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펑' 세탁기 폭발에 재연된 삼성·LG '질긴 악연'
SBS Biz 강산
입력2022.08.24 14:15
수정2022.08.25 17:35
[앵커]
국가대표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은 '세탁기 폭발' 논란으로 신경전이 한창입니다.
삼성 세탁기에서 빨래 도중 유리문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LG전자 세탁기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셨을 텐데요.
사고 이후 일선 영업점에서는 자기 제품이 우수하다며 '상호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가전제품과 관련해 과거부터 이어져 온 두 회사의 질긴 악연이 재조명받고 있는데요.
강산 기자와 관련 내용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최근 떠들썩했던 삼성 세탁기 문제부터 짚어보죠.
삼성이 문제의 세탁기에 대해 무상 수리 조치에 들어갔죠?
[기자]
지난 22일 삼성전자는 폭발 논란이 있던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3개 모델의 유리문 무상 교체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생산된 삼성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3개 제품으로 대상은 총 10만 6천여 대입니다.
삼성 측은 문 뚜껑과 외부 유리 접착 면에 있는 잔류 이물질 등으로 접착력이 유리가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삼성은 일부에서 언급되는 세탁기 폭발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비슷한 사고가 LG전자에서도 있었다고 들었거든요?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LG전자 드럼 세탁기에서도 이와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일부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LG전자는 "드럼 세탁기 내부 유리가 깨진 상황으로 추정된다"면서 최신 모델이 아니고 파악된 사고 케이스가 많지 않아 삼성 세탁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드럼세탁기는 의류에 달린 악세사리 등 금속성 물질이 회전하면서 도어 내부 유리에 흠집을 내는 경우, 충격이 누적돼 파손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세탁기 문제로 두 회사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기자]
제가 직접 수도권 위치한 삼성과 LG전자 전용 가전 매장 직원들에게 전화 상담을 받아봤는데요.
타사 제품을 대놓고 저격하고, 자사 제품의 기술력이 우세하다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삼성전자 A 판매점 관계자 : 강화유리 소재 자체가 물리학적으로 충격을 받기도 하거든요. 타사(LG전자)도 그런 경우가 맘카페나, 커뮤니티에서 올라오기도 하고요. "깨졌는데 어떡하냐"는 이야기도 올라오고. 타사 같은 경우에는 제가 알기로 안쪽 강화유리가 깨지는 게 (발견된) 것으로 들었고요.]
[LG전자 B 판매점 관계자 : 삼성은 세탁기 모터 등을 하청을 줘서 ODM(제조자개발생산) 형식으로 만들어요. 저희는 LG가 직접 다 만들어요. 제품 기술력은 저희가 훨씬 높다 보니 차이가 있고요. LG는 가전이 제일 많이 판매되는 기업이고, 삼성은 전체 이익률 중 '갤럭시' 핸드폰이 많이 판매되죠.]
선의의 경쟁은 서로의 사업 성장의 '윈윈'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지만, '깎아내리기식'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강 기자, 두 회사가 세탁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기자]
지난 2014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세탁기 파손'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세탁기 박사'로 통하는 당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베를린 슈테글리츠 매장에 홍보용으로 전시된 삼성전자 크리스탈블루 등 세탁기 2대를 파손한 의혹을 받았습니다.
삼성은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대법원은 2016년 10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LG 조 사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과거에도 양사는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 시장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특허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969년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이 사돈인 고 구인회 LG그룹 회장과 만나 삼성의 전자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부터 양사의 전자 사업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두 회사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가전 기업인데, 최근 사업 상황이 녹록치 않죠?
[기자]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가전 업계는 최근 소비 둔화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 말 기준 재고 자산 규모는 약 52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55% 늘며 역대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LG전자도 지난해보다 16.3% 늘었습니다.
