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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위한 비건인데…채식의 날? "잔반의 날"

SBS Biz 정보윤
입력2022.08.29 17:47
수정2022.08.29 19:01

[앵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다수 교육청들은 한달에 2회 가량 일선 학교들에 채식 급식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탄소 배출 절감 등 환경 보호 목적이지만, 오히려 잔반량이 많아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보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초등학교에서 제공하는 채식 급식입니다.

브로콜리수프와 파스타샐러드, 치커리무침과 함께 표고함박스테이크로 채웠습니다.

다른 날에는 단호박수프와 비건불고기, 두부면스파게티가 제공됐습니다.

한 달에 2번 있는 '채식의 날'. 일선 영양사들은 고심 끝에 메뉴를 구성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A 초등학교 영양사 : 식단 보고 '채식의 날이다' 하면 아예 밥 먹으러 안 오는 거죠. 요즘에는 배달도 잘 되니까 배달시켜 먹거나….]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4월 도입한 '그린급식의 날'. 전국 대부분 교육청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오히려 결식 인원이 많아지고 음식물 쓰레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하정 / 고등학교 2학년: 잘 안 먹는 야채를 좀 빼놓고 먹는 편인데 친구들 같은 경우엔 급식을 안 먹는 경우가 많죠. 국이랑 밥 조금만 먹고 나머지 반찬은 다 버린다던지….]

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급식업체들도 잔반량 문제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선 학교처럼 일반 단체 급식에서도 채식데이를 시행하는 날엔 잔반량이 많이 남아 처리가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24년부터 채식 급식을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더 늘릴 계획입니다.

SBS Biz 정보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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