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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부자 감세' 결국 철회…소득세 최고세율 폐지 백지화

SBS Biz 최나리
입력2022.10.04 05:49
수정2022.10.04 08:56

[앵커]

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정책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던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영국발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부자 감세' 논란이 정권 위기로 번지자 한 발 물러선 건데요.

자세한 내용, 최나리 기자 연결합니다.

발표 열흘 만에 '부자 감세'는 없던 일이 됐다고요?

[기자]

네,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은 현지시간 3일 성명을 통해 "대규모 감세 정책 중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최고세율, 45%를 폐지하는 방안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소비와 투자 진작을 위한 감세안으로 법인세 인상 백지화와 인지세, 소득세 인하 방안 등을 내놨습니다.

이 가운데 소득세 인하가 '부자 감세' 논란으로 불거지자 열흘 만에 철회한 것입니다.

[앵커]

이번 감세 방안이 왜 문제가 된 거죠?

[기자]

영국에서 45%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 구간은 성인 인구의 1% 가량에 불과하지만 세입 규모는 6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9조6천억원에 달하는데요.

연 소득 5만270파운드, 약 8천만원 이하에 적용되는 소득세 기본 세율은 20%에서 19%로 1%포인트 낮춘 반면, 연 소득 15만파운드, 약 2억4천만원의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45%에서 40%로 5%포인트나 낮아지기 때문에 논란이 컸습니다.

[앵커]

영국발 금융시장 혼란은 이제 해소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일단 최고세율 폐지 철회 방침이 발표된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 환율은 1.12달러 선으로 전날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파운드화 가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반세기 만에 최대 규모 감세를 추진하면서도 부족해지는 세수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아 세계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왔는데요.

영국 정부가 발표한 전체 감세 규모는 450억 파운드, 약 72조원 규모인데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가 차지하는 금액은 불과 20억 파운드, 약 3조원으로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자 감세 철회만으로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SBS Biz 최나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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