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기업들의 RE100 선언…재생에너지 조달은 어떻게?
SBS Biz 황인표
입력2022.09.16 19:06
수정2022.09.17 09:33
■ 경제현장 오늘 '이슈체크' -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삼성전자가 친환경 경영을 선언하면서 RE100에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RE100은 2050년까지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죠. 과연 삼성전자의 계획은 무엇인지, 또 RE100은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문제는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RE100 가입한다고 하니까 지난 대선 토론 때 RE100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게 기억납니다. RE100이 무엇이냐 질문해가지고 화제가 되었는데 RE100이 뭔지 시청자 여러분께 쉽게 설명해주시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RE100은 2014년에 더클라임 그룹이라는 환경단체가 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고 주장하면서 캠페인을 벌인 겁니다. 그래서 내용적으로는 재생 에너지는 친환경적인데 원자력은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하고 똑같습니다.
[앵커]
RE100에는 태양광, 풍력, 수력은 있지만 원자력은 빠진다? 그렇군요. 이게 환경단체가 주장한 거예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NGO입니다.
[앵커]
그래서 무슨 글로벌 기준이 된 겁니까 지금?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렇게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그렇게 주장하고 있고, 또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대부분 선언적 개념이라고 생각하셔야지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진 않습니다.
[앵커]
그래요? 그러면 선언적 개념으로 보고 이행 가능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삼성전자, 어떤 방법으로 RE100을 달성하겠다고, 가입했는데, 그런 계획을 발표했는데 어떤 방법으로 하겠다는 거예요 삼성전자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일단 재생 에너지를 100% 사용한다는 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첫 번째로는 자체적으로 재생 에너지 발전을 해서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 있고요.
[앵커]
자체 조달?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다음 두 번째로는 PPA라고 해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하는 사람들과 계약을 통해 받아쓰는 개념이 있고요.
[앵커]
발전 사업자에게 재생 에너지를 받아다 쓰는 거.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리고 전력망에는 원자력으로 만든 전기랑 화력으로 만든 전기,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가 한꺼번에 태워서 전송될 텐데 그중 일부를 재생에너지 전기를 자기가 돈 내고 샀다고 주장할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사실상 첫 번째로는 RE100을 제대로 하고 잇는지 안 하고 있는 지를 평가하기가 굉장히 어렵고요.
[앵커]
평가하기가 어렵다? 이행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지금 전력망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으면 전력망이 안정화되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예컨대 태양광 발전을 하고 있는데 구름이 쓱 지나가면 갑자기 출력이 떨어지거든요. 풍력도 마찬가지이고. 그런 발전소들은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그걸 간헐성이라고 하죠. 재생에너지 발전이 참 좋은데 그렇게 중간중간 출렁거리는 것들을 결과적으로는 전압이 혹은 주파수가 불안정할 수 있죠. 그러니 첨단산업을 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 당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을 전체 전력의 2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삼성 같은 큰 대규모 공장에서는 전력망에서 오는 전기의 상당 부분을 쓰기 때문에 20%를 초과하게 되죠.
[앵커]
바로 이해가 잘 안 되네요. 물론 2050년이라는 먼 장래이긴 하지만 100%를 쓰겠다는데 20%를 넘으면 전력망이 불안해진다? 그럼 어떻게 한다는 거죠 삼성전자?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러니까 지금 답이 없고, 선언적인 개념이다라고 말씀드린 이유가 기술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앵커]
아니 어제 기술적으로 자세히 이야기하던데. 초전력, 지역별 사업별. 굉장히 복잡하게 설명하던데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아마도 양을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예컨대 절약하겠다든지 ESS를 받아서 공급하겠다든지. 이런 정상적 개념으로만 얘기했지 양으로 얘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앵커]
이행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비율이나 이런 걸 얘기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죠? 혁신적인 기술로 절전도 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하고 자원 재활용도 열심히 해서 하는 이런 방법들은 나왔는데.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런 방법들이 기존 화력 발전소라든지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서 굉장히 소규모이기 때문에 이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삼성전자 RE100 가입, 달성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은 우리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일단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여러 가지 환경 단체에서 압박이 오면 어느 정도 받아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활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과거 정부는 산업부 장관님께서도 RE100을 해야 한다 주장하셨는데. 그거는 환경단체나 NGO의 것을 정부에서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지금 최근에. 최근도 아니죠. 2018년도에 구글이 RE100을 하려다가 결국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고 CF 100이라는 것으로 갔습니다.
