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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레라] '기습 물적분할' 꼼수 논란 풍산 류진 회장…'G마켓' 신화 구영배 큐텐 대표 귀환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9.14 14:19
수정2022.09.14 16:00

■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방산 물적분할 눈총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저희가 꼽은 첫 번째 인물은 풍산그룹 최고경영자 류진 회장입니다. 

평소 언론 노출이 거의 없어 '은둔의 경영자'로 불려 온 류 회장이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큰 논란이 됐던 물적분할 이슈가 얼마 전 풍산에서도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풍산은 추석 연휴 직전 이사회를 열고 방산사업 부문 물적분할을 결의했는데요. 

오는 12월 방산사업을 전담하는 풍산디펜스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설법인은 방산 분야인 화약과 화약 원료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맡게 되고요.

주력인 탄약 사업도 신설법인이 가져가게 됩니다. 

존속법인인 풍산은 동합금 소재와 가공품의 제조판매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신설될 회사의 지분은 풍산이 100% 소유하며 비상장 방침을 유지한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입니다.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지자 풍산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새로 생기는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지만, 물적분할은 기존 법인이 새 회사 주식을 모두 보유하기 때문입니다.

방산부문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지분가치 희석과 이익 훼손이 불가피해졌는데요.

주주들마다 단체 채팅방을 열고 게시판에 주식이 '풍비박산 났다'는 등 회사와 류 회장을 향해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류 회장 앞으로 전자우편을 보내 물적분할의 부당함을 지적했는데요.

특히, 물적분할을 결정한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는 평이 많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관련 주주권익 강화 방안을 발표한 지 불과 3일 만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주주보호 장치가 마련되기 전에 서둘러 물적분할을 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은데요. 

한 마디로 꼼수를 부렸다는 설명입니다. 

회사는 구리 등 소재 사업과 방산 부문 사업이 워낙 이질적이라 독자적인 책임 경영을 위해 기업 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 자리에서도 이 같은 부연 설명이 이어졌는데요.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는 물적분할 방식을 왜 택했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주주들의 거센 비난을 뒤로한 채 물적분할을 밀어붙이는 풍산의 행보. 

여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류 회장을 향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입니다. 

◇ 티몬 타고 날고 싶은 구영배 큐텐 대표 

다음 인물은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으로 잘 알려진 구영배 큐텐 대표입니다. 

얼마 전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이 동남아시아 기반 해외 역직구 업체 큐텐에 매각됐죠.

매각 자체도 화제를 모았지만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이 회사 대표에 주목했습니다. 

과거 'G마켓' 성공신화로 유명한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G마켓으로 이베이를 꿇린 남자', '올드보이의 화려한 귀환'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에서는 사실상 입지전적의 인물로 통하는데요.

과거 인터파크에서 근무할 당시 사내 벤처 형태로 창업했던 'G마켓'을 오픈마켓 1위로 키운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 라이벌 회사였던 이베이 측이 G마켓과의 경쟁을 포기하고 인수에 나선 것도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일화입니다. 

G마켓 매각 1년 뒤인 2010년, 이베이와 함께 동남아를 겨냥해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을 만듭니다. 

이후 회사 창립 6년 만인 2016년에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일본 법인인 큐텐 재팬은 라쿠텐, 아마존, 야후쇼핑 등에 이어 일본 내 4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위치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금껏 보여준 역량을 감안할 때 국내 이커머스 판을 얼마든지 흔들 수 있다는 평이 나오는데요. 

그러나 티몬이 구 대표를 만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구 대표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한참 활동하던 2000년 초중반과 비교해 국내 시장 상황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옥션 정도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넘어서야 할 경쟁사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쿠팡과 대기업 계열사인 SSG닷컴, 롯데 ON은 물론 포털인 네이버까지 쟁쟁한 플레이어가 많습니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업계 특징을 고려하면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티몬의 낮은 경쟁력도 구 대표에게는 부담 요인인데요. 매출은 해마다 줄고 영업손실은 반대로 커지면서 티몬의 기업 가치와 시장 내 입지도 예전만 못한 편입니다. 

자금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대기업 계열사도 고전하는 곳이 이커머스 업계라는 점에서 구 대표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딱히 없다는 평도 나옵니다. 

구 대표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금껏 보여준 실력을 바탕으로 깊은 적자 늪에 빠진 티몬을 앞으로 건져 올릴 수 있을까요?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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