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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내놓는 PLCC…빛 좋은 개살구?

SBS Biz 류정현
입력2022.09.07 14:13
수정2022.09.12 09:00

[최근 여러 카드사에서 다양한 종류의 PLCC를 출시하고 있다.]

PLCC로 불리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지만, 반대로 PLCC가 무분별하게 쏟아지면서 생기는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소비자들이 발급해 사용 중인 PLCC는 약 485만장에 달합니다. PLCC 인기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발급량이 500만장을 넘길 가능성까지 점쳐집니다.

카드사 중에서는 지난 2015년 PLCC의 첫 포문을 연 현대카드가 가장 많은 PLCC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발급량 기준 상위 10개 PLCC 가운데 신한카드의 '11번가 신한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카드는 모두 현대카드가 차지했습니다.
 

제휴카드와 달리 PLCC는 특정 브랜드의 혜택을 독점 제공한다는 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차별화된 혜택으로 다가가면서 카드사들도 PLCC 출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1종에 그쳤던 PLCC 출시가 2020년 21종에 이어 지난해에는 55종으로 늘어나면서 국내에 PLCC가 처음 등장했던 2015년 이후 100종이 넘는 PLCC가 출시됐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제휴사의 충성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어 적극적인 홍보나 영업 없이도 고객을 확보하는 등 모집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의 지속적인 인하로 카드사의 주요 수익 전략 중 하나는 비용절감"이라며 "PLCC는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먼저 찾는 경우도 있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졌습니다.

제휴사도 초기엔 이베이, 코스트코, 11번가와 같은 유통업체 위주에서 최근에는 대한항공, 스타벅스, 토스와 같이 업종도 다양해졌습니다. 심지어 블랙핑크와 같은 한류스타부터 동물훈련사 강형욱, 오은영 박사와 같이 유명 개인 브랜드를 활용한 PLCC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냥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PLCC의 인기에 편승해 제휴사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PLCC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소비자 피해를 양산할 수도 있습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6월 머지포인트와 손을 잡고 연내에 PLCC를 출시하기로 협의했지만, 두 달 뒤 머지포인트 대규모 환불사태가 벌어지자 부랴부랴 관련 절차 진행을 보류한 바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장점은 반대로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될 수 있어 휴면카드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는 일정 기간 동안 휴면카드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생기게 되고 소비자도 사용하지 않는 카드로 인한 정보 유출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결국 휴면카드 증가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차별화를 무기로 내세웠던 PLCC가 그저그런 카드가 돼 차별점이 없어지는 순간을 카드업계는 경계해야, PLCC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리면서 제대로 된 혜택을 주는 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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