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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레라] 삼성전자 부사장 변신 '수능 수석' 정성택…신동빈 '원픽' 김상현 롯데 구원투수 역할 톡톡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8.10 14:24
수정2022.08.10 18:00

■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삼성전자 신사업TF장 정성택 시선집중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시작합니다. 

저희가 주목한 첫 번째 인물, 얼마 전 삼성전자의 신사업 태스크포스팀 수장이 된 정성택 부사장입니다. 

요즘 재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다가올 8·15 광복절 사면 대상자에 이재용 부회장이 포함될 것인지 여부입니다. 

사면·복권을 통해 이 부회장이 재차 경영 전면에 나설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선데요. 

이 부회장이 발목을 잡아왔던 취업 제한 제약에서 벗어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해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데 일조할 거란 이유에서 입니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삼성은 최대한 말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 경영 복귀에 발맞춰 경영 스케줄을 짜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이 부회장 복귀와 함께 그간 미뤄 온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은데요.

정 부사장이 바로 그 힌트 중 하나입니다. 

그의 이력을 살펴볼까요? 

퀄컴·도이치텔레콤·맥킨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IT 회사와 컨설팅 업체를 거치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습니다. 

'혁신의 요람'인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도 해보고 총괄 사장도 해봤습니다. 

또 소싯적에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자연계 수석을 차지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인물이죠.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정 부사장이 글로벌 IT 업계에서 두루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보고 신사업TF 수장으로 영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정 부사장이 이끌 삼성전자 신사업 TF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 신생 조직이라는 점에서 대형 인수합병 M&A 진행을 위한 영입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따라서 그가 향후 진행될 삼성전자의 대형 M&A 후보군을 물색할 담당자가 될 공산이 현재로서는 커 보이는데요. 

지난 2017년, 미국의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가 사실상 끊겼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더욱 치열해진 미·중 패권 경쟁 속 '초격차'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해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삼성전자.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정 부사장이 삼성에 필요한 남은 퍼즐을 어떻게 채워갈지 재계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롯데 구원투수 '김상현 매직' 적중 

저희가 꼽은 두 번째 인물은 김상현 롯데쇼핑 유통 담당 헤드쿼터(HQ) 총괄 대표입니다. 

'신동빈 회장이 콕 집은 구원투수' '42년 롯데쇼핑 역사상 첫 비 롯데맨 CEO' 반년 전, 김 대표 취임 당시 그에게 따라붙었던 별칭들입니다. 

김 대표가 2분기 실적을 통해 세간의 이러한 평을 증명하고 나섰습니다.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서인데요. 

매출액은 3조 9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이 744억 원으로 무려 882%나 폭등했고, 당기순이익은 455억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핵심 점포 리뉴얼 작업 등이 점차 효과를 내며 주력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이 개선됐고요. 

점포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작업을 마무리하며 무거웠던 몸집도 전과 비교해 가벼워졌습니다.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자 증권가도 '환골탈태', '진짜로 달라졌다'며 대체로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에게도 이번 실적의 의미는 무척이나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와 비교해 유독 부진했던 가운데 '뭘 해도 안 되는 회사'라는 혹평을 딛고 일궈낸 성과라서입니다. 

무엇보다 신동빈 회장의 설득 끝에 수락한 자리였단 점에서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란 후문입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P&G뿐 아니라 홈플러스, 홍콩계 리테일 기업 DFI 등에서 35년가량 일한 유통 전문가였던 만큼 자칫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을 경우 경력에 흠으로 남을 수 있어서입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가 자신이 외부 인사라는 특징을 십분 살려 왜 소비자들이 그동안 롯데의 서비스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는지 내부에서 보지 못했던 약점을 보완했던 게 주효했다고 평가합니다. 

사업 초창기 불안정한 서비스로 혹평을 받았던 '롯데온'을 직접 써본 뒤에 불편했던 사항을 하나하나 적어 해당 부서에 전달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외국계 회사 특유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업무 방식, 수평적 소통 문화를 롯데 내부에 적극 이식하며 경직된 조직 문화를 바꿔나간 점도 호평받습니다. 

신동빈 회장도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얼마 전 사장단 회의 자리에서 "CEO의 중요한 덕목은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비전과 실행에 필요한 새로운 리더십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경쟁사와 비교해 여전히 취약한 이커머스 부문과 백화점과 마트를 제외한 다른 사업부의 초라한 성적표는 앞으로 끌어올려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혁신과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롯데의 구원투수를 넘어 특급 선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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