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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궁금해] '대륙의 테슬라' 中 BYD 대해부…어디까지 알고 있니?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9.23 16:45
수정2022.10.04 13:28

 

전 세계 1위 전기차 브랜드는? 테슬라......였죠. 올해 상반기, 테슬라는 이 업체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벤츠? BMW? 현대? 기아?......아니고요. 바로 BYD(비야디)인데요. 전기차에 관심 있는 분들은 들어봤을 테지만,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브랜드입니다. BYD는 중국의 자동차 회사이자 전기차 배터리 제조 회사로 핸드폰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하다 전기차 배터리로 핵심사업을 전환한 뒤 전기차까지 영역을 확장해왔습니다. 그리하여 BYD는 현재 배터리와 전기차를 함께 제작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되었는데요.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BYD! 내년엔 한국 시장에도 진출할 거라는 말도 들립니다. 그 전에 좀 제대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죠? '메이드 인 차이나' 태그를 달고 세계 1위 전기차로 등극할 수 있었던 BYD의 성장 요인을 파헤쳐 알려드리겠습니다.  

휴대폰 배터리 제조사에서 자동차 회사 전환 '신의 한 수' 

우선 이 회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비야디의 설립자 왕촨푸는 1966년 안후이성 푸우현 벽촌에서 태어난 '흙수저'였습니다. 후난성 창사시에 위치한 중남공업대학에서 야금물리학을 전공한 뒤 수도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유색금속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죠. 나름 안정적인 삶이 보장됐지만 그는 창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어요. 그러다 29세였던 1995년 2월 사촌형으로부터 돈을 빌려 광둥성 선전시에 비야디실업을 창업하게 됩니다. 회사는 당시 유행하던 핸드폰용 배터리를 만들면서 기술을 축적하게 됩니다. 특히, 중국 내 이동통신 활성화 정책을 등에 업고 급격히 성장했는데요. 기술력도 좋아 일본 산요전기와 소니에 납품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매물로 나온 중국 시안에 본사를 둔 지방정부 소유 국영기업 친촨자동차를 인수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전기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드는데요. 임직원들과 투자자 모두 반대했지만 본인 의지로 전기차 업체 인수를 밀어붙입니다. 앞으로 도래할 전기차 시대에 BYD의 배터리 기술이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인데요. 배터리 기술력은 앞서 말했듯이 경쟁력을 갖췄지만 자동차 기술은 전무했던 만큼 전기자동차 특성상 배터리 기술이 중시되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거라고 생각한 거죠. 창립 초기 독일 비엠더블유를 연상시키는 조잡한 마크를 쓰던 비야디는 이후 꾸준히 자동차 기술력을 쌓으며 2008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를 내놨습니다.  

그해 9월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는데요. 버핏은 당시 BYD 지분 10%를 인수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 찰리 멍거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왕촨푸는 에디슨과 잭 웰치를 합친 듯한 사람"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는데요. "기술 문제를 해결할 때는 에디슨과 비슷하고 CEO로서 일을 해야 할 때는 웰치와 같다"고 말이죠. 이로써 BYD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BYD는 급성장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 내수시장

사실 BYD에게 버핏보다 더 큰 구원투수는 중국 정부입니다. BYD를 포함해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게 된 것은 14억 인구라는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과감한 육성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구매를 권장했고, 세금과 주차번호판 발급 등에서 혜택을 준 게 대표적입니다. 특히, 순수 전기차 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대해서도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요. BYD는 이 때 중국 정부의 중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큰 수혜를 받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2012년 BYD가 순수 전기차로 만든 E6는 전기차 시범모델로 선정되면서 중국 정부 전기차 구매의 50%를 차지했고요. 정부 지원 덕분에 2만 대가 넘는 선전의 택시 대부분이 BYD의 E6였습니다. 반면 자국 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제 배터리가 탑재되지 않은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을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100년 만에 발생한 전기차로의 대전환은 내연기관 제조 기술이 약한 중국에 절호의 기회가 됐는데요. 미국·유럽·일본 등 전통적인 내연기관 강국의 자동차 기술을 단기간에 추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키웠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입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352만 대고요.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224만8000대라고 합니다. 이런 판매 속도라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 대수는 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밖에도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국산품을 쓰자는 '애국주의 소비' 열풍도 중국산 전기차 약진에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배터리 자체 개발능력…기술력 + 가성비 앞세워 시장 공략 
지금까지 BYD가 성장할 수 있었던 외적 요인을 짚어봤다면 BYD만이 갖고 있는 고유 경쟁력이 뭔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미래라는 비전을 보여주면서 전세계 투자자와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았잖아요? 반면 BYD는 테슬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접근법을 취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지금의 위치까지 왔습니다. 저는 BYD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하나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배터리 자체 개발 능력을 들 것 같아요. 앞서 BYD는 핸드폰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하다 전기차 배터리로 핵심 사업을 전환한 뒤 전기차까지 영역을 확장해왔다고 말씀드렸죠. BYD가 현재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배터리는 리튬, 인산철 LFP 배터리인데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폭발에 대한 안전성이 뛰어나고요. 코발트나 니켈 대신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철과 인산을 사용해 생산 단가를 낮췄고요. 그동안 에너지 밀도나 배터리 수명이 짧은 단점이 있었는데, BYD는 기술력으로 삼원계 배터리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죠.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성능은 코발트, 니켈 등 어떤 물질을 사용하고 어떻게 이들 물질을 조합해서 에너지 효율을 더 끌어올릴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BYD는 아예 배터리의 구조를 바꿔서 LFP 배터리의 단점을 메우는 데 성공합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크게 셀, 모듈, 팩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 배터리 한 개에 셀이 수십에서 수천 개가 들어갑니다. BYD는 모듈을 과감히 없애버리고 배터리 부속품을 셀과 팩으로 축소합니다. LFP 배터리가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보니 방화벽 역할을 해주는 모듈을 없애버린 것이죠. 이렇게 되면 배터리 내 공간은 늘어나고 무게도 줄고 제조 원가도 감소하겠죠? BYD는 모듈을 생략한 공간에 배터리 셀을 더 채워 넣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식으로 배터리 효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를 셀투펙(Cell To Pack) 기술이라고 부르는데요. BYD는 이 CTP 기술을 응용한 블레이드 배터리를 2020년 개발합니다. 칼날처럼 얇고 긴 배터리 셀을 촘촘히 넣어서 바로 배터리 팩으로 만든 것이죠. 