[앵커]
CF 100? 처음 들어보는데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CF는 카본 프리백입니다. 이산화탄소 제로. 100입니다. CF100은 재생 에너지도 포함되어있고 원자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것이 재생 에너지라는 것과 이산화탄소 줄이는 것을 동일시하는 겁니다. 왜냐면 실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은 원자력도 있거든요. 그리고 훨씬 더 대규모로 값싸게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인데 나는 원자력은 인정하지 않고 재생 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만 인정하겠다. 이건 좀 이상한 거죠. 그래서 UN이나 이런 쪽에서는 아 RE100이 아니다, CF100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UN에서 CFE라고 해서 커미티도 만들어져 있고요. 그래서 UN은 당연히 정부 간 채널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CF100으로 가는, UN채널을 통해서 기업의 규제나 이런 걸 뚫는 방법을 택해야지, NGO의 방법인 RE100을 따라가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는 RE100을 주도하거나 주장하기보다는 UN이 주도하는 CF100으로 가야 한다. 그럼 삼성전자가 CF100이 아니라 RE100을 했잖아요? 근데 애플은 RE100을 다 달성했다면서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달성할 수 없습니다. 애플도 그렇고 구글도 그렇고 다 RE100에 참여해있고요. 아직도 RE100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지금 구글 같은 경우 전 세계에 데이터 센터들이 있는데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전기들을 이산화탄소 배출을 안 하는 전기로 공급하려고 여러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PPA라는 계약을 통해 직접 구매도 하고. 결국은 원자력 전기도 갖다 쓰고요. 그도 안되면 어쩔 수 없이 석탄이나 화력발전으로 필요한 전기를 공급해서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2018년도에 구글에서 보고서를 발간했고요. 지금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각 데이터 센터가 1년 동안 예컨대 녹색 에너지를, 원자력을 포함한 녹색 에너지를 쓴 영역은 초록색으로 표시되어 있고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킨 석탄이나 LNG발전을 이용한 부분은 검은색으로 표시되어서 얼마나 많은 친환경 에너지가 들어갔는지 표시하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구글은 원자력을 다 포함했고요. 애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왜냐면 재생에너지는 아시다시피 태양광은 밤에는 안 나오지 않습니까. 풍력도 바람이 없거나 너무 많으면 풍력도 나오지 않죠. 그걸로 기업활동 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그걸 배터리에 넣어서 부족할 때 갖다 쓴다든지 이런 개념으로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지금 현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력 가격을 110원 정도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킬로와트당. 그런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220원으로 올라가죠. 그리고 만약 ESS라고 전력저장장치까지 포함하면 5배 정도 될 겁니다. 그러면 사실 기업활동하는 데에 큰 부담이 되는 거죠.
[앵커]
엄청난 부담일 텐데 저는 삼성전자 이번 RE100 하면서 자료를 보니까 애플이 이미 3~4년 전에 RE100 달성했다. 삼성전자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이렇게 지적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런 지적은 잘못된 거예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제가 볼 때는 애플은 생산공장들이 미국에 없습니다. 생산 공장들이 다 중국에 가있거나 하기 때문에 사실 애플은 미국 내에서는 오피스밖에 없거든요. 그걸 가지고 확대 포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전 해외와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달성해야만 달성한 거죠? 자기 사업장만 가지고 하면 안 되겠죠. 공장도 해야 할 텐데. 그러면 만약에 RE100을 안 하게 되면 이게 하나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다, 또 무역장벽이 되어서 유럽에 수출을 못 할 거다 이렇게 우려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아니에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건 확대 해석이죠. 왜냐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려면 정부에서 동의해줘야 하는 거니까 UN차원에서 CF100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RE100은 그냥 환경단체에서 선의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압박 요소가 되려면 정부의 장벽을 건너뛰는 굉장히 많은 노력들이 필요할 거고 저는 사실 그건 그냥 선언적이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게 무역 장벽으로 이용되기 어려울 거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근데 과거 정부에서는 무역장벽이 될 거라고 강하게 주장했었죠.
