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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궁금해] 반값에 팔아도 남는다? 소비자는 이제 치킨 '원가'가 궁금해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9.02 16:28
수정2022.09.16 09:33


12년 전 시판 일주일 만에 사라진 ‘통큰치킨’ 이후 지금까지 이런 치킨 가격은 없었다! 12년 만에 다시 불붙은 논쟁,  '이것은 치킨인가 미끼인가?' 요즘 대형마트표 ‘반값치킨’의 인기가 폭발적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통큰치킨’ 때와 마찬가지로 미끼상품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달라진 건 소비자의 반응! 골목상권을 위해 불매에 동참했던 12년 전과 달리 지금은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반기고 있죠. 서민음식으로 꼽기엔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대한 서운함 때문일까요? ‘마진을 포기한 상술’이라는 주장이 이젠 먹히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궁금해궁금해 시간에 다룰 아이템인 최근의 반값치킨 열풍은 전적으로 가격 변수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반값치킨 열풍의 배경과 가격 결정 구조,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의 대응, 소비자 선택권, 치킨 값에 유독 민감한 이유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특히 반값치킨은 정말 남는 장사인지, 프랜차이즈 치킨이 비싼 이유는 무엇인지, 각각의 치킨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마진은 얼마인지, 계산기 두드려 정확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잘 나가는 마트 반값치킨...가격 잡고 맛도 잡았다
치킨 2~3만원 시대 만 원도 안 되는 가격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며 시판 일주일 만에 사라진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있었습니다. 이후 대형마트에서 모습을 감췄던 이른바 '가성비 치킨'이 고물가 시대에 다시 돌아왔는데요. 홈플러스가 지난 6월 처음 선보인 6990원짜리 '당당치킨'이라는 이름을 달고 말이죠. '당일제조'·'당일판매' 원칙으로 매일 30~60마리 수준만 판매하는 마트에서 직접 만든 치킨인데요. 3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고물가 속 초저가 전략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값싼 치킨을 사려고 대형마트를 찾아 일찍부터 줄을 서는 '얼리어닭터'가 되어야만 했고요. 치킨 매대 앞에는 쇼핑카트 부대가 100m에 이르는 긴 줄을 이루고 있는 진풍경도 눈앞에서 펼쳐졌습니다. 급기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오픈런'으로 구매한 치킨을 재판매하는 글까지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홈플러스가 내놓은 '반값 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폭발적 호응에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가세하며 초저가 치킨 시장의 파이를 급속도로 키워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소비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등에 업고 이제는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으며 말 그대로 '치킨게임'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값치킨의 인기 요인은 모두 다 아시는 것처럼 가격입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2만 원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 3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치킨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보니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거죠. 반대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입니다. 프랜차이즈들은 반값치킨이 사실상 '미끼 상품’이라며 통큰치킨 때와 같은 논리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만 더는 먹히지 않는 모습입니다. 가파르게 오른 물가에 가성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반값치킨이 불붙인 원가 논란
5~6천 원에 팔아도 정말 이익이 날까?

여기서 궁금한 부분이 생깁니다. 대형마트는 치킨을 5천 원에, 6천 원에 팔아도 과연 남는 걸까? 크던 작던 이익이 조금이라도 남는다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얼마나 이익이 남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6천 원대에 팔아도 '이윤이 남는다'는 게 대형마트 측 설명입니다. 재료를 대량으로 사서 가격을 낮추고, 배달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마트에서 직접 파는 단순한 유통 구조 덕분이라는 설명인데요. 
 

