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포지오티닙 승인 멀어지나…FDA 자문위 '부정적 표결'
SBS Biz 이광호
입력2022.09.23 16:31
수정2022.09.23 16:38

한미약품은 오늘(23일) FDA의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포지오티닙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표결했습니다.
혜택이 더 크다는 표가 4표, 위험이 더 크다는 표가 9표에 달했습니다.
ODAC은 암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평가하는 전문가 독립위원회로, FDA에 권고안을 제시하는 집단입니다.
스펙트럼은 임상 2상을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 FDA에 신속승인을 신청했고, 그 절차로 이번 자문이 진행됐습니다.
톰 리가 스펙트럼 사장은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치료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실망스럽다"면서 "우리의 옵션들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형 경쟁자 등장이 '변수'
이런 결정이 나온 데는 경쟁 약물들 대비 부진한 실적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포지오티닙은 HER2 변이 폐암 중 '엑손20' 유전자가 삽입된 돌연변이 치료에 사용되는 신약 후보물질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비슷한 기전으로 허가받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공동 개발 항암제 '엔허투'가 등장하면서 포지오티닙과 비교됐습니다.
포지오티닙은 임상 2상에서 암이 조금이라도 개선된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이 27.5%였지만, 엔허투는 같은 임상 2상에서 55%를 기록해 훨씬 높았습니다.
또 포지오티닙 일부 용량에서 환자의 85%가 심각한 이상반응을 겪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종합하면, 제한적인 유효성과 높은 이상반응 빈도, 용량 설정 최적화 부족과 임상 3상 지연 등이 자문위원회가 문제삼은 부분이었습니다.
자문위원회는 특히 백금 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등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습니다.
FDA, 80%는 자문위 결정 따라…목표주가 하향
자문위원회의 결과가 무조건 FDA의 승인 여부를 결정짓는 건 아니지만 꽤 많은 경우 FDA는 자문위의 권고를 따랐습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자문위원회에서 부정적 권고가 나온 경우는 110건이며, 이 중 FDA가 긍정적인 결정을 내린 경우는 22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20% 가량만이 자문위의 부정적 권고를 뒤집고 승인을 받는다는 뜻인 만큼, 포지오티닙의 상업화 가능성도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박재경 연구원은 "현재 허가 확률 85%를 40%로 하향 조정해 포지오티닙의 가치를 기존의 110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목표주가를 36만원에서 33만원으로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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