[앵커]
네 저도 그렇게 알고 잇었습니다. 근데 그렇지 않을 거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앵커]
교수님 말씀 한 번 믿어 보겠고요. 일단 RE100 그럼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태양광 재생에너지 이런 걸 좀 더 줄이고 원자력을 늘려간다는 기본 에너지 정책을 가지고 가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과 RE100. 조금 충돌이 되는 겁니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금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는 했지만 재생 에너지를 줄이거나 원자력 에너지를 늘리거나라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시지는 않았습니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 그다음에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 이것들이 공식적인 문구인데요. 사실 원자력 하는 입장에서 보면 좀 섭섭합니다. 원자력을 대폭 지원해주겠다, 이런 말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없고요.
[앵커]
수출 산업으로 적극 지원한다고 했잖아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렇죠. 그건 이전에도 했었던 거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수출은 한다고 했었으니까.
[앵커]
그래도 훨씬 더 이 정부에서 더 강하게 원전 수출을 밀겠다고 하니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맞습니다. 조직도 만들었고요. 그런데 재생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만들겠다, 그것들이 재생 에너지를 과도하게 했던 분들에게는 두려움이 될 수 있죠. 왜냐면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태양광이 캘리포니아의 절반밖에 안 됩니다. 빛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더라도 나오는 전력 양이 절반밖에 안 되고요. 풍력도 영국과 비교하면 1/3 수준밖에 안 됩니다. 그 얘기는 뭐냐면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태양광이나 풍력은 저밀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땅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땅이 많지 않습니다. 그중에 70%는 산하고 숲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산을 까서 숲을 파괴하고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것이 과연 친환경적이냐 이런 것도 있고. 그래서 사실 재생 에너지가 잘 맞는 나라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솔루션입니다. 그런데 태양광이 좋고 노는 땅이 많고 이런 나라들은 아주 좋은 거죠. 그런데 나라마다 다른 겁니다.
[앵커]
그러면 현재 상황에서 그런 에너지 산업 환경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RE100 캠페인이 확산되어가는 걸 인정한다면 우리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대해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저는 나중에 어떤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르니까 일단 선언해놓고 다리는 하나 걸어놓고요.
[앵커]
선언만 하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리고 이제 노력도 좀 하겠죠. 그렇지만 사실상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 전력망의 20% 이상을 재생 에너지가 초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또 자체 발전을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달성되는 데까지는 난관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지금 선언도 안 해놓을 이유는 없으니까 제가 기업 하는 사람 입장이라면 일단 선언해놓고, 노력도 일부는 하겠죠. 그렇지만 한편으로 다른 길이 있나 이런 것도 생각해보고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부 정책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를 어떻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난 정부에서는 RE100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저는 그거 탈원전 정책하고 RE100이 너무 일치하기 때문에 정부가 그렇게 주장했었던 거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대통령께서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정부도 RE100이 아니라 CF100으로 가는 게 맞다. 두 번째로는 정부는 정부 다워야죠. 왜냐면 정부가 NGO 것들을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으니까 UN기구에 같이 포함되어서 거기서 같이 활동을 벌이고 규제나 장벽이 필요하다면 거기서 같이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기업은 RE100에 일단 선언하면서 시도하고, 정부는 RE100이 아닌 CF100, 탄소 제로 100을 정책으로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렇죠. 엄밀하게 말씀드리면 지구적으로 봤을 때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 목적이지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목적은 아니에요.