그럼 얼마나 남기는지 따져볼까요? 우선 닭고기는 중량에 따라 500g 내외의 가장 작은 5호부터 최대 1.7kg에 이르는 17호까지 나뉩니다. 프랜차이즈 치킨은 대개 10호 닭을 씁니다. 무게로 따지면 900g에서 1㎏ 정도 나갑니다. 치킨 가맹점은 이 10호 닭을 육가공 업계 마진과 운송비, 본사 마진 등이 더해진 5천에서 6천 원대에 받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이보다 100~200g 정도 덜 나가는 닭을 3천에서 4천 원대에 받아요. 마트는 이 닭을 튀기고 포장하는 데 한 마리당 1500원 정도 비용이 든다고 해요. 치킨 무와 소스 값은 별도로 빼고요. 그럼 순수하게 닭을 사서 튀겨 포장해 판매하기 전까지 들인 비용만 4천5백 원에서 5천5백 원이라는 거죠. 당당치킨 판매가가 6990원이니까 부가세를 빼면 최소 800원에서 최대 1800원은 남는 겁니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이 정도 마진이 분명 크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천 원을 남기 건 백 원을 남기 건 이익이 난 건 분명하니까 대형마트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닙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값 2만 원의 진실
가격 결정 구조 따져보니...원가 논쟁 불편한 치킨업계

대형 마트들이 잇따라 싼값에 치킨 상품을 내놓으며 초저가 치킨 전쟁을 벌이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요즘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대형마트 간 유통구조가 다른데 마치 프랜차이즈 업계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여서입니다. 그러나 치킨 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워낙 팽배한 상황이라 목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말 그대로 '벙어리 냉가슴'인 상황입니다. 마진을 챙겨도 적당히 챙겨야지 대체 얼마를 남겨먹는 거냐는 소비자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인데요. 

아울러 반값치킨 열풍으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대체 어떻게 결정되는 건지 가격 형성 구조가 낱낱이 까발려진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럼 소비자들이 치킨 한 마리 먹으려면 최소 2만 원은 줘야 하는 상황이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따져봐야겠죠. 앞서 프랜차이즈 치킨은 10호 닭을 쓴다고 했어요. 업계에서는 보통 10호 닭이 가장 육즙이 많으면서도 쫄깃하고 먹을 때 식감도 부드러워서 구이나 튀김용으로 많이 쓴다고 합니다. 이 10호 닭을 본사가 가맹점에 5천 원에서 6천 원 정도에 넘깁니다. 물론 10호 닭은 생닭이 아니고요. 농장에서 1700원 정도에 육가공 업체에 넘기면 가공업체가 닭을 다듬고 염지해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를 3천 원대에 납품 받습니다. 본사가 이걸 다시 부위 별로 재차 가공하고 포장해 가맹점에 5~6천 원에 넘기죠. 여기까지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중간에 닭을 넘기는 과정이 포함된 것 말고는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아요. 

문제는 부가 비용이 이후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마다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튀김 오일부터 치킨 무는 물론이고 소스 등 기타 양념에 이르기까지 원재료비가 더 들어갑니다. 여기까지가 순수하게 프랜차이즈 치킨이 만들어지기까지 가격이라고 보면 됩니다. 거칠게(?) 계산해 만 원 정도 됩니다. 근데 이게 최종 소비자 가격은 아니에요. 가맹점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도 있고, 임대료도 있을 테고 본사가 수시로 실시하는 각종 프로모션 이벤트 마케팅비도 있죠. 보통 웬만한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1만 7~8천 원 정도 되는 게 이런 이유입니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논란을 낳아 온 배달 플랫폼 수수료까지 치킨 값에 녹여야죠. 이게 또 보통 3천 원 정도 합니다. 이런 비용까지 두루 반영한 값이 우리가 동네 치킨 가게나 배달 플랫폼으로 치킨 시켰을 때 지불하는 가격인 셈입니다.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 치킨 한 마리 시키면 2만 원은 줘야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거죠. 

프랜차이즈 치킨은 억울하다?
"마트 치킨과 단순 비교 무리"...가맹점주 불똥

단순히 가격 구조만 놓고 비교하면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 같습니다. 대형마트의 경우 마트를 방문한 손님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별도의 광고나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이는 치킨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분명 제품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고요. 같은 논리로 치킨 프랜차이즈는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요. 이러한 광고·마케팅 비용은 결국 최종 상품 가격에 포함되는 구조인 만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단순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겁니다.
 
