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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물적분할…"자회사 동시상장 시 주식 현물 배분해야"

SBS Biz 안지혜
입력2022.07.27 17:54
수정2022.07.27 18:54

[앵커]

우리 증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 이슈입니다.

대표적으로 2년 전 LG화학 물적 분할 사태,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요.

정부가 주주 피해가 없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나섰는데, 그 방향을 두고 벌써부터 틀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안지혜 기자, 우선 물적 분할이 뭐고,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자]

물적 분할은 회사의 주요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를 만들고, 이 자회사의 주식 전부를 모회사가 갖도록 하는 기업 분할제도입니다.

이렇게 떼어낸 자회사를 상장시키면 모회사는 자회사 경영권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투자금 역시 확보할 수가 있는데요.

보통 이렇게 떼어내는 곳들이 회사의 알짜 사업인 경우가 많아서, 기존 모회사 주주는 주가 하락 등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전후 LG화학의 주가 폭락 사태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앵커]

정부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요?

[기자]

금융위는 최근 물적 분할 공시 강화, 자회사 상장 시 상장심사 강화,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신주우선배정까지 4가지 대안을 우선 내놨는데요.

최종안은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9월께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하지만 이게 최선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고요?

[기자]

물적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도입은 바람직합니다만, 이때 회사가 되사들이는 주식 가격은 현재처럼 시가가 아니라, 기업 가치 등을 반영해 보정한 공정 가격이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김규식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 (시가 도입 시) 주가를 조종해서 대주주에게 유리한 (물적 분할) 시점을 선택한다든지 이런 일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주식매수청구권을 도입하려면 공정 가액으로 도입해라….]

[앵커]

또 어떤 대안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포럼은 궁극적으로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예를 들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82% 보유 중인데, 이중 절반 정도는 LG화학 소액주주에게 현물 배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박영옥 / 스마트인컴 대표(필명 '주식농부') : 공정하지 않잖아요, 우리 시장 자체가. 그래서 제가 (그동안) 주식 투자를 권유해 왔는데 지금은 아무리 좋은 기업에 투자를 했어도 투자한 기업들이 자본 거래나 손익 거래를 통해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고….]

주주 보호엔 모두가 동의하지만, 해결책에선 이렇듯 생각이 달라서요.

최종안까지 남은 두어 달, 어떻게 결론이 모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안지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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