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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승객만 낚아챈다"…택시 편법 매크로 '버젓'

SBS Biz 신채연
입력2022.09.28 11:21
수정2022.09.28 13:07

[앵커]

골프장이나 공연 등 온라인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예약 마감되는 경우, 경험해보셨나요?

특정 명령을 반복 입력하는 자동 프로그램을 매크로라고 하는데, 누군가 이걸 활용해 예약을 싹쓸이했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 택시 등 택시 호출 역시 매크로를 이용해 승객 콜을 순식간에 잡을 수 있는데, 택시난을 부추기는 요인이지만 딱히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신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택시 기사가 원하는 콜을 빠르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매크로 앱 '지지기'를 광고하는 인터넷 글입니다.

[매크로 프로그램 '지지기' 판매자 : (지지기) 쓰는 사람이 가고 싶은 지역을 설정만 해놓으면 (지지기가) 콜을 잡아버려요. 콜이 뜨잖아요. 잡아버려요, 우리는 자동으로.]

매크로 앱은 택시 기사 휴대폰으로 들어온 콜이 카카오 택시 앱에 전달되기 전에 콜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방식입니다.

택시 기사가 손으로 콜 수락을 누르기도 전에 배차가 되는 겁니다.

문제는 이같은 매크로 앱 사용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매크로 앱을 사용하는 택시 기사들이 많아질수록 기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단거리 호출 승객은 택시 잡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카카오 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편법 매크로 앱이 택시난을 부추긴다는 판단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 : 카카오모빌리티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기사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비정상 앱 사용자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매크로 앱 사용이 확인된 분에게는 이용 제한을 안내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택시 업계는 일부 극소수 기사들의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박영훈 / 서울개인택시 조합원총회추진위원회 위원장 : (매크로 앱) 쓰는 사람 몇 명 안 돼요. 사회에서 쓰면 안 되지. 택시 승객에게 피해가 가니까…]

특정 명령을 반복 입력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은 서버를 직접 건드리거나 데이터를 가로채는 방식이 아니라 해킹으로 처벌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이걸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업무방해죄 등 불법성을 판단하게 되는데 이 기준도 모호하거나 없는 상태입니다.

SBS Biz 신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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