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조심하세요'…집값 하락에 전세가>매매가 속출
SBS Biz 김기송
입력2022.07.10 11:03
수정2022.07.10 21:00
최근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웃도는 '깡통 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1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매매·전세 거래가 한 번씩이라도 있었던 경우는 2만9천여 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평균 전세 가격이 평균 매매 가격을 추월한 사례는 7.7%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올해 매매·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었던 주택의 7.7%는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깡통전세' 상태에 놓였거나 그럴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이 가운데 수도권 사례가 23.6%로, 부동산R114는 주로 지방 위주였던 깡통전세 위험 단지들이 올해 대선 이후 수도권 외곽의 집값 하락으로 수도권 쪽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습니다.
만약 기간내 매매 최저가가 전세 최고가보다 낮은 경우로 범위를 확대하면 깡통전세 위험 거래는 16%(4천687건)로 늘어납니다.
금액별로는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이 1억원 이하인 저가 아파트가 36%를 차지했습니다. 저가주택일수록 매매가격이 전셋값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역별로 깡통전세 위험이 큰 곳(매매·전세 평균가 비교)은 전북(해당 지역 거래중 21.5%), 경북(19.0%), 충북(18.1%), 전남(15.6%), 강원(12.2%), 충남(11.3%) 등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이들 지역의 6월 전세가율은 충남이 78.9%로 가장 높고 이어 경북(78.6%), 충북(77%), 강원(76.8%), 전남(75.5%), 경남(75.4%), 전북(74.9%) 등의 순으로 80%에 육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값 하락기에 전세가율이 매매가의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서울과 경기는 조사 대상 가운데 평균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각각 4.5%, 3.4%였습니다. 서울은 주로 소형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 포함)나 도시형생활주택, 빌라 등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2년여간 서울 곳곳에서 분양가 3억원 이하의 소액 빌라 분양이 많았는데, 이들 빌라는 2억4천만∼2억5천만원에 전세를 놓으면 자기 돈 5천만원 이하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2년 전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역전세 현상 확산 등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도 늘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HUG가 대신 갚아줘야 할 보증사고 액수는 모두 272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3월까지 사고액수가 1천391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두 달 만에 2배 가까이로 불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깡통전세 현상이 당장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2년간 전셋값이 급등한 상태에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깡통전세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하락했지만 2년치 오른 것에 비하면 낙폭이 큰 편은 아니어서 아직 깡통전세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며 "다만 집값 하락이 계속된다면 최근 2년간 갭투자가 많았던 곳을 중심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빌라·다세대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깡통전세가 문제 될 수 있다"며 "세입자들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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