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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궁금해] '우당탕탕' 쿠팡...연 22조원 벌어도 '망한다' 소리 듣는 까닭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7.20 14:25
수정2022.07.24 09:27



이 서비스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지?라는 질문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물건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가져다주고, 각종 혜택과 할인을 꾸준히 제공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이미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업이기 때문에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이상한 점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에 ‘궁금해궁금해’ 이번 편에서는 쿠팡의 특징과 지난 행보, 미래 전략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커머스 1위지만 만년 적자인
이상한 쿠팡...무엇이 문제일까?

쿠팡은 2021년 매출 22조원을 돌파하며 2010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유통회사 중에 연 매출이 20조원을 넘긴 곳은 이마트가 유일하고, 쿠팡이 출범 10년을 갓 넘긴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엄청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벌어들인 만큼 이익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1조1000억원 △2019년 –7200억원 △2020년 –6200억원 △2021년 –1조8000억원으로 단 한 번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는데요.


 

그럼에도 쿠팡은 흔들리기는커녕 여전히 건재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보면 두둑한 지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요. 기업 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2022년 1분기 기준 34억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30억달러를 투자받았고,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5조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자산이 있었기에 유통 대기업들과의 치킨게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겁니다.

또 다른 이유는 생존에 그치지 않고 유통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매출 증가율이 15%대인 반면 쿠팡은 5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는데요.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 이상 구매한 경험이 있는 활성 고객수 역시 1793만명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회원도 9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쿠팡은 분명 매출과 점유율 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 역시 존재합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뉴욕증시 상장 이후 자금줄에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만년 적자 회사라는 타이틀을 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 흐름에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상장 당시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했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33조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 5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30달러, 20달러로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서는 10달러의 벽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쿠팡이라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불안한 신호는 또 있습니다.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쿠팡의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매각한 일인데요. 지난해 9월에는 2조원에 5700만주, 올해 3월에는 1조3000억원에 5000만주를 각각 매각해 상장 이후에도 쿠팡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했던 말을 뒤집었습니다.
 

그렇다면 쿠팡은 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걸까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물류 센터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쿠팡은 전국 400만㎡(약 121만평) 부지에 100곳의 물류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부산, 창원, 완주 등 6곳에 1조원을 투입해 새로운 물류 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겠다는 거죠.

다만 로켓배송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고 해도 흑자 기업으로 전환하기에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으로 미국의 아마존이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같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데요.
 

일단 아마존의 성공 배경에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내수 시장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900조원에 달해 180조원인 대한민국의 5배 수준인데요. 또한 아마존은 미국 외 지역에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쿠팡은 한국에 한정돼있다는 점도 수익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마존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갖고 있습니다. AWS는 아마존 전체 수익의 절반이 넘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입원이지만, 확실한 돈벌이 수단이 없는 쿠팡으로서는 오롯이 이커머스에서만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미국과 달리 영토가 작고 일일생활권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도 쿠팡과 비슷한 배송 경쟁력을 갖추기가 용이합니다. 다시 말해 쿠팡이 흑자를 내더라도 신세계, 롯데, 네이버, 11번가는 물론 편의점 등도 언제든지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로서는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했지만 모든 파이를 독점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쿠팡도 나름의 돌파구를 찾는 중인데요. 지난해 말에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가량 인사했고, 6월부터는 기존 회원에도 같은 가격을 일괄 적용했습니다. 쿠팡의 유료 회원수가 9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월 180억원, 연간 2160억원 가량의 추가 수익을 얻어낸 셈입니다.

또한 쿠팡은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OTT인 쿠팡플레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쿠팡파이낸셜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대출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입점 판매자들에게 리스, 할부금융서비스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쿠팡의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제2의 아마존이 될지, 영원히 이익을 내지 못하는 덩치 큰 회사의 대명사가 될지 섣불리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쿠팡은 매출 측면에서 꾸준히 성장해왔고, 국내 유통업계에서 새 역사를 쓴 기업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과연 쿠팡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요?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지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기획·구성: 조슬기 기자
작가: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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