[앵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네. 잘 알겠습니다. 삼성전자 RE100선언 계기로 우리 에너지 정책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친환경 경영을 선언하면서 RE100에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RE100은 2050년까지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죠. 과연 삼성전자의 계획은 무엇인지, 또 RE100은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문제는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RE100 가입한다고 하니까 지난 대선 토론 때 RE100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게 기억납니다. RE100이 무엇이냐 질문해가지고 화제가 되었는데 RE100이 뭔지 시청자 여러분께 쉽게 설명해주시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RE100은 2014년에 더클라임 그룹이라는 환경단체가 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고 주장하면서 캠페인을 벌인 겁니다. 그래서 내용적으로는 재생 에너지는 친환경적인데 원자력은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하고 똑같습니다.
[앵커]
RE100에는 태양광, 풍력, 수력은 있지만 원자력은 빠진다? 그렇군요. 이게 환경단체가 주장한 거예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NGO입니다.
[앵커]
그래서 무슨 글로벌 기준이 된 겁니까 지금?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렇게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그렇게 주장하고 있고, 또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대부분 선언적 개념이라고 생각하셔야지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진 않습니다.
[앵커]
그래요? 그러면 선언적 개념으로 보고 이행 가능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삼성전자, 어떤 방법으로 RE100을 달성하겠다고, 가입했는데, 그런 계획을 발표했는데 어떤 방법으로 하겠다는 거예요 삼성전자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일단 재생 에너지를 100% 사용한다는 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첫 번째로는 자체적으로 재생 에너지 발전을 해서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 있고요.
[앵커]
자체 조달?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다음 두 번째로는 PPA라고 해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하는 사람들과 계약을 통해 받아쓰는 개념이 있고요.
[앵커]
발전 사업자에게 재생 에너지를 받아다 쓰는 거.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리고 전력망에는 원자력으로 만든 전기랑 화력으로 만든 전기,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가 한꺼번에 태워서 전송될 텐데 그중 일부를 재생에너지 전기를 자기가 돈 내고 샀다고 주장할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사실상 첫 번째로는 RE100을 제대로 하고 잇는지 안 하고 있는 지를 평가하기가 굉장히 어렵고요.
[앵커]
평가하기가 어렵다? 이행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지금 전력망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으면 전력망이 안정화되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예컨대 태양광 발전을 하고 있는데 구름이 쓱 지나가면 갑자기 출력이 떨어지거든요. 풍력도 마찬가지이고. 그런 발전소들은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그걸 간헐성이라고 하죠. 재생에너지 발전이 참 좋은데 그렇게 중간중간 출렁거리는 것들을 결과적으로는 전압이 혹은 주파수가 불안정할 수 있죠. 그러니 첨단산업을 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 당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을 전체 전력의 2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삼성 같은 큰 대규모 공장에서는 전력망에서 오는 전기의 상당 부분을 쓰기 때문에 20%를 초과하게 되죠.
[앵커]
바로 이해가 잘 안 되네요. 물론 2050년이라는 먼 장래이긴 하지만 100%를 쓰겠다는데 20%를 넘으면 전력망이 불안해진다? 그럼 어떻게 한다는 거죠 삼성전자?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러니까 지금 답이 없고, 선언적인 개념이다라고 말씀드린 이유가 기술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앵커]
아니 어제 기술적으로 자세히 이야기하던데. 초전력, 지역별 사업별. 굉장히 복잡하게 설명하던데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아마도 양을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예컨대 절약하겠다든지 ESS를 받아서 공급하겠다든지. 이런 정상적 개념으로만 얘기했지 양으로 얘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앵커]
이행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비율이나 이런 걸 얘기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죠? 혁신적인 기술로 절전도 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하고 자원 재활용도 열심히 해서 하는 이런 방법들은 나왔는데.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런 방법들이 기존 화력 발전소라든지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서 굉장히 소규모이기 때문에 이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삼성전자 RE100 가입, 달성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은 우리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일단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여러 가지 환경 단체에서 압박이 오면 어느 정도 받아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활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과거 정부는 산업부 장관님께서도 RE100을 해야 한다 주장하셨는데. 그거는 환경단체나 NGO의 것을 정부에서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지금 최근에. 최근도 아니죠. 2018년도에 구글이 RE100을 하려다가 결국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고 CF 100이라는 것으로 갔습니다.
