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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디지털 외치면 뭐하나…대출 신청은 ‘비대면’·연장은 ‘대면’

SBS Biz 권준수
입력2022.08.09 17:36
수정2022.08.09 18:42

[앵커] 

요즘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모바일로 신청 많이 하실 겁니다. 

그런데 시중은행의 경우 가입은 비대면으로 했는데 대출을 연장하려면 온갖 서류를 떼서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그만큼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왜 그런지 권준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직장인 이모 씨는 1년 전 시중은행에서 받은 마이너스 통장을 연장하려고 하자 영업점을 방문하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모 씨 / 직장인 : 주민등록초본 같은 문서랑 이것저것 떼야 하는데 이럴 거면 처음부터 대면으로 (신규 대출을) 했으면…. 편하게 핸드폰으로 대출받아놨는데도 연장은 영업점으로 오라고 하니까 귀찮은 거죠.]

대출을 신청할 때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이뤄지지만 시중은행의 경우 연장을 하려면 다시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넷 은행에서는 재직 여부와 신용등급이 바뀌어도 모두 비대면으로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A : 소득정보를 결국 인터넷에서 끌어와야 하잖아요. (고객의) 소득정보가 최근에 바뀌어 갖고 최신 정보를 못 끌어오는 경우도 있고.]

다른 시중은행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B : 연장 시점에 본인이 1년 사이 신용도의 급격한 하향이나 2금융권이나 타 금융에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 반영해야 해서.]

시중은행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 기업과는 달리 기술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도진 /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 시중은행의 한계점 같아요. 인터넷 은행과는 태생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거고.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담당자들한테 '(고객을) 한 번도 부르지 않고 그렇게 했단 말이야'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지난 2017년 인터넷 전문 은행 출범으로 은행업권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시중은행마다 A.I. 은행원을 앞세우는 등 디지털 통합 플랫폼 준비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기존 은행업에 대한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승자독식인 모바일 생태계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SBS Biz 권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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