2020년 7월 출시된 '한' 모델부터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는데 주행거리가 최대 605km에 달합니다. 웬만한 국내 삼원계 배터리의 주행거리와 맞먹는 수준인 데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요. 당연히 LFP 배터리를 찾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자체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운 거죠. BYD는 여기서 더 나아가 모듈에 이어 배터리 팩까지 없앤 셀투바디(Cell To Body) 구조를 적용한 기술을 올해 5월 양산차에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별도의 팩도 필요 없이 배터리 덮개를 차체 바닥으로 활용해 구조를 더욱 간소화했습니다. 사실 테슬라도 아직 배터리를 자체 생산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BYD는 배터리 기업으로 출발한 만큼 배터리에 경쟁력이 있는 거고 동시에 전기차도 함께 제작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되었던 겁니다. 배터리만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회사란 뜻입니다. 

전기차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완성

배터리와 더불어 돋보이는 BYD만의 강점은 전기차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입니다. 원래 자동차 공급망은 상당히 길고 복잡합니다.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자동차 공급망 구조상 부품이 단 한 개라도 없으면 제 때 완성차를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경험을 한 바 있죠? BYD는 사업 초기부터 차량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수직 계열화된 생산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면서 다른 업체와 차별점을 뒀습니다. 핸드폰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하다 전기차 배터리로 핵심 사업을 전환한 뒤 전기차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완성차 제조에 필요한 전동 밸브와 전동기 같은 핵심 부품도 직접 조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장시스템 제어칩 MCU와 전력용 반도체 IGBT 등 반도체 분야 부품까지 직접 개발해 차량 조립에 사용 중입니다. 특히, IGBT는 전기차의 배터리와 모터를 제어하는 중요한 전력반도체로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입니다. 현재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BYD의 시장점유율은 20%, 1위 독일의 인피니언(점유율 58%)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일어났을 때도 BYD는 수직계열화 성과를 통해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죠. '배터리도 만들고 자동차 모터와 전자제어장치도 모두 만들 수 있는 자동차 기업은 오직 BYD뿐이다'는 왕촨푸 회장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던 셈이죠. BYD는 이밖에도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광산도 보유해 원재료 가격 폭등에 대비한 필수 자원도 확보하고 있는데요. 배터리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고 배터리 원자재도 직접 조달하면서 전기차를 만드니 경쟁사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BYD는 이를 토대로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전기차 제품 라인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가격대도 저가형 모델부터 고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타깃 연령층도 골고루 분포해 테슬라와는 다른 다다익선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내년에는 현대차의 제네시스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범해 중국 전기차 시장 넘버1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보신 것처럼 BYD는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지원 속에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이를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면서 테슬라와 다른 형태의 글로벌 전기차 공룡 기업이 됐습니다. 특히, 구색을 잘 갖췄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적시에 내놓겠다는 전략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반대로 보면 결코 쉬운 일도 아닙니다. 테슬라가 아직 전기버스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전기트럭 양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BYD는 승용차는 물론 트럭과 지게차, 버스를 포함한 다양한 차종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BYD의 경쟁력은 더욱 돋보이는 상황인데요.

최근 BYD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이르면 내년 국내 시장에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하니 BYD가 가진 전기차 경쟁력을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궁금해궁금해 이번 시간에는 중국의 전기차 회사 BYD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시간에 새로운 아이템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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