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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독 해저가스관 누출에 '고의 파괴' 의혹…러-서방 서로 의구심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2.09.28 05:52
수정2022.09.28 15:25

앵커가 콕 짚어 전해드립니다.

뉴스픽입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에서 하루새 3건의 누출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동시에 3개의 가스관이 손상된 건, 전례가 없는 일인데요.

덴마크 군이 포착한 현장을 보면, 1km에 달하는 바다 표면이 들끓으며 거품이 수면 위로 솟구치는 모습이 보이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우발적인 일이라고 상상하긴 힘들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고의적 손상의 징후가 있다는 겁니다.

스웨덴 역시 가스관 누출 발견 직전 해당 지역에서 두 차례의 대량 에너지 방출이 관측됐다며, 폭발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누출 지점 중 두 곳은 스웨덴 경제수역과 덴마크 경제 수역 안에 있어, 현재 이들 국가들이 조사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만약 고의로, 그것도 폭발에 의한 파손이라면, 누가 그랬을까요?

먼저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의도적 개입을 의심하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서방의 제제에 반발해 가스 공급을 계속 줄여온 것을 볼 때, 이번에도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보는 거죠.

유럽의 한 안보관계자는 "이번 일로 누가 이득을 보게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도 가만히 앉아서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지는 않았는데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비밀 파괴 공작, 그러니까 사보타주 가능성에 대해서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서방국들에 의구심을 던졌습니다.

노르트스트림은 발트해를 통해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잇는 가스관인데요.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은 무기한 중단된 상태이고,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해 준공됐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올라 가동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모든 기반 시설에 대한 파괴 행위를 분명히 규탄하겠다면서도 누출의 원인을 추측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에너지 위기에 봉착한 유럽 각국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데요.

프랑스는 국가의 상징 에펠탑 불을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끄는가 하면 네덜란드에서는 샤워 시간을 5분 이하로 줄이자는 캠페인도 등장했습니다.

독일은 연말까지 탈원전을 실현하려던 계획을 틀어 남은 원전 2곳의 가동을 최장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는데요.

에너지난 극복을 위해 긴축에 사활을 거는 유럽과 에너지를 무기로 서방을 옥죄는 러시아. 강대강 대립이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뉴스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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