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건설 IN] 화정 아이파크 수습 난항·처분 임박…HDC현산 진땀

SBS Biz 정광윤
입력2022.08.31 14:24
수정2023.10.19 14:39

[앵커] 

올초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이 관련 보상방안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입주가 뒤로 한참 밀리게 된 입주예정자들은 '너희 책임'이라며 보상을 더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현산은 "이미 많이 양보를 했다"는 입장입니다. 

정광윤 기자, 그동안 보상방안을 두고 잡음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올 초 외벽이 붕괴된 화정 아이파크를 전면 철거하고 다시 짓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원래 올 11월이었던 입주시점이 오는 2028년으로 6년이나 늦춰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때까진 전세를 살아야 하는 입주예정자들도 생기게 되는데요. 

현산이 지난 11일에 첫 지원책을 내놨습니다. 

전용 84㎡ 계약자를 기준으로 1억 1,000만 원을 무이자 대출해주고, 은행에서 빌린 중도금 2억 2천만 원을 현산이 대신 갚아주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경우, 입주예정자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규제에 걸리지 않고 전세 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은행에 내던 중도금 대출 이자를 현산에게 내라는 조건이 붙었다는 건데요. 

기존 중도금 대출 금리의 두 배에 가까운 연 5~6%대 금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자, 입주예정자들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자 장사하려고 하냐"는 비판까지 쏟아졌는데요. 

결국 현산이 중도금 대출 이자도 전부 자체적으로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중도금 대출 이자를 다 물어주겠다고 했으면 문제가 얼추 해결된 거 아닙니까? 

또 다른 문제가 있나요? 

피해자들과 왜 계속 접점을 찾지 못하는 거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 주거지원책이랑 별개로 입주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지연배상금이 있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지연배상금은 이미 납부된 분양대금에 계약서상에 기재된 연 6.47% 금리를 적용해 산정합니다. 

입주예정자 측에 따르면 지연기간 61개월로 환산했을 때 전용 84㎡ 계약자 기준으로 배상금이 약 1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아까 현산이 이미 납부한 중도금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했잖습니까? 

그러니 중도금은 빼고 계약금 약 5천만 원에 대해서만 지연배상금을 주겠다는 겁니다. 

이 경우, 배상금이 1억에서 1,800만 원으로 대폭 줄어드는데요. 

배상금을 줄이려는 꼼수라는 게 입주예정자 측 입장입니다. 

공사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이승엽 /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모임 대표 : (공사 지연) 페널티가 없어져 버리면 10년 후에 20년 후에 지어져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결국은 입주예정자들이 지쳐서 해약을 할 것이고요.] 

[앵커] 

현대산업개발 측은 보상안과 관련해 현재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이미 보상책을 충분히 내놨고 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산은 앞서 말씀드린 혜택들에 더해 1억 1,000만 원 무이자 대출이 필요 없는 입주예정자에게는 약 4천만 원을 분양가에서 빼주기로 했는데요. 

중도금을 대출 없이 스스로 낸 입주예정자에겐 이자까지 쳐서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또 계약금으로 분양가의 10%만 내고, 중도금에 대한 이자 부담 없이 나머지 90%는 입주할 때 내는 셈이라 이것도 상당한 혜택이라는 입장인데요. 

현산 측은 "다 합치면 6천만 원 정도 싸게 분양받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기자] 

일단 현산은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내놓은 지원방안에 대한 사전의향서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7일까지인데요. 

아직까지 그리 많이 접수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아직 남아 있으니 충분히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후 9월 중에 본접수를 받고, 10월부터 지원금과 중도금 대출 상환 등을 집행해 나갈 계획인데요. 

계획대로 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지난 26일엔 입주예정자 수백 명이 서울 용산구 현산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현산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주거지원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납득 가능한 방안을 다시 마련해 입주예정자들의 동의를 구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행정처분 시점도 다가오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다음 달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현산은 앞서 지난해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1년 4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불복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번에도 처분결과가 나오면 소송을 제기해 최대한 시간을 벌 것으로 보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정광윤다른기사
네이버 AI 검색 20% 돌파…연말 목표치 달성
'신중론'으로 돌아선 AI 열풍…인재 확보 경쟁 심화 [글로벌 뉴스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