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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조금 vs. 中 배터리…현대차의 딜레마

SBS Biz 서주연
입력2022.08.09 17:37
수정2022.08.09 18:42

[앵커]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로 중국 견제에 나섰습니다. 

미국 내에서 만들고 중국산 배터리나 원료를 쓰지 않는 전기차에만 세금 혜택을 온전히 주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선 보조금을 못 받는 셈이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업체는 미국의 보조금과 중국의 가성비 좋은 배터리 사이에서 복잡한 셈법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서주연 기자, 기아차가 얼마 전 처음으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출시하면서 얘기가 많았잖아요? 

[기자] 

지난 6월 공식 출시된 기아의 신형 니로 전기차인데요.

구형 모델에는 국내 기업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됐는데 신형 모델에는 국산보다 가격이 최소 25%에서 40%까지 싼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CATL의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내수뿐 아니라 수출모델에도 탑재했습니다. 

업계 1위인 현대차그룹에서 중국 배터리 탑재했다는 건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성능도 많이 좋아졌다는 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앵커] 

니로의 경우 미국 수출용에도 중국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건데 그럼 보조금을 못 받는 거죠? 

[기자] 

니로EV의 경우 기존 판매가가 4,530만 원선인데 배터리 가격이 전체의 40% 정도인 2,100만 원입니다. 

중국산 배터리가 최대 40%까지 싸다고 가정하면 약 840만 원 정도 원가 절감이 되는데요.

미국의 전기차 지원금을 다 받으면 7,500달러, 우리 돈 900만 원 선입니다. 

중국 배터리를 탑재해서 보조금을 못 받아도 배터리값이 낮아지면 최종 소비자가격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항구 /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 최근에 중국 전기차 가성비도 굉장히 좋아졌고, 현대차가 중국산 저가 배터리를 탑재해서 미국으로 들어가서 가격을 내릴 경우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은 그것이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더라도 선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죠.] 

[앵커] 

중국산 배터리나 원료도 문제지만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죠? 

[기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아이오닉5와 EV6인데 전량 국내에서 생산됩니다. 

현재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 보조금을 덜 받거나 못 받을 수 있습니다. 

GV70 전기차의 경우 올해 10월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 예정이지만, 노조 허락을 받아야 하는 데다 생산량 증가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지아 전기차 전용 신공장 역시 2025년에야 가동합니다. 

미국에서 팔 전기차 물량을 모두 현지 생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당분간 일부 보조금을 포기하되, 해당 기간 다른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SBS Biz 서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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