 대우조선해양 M&A를 막는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모양새인데요.

현재로서는 매각 작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향후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한화가 노조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야 할 문제라는 점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 태풍도 못 막은 골프 약속 포스코 최정우 

마지막 인물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입니다. 

최 회장이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습니다. 

최 회장이 태풍 예보를 알고도 한 번도 태풍 관련 회의를 주재하지 않은 게 국정감사에서 드러나서인데요. 

특히 역대급 태풍이 온다는 예보에도 미술 전시회에 가고 골프를 치러 갔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가동 중단 사태를 초래한 이번 태풍을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규정한 발언도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 질문에 대해서는 연말쯤 전체 비용 추산이 가능하다고 했고요. 

제철소 정상 가동 시점과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칫 내년 1분기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산업통상자원부 언급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미묘한 신경전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물론 최 회장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친 정치 공세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직전 수장 8명 모두 정권 교체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했던 전례에 비춰 중도 하차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대급 태풍 예보에도 미흡하게 대처한 부분이 드러난 만큼 최 회장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당분간 곱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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