억울한 건 가맹점주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원가와 부가 비용, 세금 등을 빼더라도 남는 게 많지 않아 선데요. 앞서 말씀드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결정 구조라면 점주들은 아무리 많이 남겨봐야 몇 천 원 정도 남겠네요. 결국 두 치킨 간의 가격차는 염지한 닭을 튀기고 난 후 각종 부가 비용 유무에 따라, 더 정확히 말해 비용 폭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서 가격차가 발생하는 겁니다. 이러한 비용 증가폭은 제품 원가·인건비·임대료 같은 부분과 본사가 가져가는 몫,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성돼 있는데요. 원가나 인건비, 임대료 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본사가 점주한테 떼 가는 몫이 얼마냐 되느냐에 따라서 폭리 유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업체마다 영업 비밀을 이유로 이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발표하는 실적 발표 자료를 토대로 가늠해 보면 분명 적지는 않다는 겁니다. 또 하나 분명한 건 소비자들이 치킨 하나 시켜먹더라도 예전엔 이런 걸 잘 안 따졌지만, 최근 반값치킨 열풍으로 치킨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걸 굉장히 껄끄러워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의 반값치킨 열풍이 10년 전 통큰치킨 때와 다른 점은 당시에는 치킨집 주인과 유통 대기업간 대립 구도가 부각됐다면 지금은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에 비난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자신들이 잘 알고 있으니까요.

고물가가 불러 온 치킨 값 이중구조 
선택은 소비자 몫이지만 '한국인들에 치킨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럼 치킨 값은 얼마가 적정한 걸까요? 명확한 답은 없습니다.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치킨 정도가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단지 싸고 맛있는 치킨을 납득할 수 있는 가격에 먹고 싶을 뿐입니다. 분명한 건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 외에 대형마트의 반값치킨에도 지갑과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이는 소비자들의 치킨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치킨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비싼 음식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에 대한 어찌 보면 반발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치킨업계도 달라진 치킨 소비 패턴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 몇몇 치킨 업체들은 마트 치킨과 가격 경쟁을 피하면서 품질로 승부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는데요. 좋은 기름을 써서 맛있게 튀기고 다양한 소스를 개발해 소비자 입맛을 잡으려는 움직임. 이를 테면 이런 주장입니다. 대형마트 치킨과 비교해 자기네가 만드는 치킨 품질이 월등하다는 점을 내세우는 거죠. 프랜차이즈 치킨은 풍미를 더하기 위해 올리브유 등 단가가 높은 식용유를 사용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고요. 또한, 마트 치킨의 경우 진열 상품을 다시 데워 먹다 보니 품질이 떨어질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치킨은 따뜻한 상태로 배달돼 먹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이 장점이라고 어필합니다. 

결국 수고를 더 들이더라도 값싸게 먹을 것이냐, 아니면 전화나 앱으로 주문해 바로 먹을 것이냐 선택은 소비자 몫 아닐까요? 일식집 가서 초밥 사먹는 소비자도 있고 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먹는 소비자도 있고 소비 패턴과 계층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시 치킨으로 돌아가서 마트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유통 구조와 마케팅 비용 반영 유무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다양한 맛과 풍미, 그리고 가성비 사이에서 형성된 치킨 값 이중 구조는 반값치킨 열풍으로 이제 유통가에 완전히 자리 잡았고요. 소비자는 이 사이에서 어떤 치킨이 먹고 싶은지 선택만 하면 됩니다. 
 

치킨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배달 음식 중 하나입이다. 오죽하면 치킨 없으면 못 산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1인 1닭', '치맥', '치느님' 같은 단어들이 나온 것도 다 한국 사람들의 치킨 사랑이 낳은 신조어들입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다 주신 시장 통닭부터 친구들과 많이 먹던 후라이드 치킨, 양념치킨 등등 부담 없는 가격으로 친구들과 온 가족이 즐겼던 음식이니까요. 최근의 반값치킨 열풍과 함께 촉발된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반감은 올라도 너무 올라버린 치킨에 대한 한국인들의 '서운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지않을까 생각됩니다.  '궁금해궁금해' 이번 시간에는 반값치킨 열풍이 촉발한 치킨 값 논란과 치킨 가격 결정 구조는 물론 치킨이 한국인들에게 대체 어떤 의미인지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시간에 새로운 아이템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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