경기침체, 코로나 엔데믹 등 소비 심리 위축으로 삼성과 LG의 가전제품 재고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세탁기 폭발 논란을 계기로 양사의 안정성, 또 소비자 신뢰성 문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가대표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은 '세탁기 폭발' 논란으로 신경전이 한창입니다.
삼성 세탁기에서 빨래 도중 유리문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LG전자 세탁기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셨을 텐데요.
사고 이후 일선 영업점에서는 자기 제품이 우수하다며 '상호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가전제품과 관련해 과거부터 이어져 온 두 회사의 질긴 악연이 재조명받고 있는데요.
강산 기자와 관련 내용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최근 떠들썩했던 삼성 세탁기 문제부터 짚어보죠.
삼성이 문제의 세탁기에 대해 무상 수리 조치에 들어갔죠?
[기자]
지난 22일 삼성전자는 폭발 논란이 있던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3개 모델의 유리문 무상 교체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생산된 삼성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3개 제품으로 대상은 총 10만 6천여 대입니다.
삼성 측은 문 뚜껑과 외부 유리 접착 면에 있는 잔류 이물질 등으로 접착력이 유리가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삼성은 일부에서 언급되는 세탁기 폭발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비슷한 사고가 LG전자에서도 있었다고 들었거든요?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LG전자 드럼 세탁기에서도 이와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일부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LG전자는 "드럼 세탁기 내부 유리가 깨진 상황으로 추정된다"면서 최신 모델이 아니고 파악된 사고 케이스가 많지 않아 삼성 세탁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드럼세탁기는 의류에 달린 악세사리 등 금속성 물질이 회전하면서 도어 내부 유리에 흠집을 내는 경우, 충격이 누적돼 파손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세탁기 문제로 두 회사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기자]
제가 직접 수도권 위치한 삼성과 LG전자 전용 가전 매장 직원들에게 전화 상담을 받아봤는데요.
타사 제품을 대놓고 저격하고, 자사 제품의 기술력이 우세하다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삼성전자 A 판매점 관계자 : 강화유리 소재 자체가 물리학적으로 충격을 받기도 하거든요. 타사(LG전자)도 그런 경우가 맘카페나, 커뮤니티에서 올라오기도 하고요. "깨졌는데 어떡하냐"는 이야기도 올라오고. 타사 같은 경우에는 제가 알기로 안쪽 강화유리가 깨지는 게 (발견된) 것으로 들었고요.]
[LG전자 B 판매점 관계자 : 삼성은 세탁기 모터 등을 하청을 줘서 ODM(제조자개발생산) 형식으로 만들어요. 저희는 LG가 직접 다 만들어요. 제품 기술력은 저희가 훨씬 높다 보니 차이가 있고요. LG는 가전이 제일 많이 판매되는 기업이고, 삼성은 전체 이익률 중 '갤럭시' 핸드폰이 많이 판매되죠.]
선의의 경쟁은 서로의 사업 성장의 '윈윈'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지만, '깎아내리기식'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강 기자, 두 회사가 세탁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기자]
지난 2014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세탁기 파손'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세탁기 박사'로 통하는 당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베를린 슈테글리츠 매장에 홍보용으로 전시된 삼성전자 크리스탈블루 등 세탁기 2대를 파손한 의혹을 받았습니다.
삼성은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대법원은 2016년 10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LG 조 사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과거에도 양사는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 시장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특허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969년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이 사돈인 고 구인회 LG그룹 회장과 만나 삼성의 전자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부터 양사의 전자 사업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두 회사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가전 기업인데, 최근 사업 상황이 녹록치 않죠?
[기자]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가전 업계는 최근 소비 둔화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 말 기준 재고 자산 규모는 약 52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55% 늘며 역대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LG전자도 지난해보다 16.3% 늘었습니다.
경기침체, 코로나 엔데믹 등 소비 심리 위축으로 삼성과 LG의 가전제품 재고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세탁기 폭발 논란을 계기로 양사의 안정성, 또 소비자 신뢰성 문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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