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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모비스 '모듈 자회사' 이동 대상자 모두 "안 간다"

SBS Biz 김완진
입력2022.09.06 15:13
수정2022.09.06 16:34


현대모비스가 모듈과 부품 사업을 떼어내 각각 계열사를 만들기로 하면서 공장의 책임급 (과장·차장·부장) 직원들을 계열사로 보낼 예정인 가운데, 일부 공장에서 이동 대상자 전원이 전직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전국 7곳 모듈공장에서 자회사 전직 대상인 책임급 직원 모두가 전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본사와 같은 급여, 복지 등을 보장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봉과 성과급 등의 차이가 안 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회사 측이 위로금도 지급할 계획이지만, 일단 자회사로 옮기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갑자기 협력사 직원과 한솥밥?
이번 계열사 설립은, 작게는 불법 파견 논란에 선제적 대응하는 측면, 크게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 입장의 불만은 소속의 문제와 감정, 비전에 대한 회의 등이 얽혀 있습니다. 단순한 처우의 불안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새로 생기는 계열사는 기존에 모듈, 부품 사업을 위탁했던 생산 전문사 인력을 고용할 예정입니다. 기존 현대모비스 직원 입장에서는 사실상 외부 하청격으로 일하던 직원들과 같은 소속이 되는 셈입니다.

반발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기업 본사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아예 인적 구성이 다른 자회사로 '사실상 유배 당하는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 필요에 따라 하루 아침에 소속이 바뀌는 일이 벌어지는 조직에 앞으로 핵심 인재들이 들어오겠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11월 출범을 앞두고 실무 임원급으로 구성된 TF(태스크포스)팀이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현대모비스 측은 "가지 않겠다는 직원을 억지로 보낼 수는 없다"며 "일단 계속 논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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