[앵커]
CF 100? 처음 들어보는데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CF는 카본 프리백입니다. 이산화탄소 제로. 100입니다. CF100은 재생 에너지도 포함되어있고 원자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것이 재생 에너지라는 것과 이산화탄소 줄이는 것을 동일시하는 겁니다. 왜냐면 실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은 원자력도 있거든요. 그리고 훨씬 더 대규모로 값싸게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인데 나는 원자력은 인정하지 않고 재생 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만 인정하겠다. 이건 좀 이상한 거죠. 그래서 UN이나 이런 쪽에서는 아 RE100이 아니다, CF100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UN에서 CFE라고 해서 커미티도 만들어져 있고요. 그래서 UN은 당연히 정부 간 채널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CF100으로 가는, UN채널을 통해서 기업의 규제나 이런 걸 뚫는 방법을 택해야지, NGO의 방법인 RE100을 따라가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는 RE100을 주도하거나 주장하기보다는 UN이 주도하는 CF100으로 가야 한다. 그럼 삼성전자가 CF100이 아니라 RE100을 했잖아요? 근데 애플은 RE100을 다 달성했다면서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달성할 수 없습니다. 애플도 그렇고 구글도 그렇고 다 RE100에 참여해있고요. 아직도 RE100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지금 구글 같은 경우 전 세계에 데이터 센터들이 있는데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전기들을 이산화탄소 배출을 안 하는 전기로 공급하려고 여러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PPA라는 계약을 통해 직접 구매도 하고. 결국은 원자력 전기도 갖다 쓰고요. 그도 안되면 어쩔 수 없이 석탄이나 화력발전으로 필요한 전기를 공급해서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2018년도에 구글에서 보고서를 발간했고요. 지금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각 데이터 센터가 1년 동안 예컨대 녹색 에너지를, 원자력을 포함한 녹색 에너지를 쓴 영역은 초록색으로 표시되어 있고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킨 석탄이나 LNG발전을 이용한 부분은 검은색으로 표시되어서 얼마나 많은 친환경 에너지가 들어갔는지 표시하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구글은 원자력을 다 포함했고요. 애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왜냐면 재생에너지는 아시다시피 태양광은 밤에는 안 나오지 않습니까. 풍력도 바람이 없거나 너무 많으면 풍력도 나오지 않죠. 그걸로 기업활동 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그걸 배터리에 넣어서 부족할 때 갖다 쓴다든지 이런 개념으로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지금 현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력 가격을 110원 정도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킬로와트당. 그런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220원으로 올라가죠. 그리고 만약 ESS라고 전력저장장치까지 포함하면 5배 정도 될 겁니다. 그러면 사실 기업활동하는 데에 큰 부담이 되는 거죠.
[앵커]
엄청난 부담일 텐데 저는 삼성전자 이번 RE100 하면서 자료를 보니까 애플이 이미 3~4년 전에 RE100 달성했다. 삼성전자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이렇게 지적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런 지적은 잘못된 거예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제가 볼 때는 애플은 생산공장들이 미국에 없습니다. 생산 공장들이 다 중국에 가있거나 하기 때문에 사실 애플은 미국 내에서는 오피스밖에 없거든요. 그걸 가지고 확대 포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전 해외와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달성해야만 달성한 거죠? 자기 사업장만 가지고 하면 안 되겠죠. 공장도 해야 할 텐데. 그러면 만약에 RE100을 안 하게 되면 이게 하나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다, 또 무역장벽이 되어서 유럽에 수출을 못 할 거다 이렇게 우려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아니에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건 확대 해석이죠. 왜냐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려면 정부에서 동의해줘야 하는 거니까 UN차원에서 CF100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RE100은 그냥 환경단체에서 선의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압박 요소가 되려면 정부의 장벽을 건너뛰는 굉장히 많은 노력들이 필요할 거고 저는 사실 그건 그냥 선언적이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게 무역 장벽으로 이용되기 어려울 거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근데 과거 정부에서는 무역장벽이 될 거라고 강하게 주장했었죠.
