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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표 "다른 의견에 귀 닫는다면 KDI 원장 남을 이유 없다"

SBS Biz 윤선영
입력2022.07.06 14:15
수정2022.07.06 14:40

[홍장표 KDI 원장(KDI 제공=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 KDI 원장을 두고 ‘우리(새 정부)하고 너무 안 맞는다’며 사퇴 압박을 한 가운데 홍 원장이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사퇴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홍 원장은 오늘(6일) '총리님 말씀에 대한 저의 생각'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홍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는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다. 윤석열 정부가 표방한 민간주도성장은 감세와 규제완화를 핵심 축으로 한 이윤주도성장"이라며 "이는 지난 10년 전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에 표방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다르지 않다. 현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하여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께서 소중한 조언을 주셨지만, 이번에는 제가 KDI 원장으로서 조언을 드릴 차례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홍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며 "같이 갈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고 하신 것은 연구의 중립성과 법 취지를 훼손시키는 부적절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총리께서 저의 거취에 관해 언급하실 무렵, 감사원이 KDI에 통보한 이례적인 조치도 우려된다"며 "만약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 총리께서는 부디 다름을 인정하시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셔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시길 소망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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