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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9분간 "인플레"만 46번 언급…'독한 긴축'에 연준발 침체 가능성

SBS Biz 장가희
입력2022.08.29 05:52
수정2022.08.29 09:46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당초 30분간 예정돼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정 시간의 3분의 1도 채우지 않고 단 8분 30초 만에 끝났는데요.

파월 의장은 "내 발언은 짧고,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이라고 말문을 연 뒤, 연설 내내 긴축 의지만 다졌습니다.

'인플레이션' 단어는 46번이나 사용했는데요.

혹시라도 다르게 해석될 여지를 원천 차단한 겁니다.

특히 연설 직전 발표된 지난달 개인소비지출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엔 한참 부족하다며 '피봇', 즉 입장선회에 대한 기대를 사라지게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또 한 번의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며 3번 연속 0.75%포인트 인상 여지까지 열어놨습니다.

파월 의장은 과거 사례를 들며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렸던 폴 볼커 전 연준의장 얘기도 꺼냈는데요.

1980년대 초 볼커 의장의 성공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은 이전 15년간 인플레를 억제하지 못해 발생했다며 연준의 목표는 지금 단호하게 행동해 그런 결과를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라는 말을 썼지만 이번엔 '의도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요.

속도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각오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이 되는 대목인데 실제 파월 의장은 연설 내내 경기를 걱정하거나 연착륙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파월 쇼크'로 불리게 된 이유입니다.

파월 의장의 연설 뒤 이어진 연은 총재들의 발언도 매파 일색이었는데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내년 초 금리가 4%를 조금 넘는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이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올해 안에 4%까지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내년 초 4%에 도달하려면, 남은 3번의 FOMC 회의에서 최소 1.5%포인트 이상 금리를 더 올려야 합니다.

인플레를 억제하려면 "고통을 줄 수 있다" "불행한 대가가 뒤따른다"고 언급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경기침체 공포도 재점화됐는데요.

전문가들은 "인플레 억제를 위해 침체도 받아들이겠다는 파월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도 늘 강조하듯 중요한 건 결국 경제지표겠죠.

당장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와 다음 달 13일에 나오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우리 시간으로 22일 새벽 발표될 금리인상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달에도 시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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