[앵커]
네 저도 그렇게 알고 잇었습니다. 근데 그렇지 않을 거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앵커]
교수님 말씀 한 번 믿어 보겠고요. 일단 RE100 그럼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태양광 재생에너지 이런 걸 좀 더 줄이고 원자력을 늘려간다는 기본 에너지 정책을 가지고 가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과 RE100. 조금 충돌이 되는 겁니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금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는 했지만 재생 에너지를 줄이거나 원자력 에너지를 늘리거나라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시지는 않았습니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 그다음에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 이것들이 공식적인 문구인데요. 사실 원자력 하는 입장에서 보면 좀 섭섭합니다. 원자력을 대폭 지원해주겠다, 이런 말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없고요.
[앵커]
수출 산업으로 적극 지원한다고 했잖아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렇죠. 그건 이전에도 했었던 거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수출은 한다고 했었으니까.
[앵커]
그래도 훨씬 더 이 정부에서 더 강하게 원전 수출을 밀겠다고 하니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맞습니다. 조직도 만들었고요. 그런데 재생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만들겠다, 그것들이 재생 에너지를 과도하게 했던 분들에게는 두려움이 될 수 있죠. 왜냐면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태양광이 캘리포니아의 절반밖에 안 됩니다. 빛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더라도 나오는 전력 양이 절반밖에 안 되고요. 풍력도 영국과 비교하면 1/3 수준밖에 안 됩니다. 그 얘기는 뭐냐면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태양광이나 풍력은 저밀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땅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땅이 많지 않습니다. 그중에 70%는 산하고 숲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산을 까서 숲을 파괴하고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것이 과연 친환경적이냐 이런 것도 있고. 그래서 사실 재생 에너지가 잘 맞는 나라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솔루션입니다. 그런데 태양광이 좋고 노는 땅이 많고 이런 나라들은 아주 좋은 거죠. 그런데 나라마다 다른 겁니다.
[앵커]
그러면 현재 상황에서 그런 에너지 산업 환경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RE100 캠페인이 확산되어가는 걸 인정한다면 우리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대해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저는 나중에 어떤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르니까 일단 선언해놓고 다리는 하나 걸어놓고요.
[앵커]
선언만 하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네. 그리고 이제 노력도 좀 하겠죠. 그렇지만 사실상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 전력망의 20% 이상을 재생 에너지가 초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또 자체 발전을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달성되는 데까지는 난관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지금 선언도 안 해놓을 이유는 없으니까 제가 기업 하는 사람 입장이라면 일단 선언해놓고, 노력도 일부는 하겠죠. 그렇지만 한편으로 다른 길이 있나 이런 것도 생각해보고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부 정책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를 어떻게.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난 정부에서는 RE100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저는 그거 탈원전 정책하고 RE100이 너무 일치하기 때문에 정부가 그렇게 주장했었던 거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대통령께서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정부도 RE100이 아니라 CF100으로 가는 게 맞다. 두 번째로는 정부는 정부 다워야죠. 왜냐면 정부가 NGO 것들을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으니까 UN기구에 같이 포함되어서 거기서 같이 활동을 벌이고 규제나 장벽이 필요하다면 거기서 같이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기업은 RE100에 일단 선언하면서 시도하고, 정부는 RE100이 아닌 CF100, 탄소 제로 100을 정책으로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그렇죠. 엄밀하게 말씀드리면 지구적으로 봤을 때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 목적이지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목적은 아니에요.
[앵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네. 잘 알겠습니다. 삼성전자 RE100선언 계기로 우리 에너지 정책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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