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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오픈페이'가 다음달 출시됩니다.



오픈페이는 은행권에서 이미 하고 있는 '오픈뱅킹'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한 카드사 플랫폼에서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하나의 앱에서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쓸 수 있으니 그만큼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6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하나·BC·농협카드)가 오픈페이를 출시하기 위해 이번달 내로 기술 개발과 테스트를 마친 후 내달 중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이지만, 오픈페이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카드업계 전체가 하나가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오픈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는 총 6개사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우리카드는 빠져있습니다. '반쪽짜리' 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오픈페이에 참여하는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빅테크로 간 간편결제에 대한 관심을 카드사 쪽으로 돌려보자는 취지"라면서 "카드업계가 전부 다 동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픈페이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들도 이유는 있습니다.

삼성카드는 최근 삼성생명·화재·증권과 함께 금융 계열사가 모여 '삼성금융네트웍스'를 출범하고 통합 금융 플랫폼인 '모니모'도 출시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도 있고,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 자격도 갖고 있지 않아 오픈페이에는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우리카드는 '우리페이'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오픈페이 참여를 유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카드는 최근 카드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애플페이'와의 계약설 때문입니다. 현대카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다면 휴대전화를 아이폰으로 교체해서라도 애플페이를 이용하겠다는 소비자들마저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폰의 단점으로 삼성페이와 통화 녹음기능이 주로 꼽히는 상황에서 삼성페이에 대항할 수 있는 애플페이의 등장은 단말기 교체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애플페이 도입 소식에 현대카드를 새로 발급받겠다는 소비자들도 등장하면서 현대카드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이처럼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현대카드까지 발급받는 소비자라면 굳이 오픈페이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 오픈페이에 참여한 카드사들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빅테크가 득세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이 오픈페이로 대항하려는 시점에 애플페이라는 메기가 등장하면서 카드사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애플페이 등장과 관련해 "경쟁 개념이 아니다"라면서 "카드사가 자사 플랫폼에서만 서비스하던 것을 확대하는 플랫폼 강화 측면에서 봐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택할지를 고민할 소비자들의 생각입니다. '반쪽짜리'라는 비판과 애플페이의 공습으로 '내우외환'에 빠진 카드업계가 오픈페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고 나서인 내년쯤은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