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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버텨…대형마트 '최저가' 경쟁 슬그머니 접는다

SBS Biz 엄하은
입력2022.09.30 17:48
수정2022.09.30 18:39

[앵커]

'우리가 제일 저렴하다'며 최저가 마케팅을 펼쳤던 대형마트들이 하나둘 경쟁에서 꼬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고물가 속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자, 이제는 '최저가'라는 단어를 쓰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눈치입니다.

엄하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가격 경쟁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마트.

최저가 가격 보상 적립제를 시작으로 올해 7월부턴 아예 품목을 정해놓고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연말까지 최저가 판매를 이어가겠단 계획이었지만, 석 달 만에 중단했습니다.

제조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유통업체 홀로 가격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입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4월 이마트 최저가 상품보다 싸게 팔겠다며 가격경쟁에 동참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반년 만에 중단했습니다.

최저가 판매를 위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 대비 실익이 적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 (최저가를) 계속 체크해야 하는 팀이, 사람이 들어가야 하고 점포에서도 가격을 계속 바꿔야 하는 여러 가지 피로도가 큰 거예요. 결론은 대동소이한데, 10~20원 비싸고, 10~20원 싸고 이런 정도인데….]

무엇보다 최저가 경쟁을 이어갈 체력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됩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가격 전쟁은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인데요. 대형마트 산업 자체가 위축된 데다가 경영 성과가 최근에 많이 부진하거든요. 산업 안에 있는 마트 3사가 저가 전쟁을 할 정도의 체력이 안 된다(고 판단됩니다.).]

대형마트들은 12년 전에도 10원 단위로 가격을 낮추며 혈투를 벌였지만 1년 만에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SBS Biz 엄하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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