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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이게 최신] 4기도 완치된다는 대장암 치료…어디까지 발전했나

SBS Biz 이광호
입력2022.07.22 18:53
수정2022.11.28 14:55

[앵커]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대장암 환자는 2만 9000명, 환자 수 2만 명을 넘긴 5개의 암 중 하나였습니다. 

5년 생존율은 74%, 발견만 제때 한다면 위암과 함께 높은 확률로 생존을 기대해볼 수 있는 암입니다. 

특히, 다른 장기까지 암이 퍼진 4기여도 대장암은 치료가 된다는 말이 있어서 환자분들이 희망을 갖게 되기도 하죠. 

인간을 괴롭히는 각종 질병의 최신 치료법을 알아보는 의술, 여기까지 왔다. 

오늘은 대장암에 대해 이광호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이것부터 짚고 가죠. 

대장암은 4기도 완치된다, 맞는 말인가요? 

[기자] 

일부는 맞습니다. 

왜 이런 말이 나왔냐면, 다른 암은 4기가 되면 수술을 해도 의미가 없는 상태라고 봅니다. 

대장암은 좀 다릅니다. 

몸 곳곳에 퍼져 있더라도 그걸 수술로 떼 낼 수만 있다면 완치를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니까 대장암이라고 4기에서 무조건 완치가 된다는 건 아니고, 수술을 시도할 수 있는 암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앵커] 

그러면 생존율에는 영향이 없나요? 

[기자] 

영향이 있습니다. 

다른 장기까지 암이 번지는 걸 원격전이라고 부르고, 암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 상태를 보통 4기로 봅니다. 

그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이 위암은 6.4%, 폐암은 10%에 그쳤는데, 

[앵커] 

수술이 적극적으로 시도될 테니까 관련 기술도 많이 발전했겠네요? 

[기자] 

일단 최근까지 아주 오랫동안 관심을 받았던 수술법은 괄약근을 살리는 수술이었습니다. 

괄약근이 없으면 배에서 호스를 빼서 항문을 대체해야 하는데, 말만 들어도 생활이 편하지 않겠죠. 

그래서 보통 수술을 먼저 하고 항암이나 방사선을 쓰는 다른 암과 달리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은 항암과 방사선을 먼저 하기도 합니다. 

그걸 통해 암을 줄이고 최대한 항문을 보존해서 수술을 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런 수술법도 최소 20년도 더 전에 이미 도입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최신 수술은 뭔가요? 

[기자] 

수술의 큰 갈래 자체는 항문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복강경 수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건데, 그 디테일에서 변화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암이 있는 대장 부위를 잘라내고 남은 대장 양 끝을 붙이는데, 이걸 보통은 배 밖으로 꺼내서 하거든요. 

그런데 안에서 바로 이어 붙이면 환자의 회복이 좀 빠르지 않겠냐, 이런 기대를 갖고 시행되는 수술이고요. 

아예 배가 아니라 반대방향, 그러니까 항문에서 수술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실제 수술을 하고 있는 대학병원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지원 /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특히 비만하고 남자 같은 경우에는 골반이 좁기 때문에 수술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이나 개복수술 모두 다 위에서 아래로 접근했다고 하면, 이건 항문을 통해서 직장을 절제하면서 위로 올라가는 형식으로 수술하는 방법들이 도입이 되고 있고….] 

이렇게 되면 배에 나는 복강경 흉터도 없앨 수 있고 뱃속을 덜 헤집으면서 절제 수술을 할 수 있겠죠.

수술은 이런 식으로 단순 생존을 넘어서 환자의 회복까지 고려하는 식으로 발전하는 중입니다. 

[앵커] 

수술은 이쯤 하고, 항암치료는 발전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항암치료는 사실 최근 10년 넘게 표적치료제 하나와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 하나를 함께 쓰는 방식이 쓰이고 있습니다. 

대장의 왼쪽, 항문에 가까운 쪽 대장암은 세툭시맙이라는 표적치료제와 세포독성 항암제를 쓰고요. 

반대편인 오른쪽 대장암은 베바시주맙이라는 치료제와 세포독성 항암제를 씁니다. 

여기도 이런저런 제한사항이 있긴 한데 핵심은 그 치료법들이 10년 넘게 별로 변화가 없다는 겁니다. 

면역치료제나 새로운 치료제들이 몇 년 새 도입되긴 했는데, 아직 95% 이상의 환자들이 쓰는 약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약의 종류보다는 그 약을 언제 어떻게 쓰느냐가 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앵커] 

그 방식이 뭔가요? 

[기자] 

다학제라는 건데요. 

여러 의사들이 동시에 한 환자를 진료하는 겁니다. 

예전부터 그렇게 하던 거 아니었냐, 하면 맞는데 조금 다릅니다. 

실제 다학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대학병원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죠. 

[오상철 /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 : 옛날 같으면 자기 환자라는 생각이 많아서 한 번 치료를 하면 끝까지 혼자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을 텐데, 최근에는 다학제를 하기 때문에 외과 선생님들이 보시고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면 항암치료를 하는 기간 중간에도 언제든지 수술을 할 수 있고….] 

핵심은 환자의 상태에 모든 관련 의사들이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겁니다. 

다른 암보다 유독 이 대장암 취재를 하면서 다학제 이야기를 꺼내는 의사들이 많았는데요. 

대장암은 항암치료와 방사선, 수술까지 암 치료에 쓸 수 있는 치료법들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를 내는 암입니다. 

보통은 방사선 쓰기가 어렵거나 치료제가 부족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렇게 무기가 많다 보니까 어떤 무기를 언제 사용하느냐가 치료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암보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다학제가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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