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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내 퇴직금 어떻게 달라질까?

SBS Biz 황인표
입력2022.07.05 15:43
수정2022.07.06 14:30

■ 경제현장 오늘 '이슈 체크' -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제대로 아는 직장인들 얼마나 될까요. 아마 절반도 안될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할 새로운 제도가 도입됩니다. 디폴트옵션이라는 건데요. 퇴직연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도록 사전에 운용방식을 정해두는 제도입니다. 퇴직연금 운용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나오셨습니다. 

[앵커] 

퇴직 연금에 대해서 디폴트 옵션이 됩니다. 12일부터 시행된다고 돼있네요. 디폴트. 채무 불이행이라는 단어인데 여기서 말하는 디폴트는 컴퓨터에서 이야기하는 기초 값, 기본값의 뜻일 거 같은데 정확히 뭔가요?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우리나라에 없는 개념을 새로 도입하다 보니까 되게 헷갈리는데 혹시 컴퓨터에서 웹서핑할 때 웹브라우저 열면 어떤 분은 네이버를 기본 화면으로 어떤 분은 구글을 기본 화면으로 해두잖아요. 서핑을 하다가 다시 홈 화면을 누르면 기본값으로 돌아가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디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퇴직 연금 가입자. 특히 확정 기여형 퇴직 연금 제도에서는 근로자가 자기 퇴직금을 어디에 운영하는지 지정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정하지 않고 방치하는 수가 있어요. 아니면 투자된 상품이 만기가 됐는데 새로 지정해야 되는데 안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경우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돌아가서 그 방법으로 운용하겠다고 해서 디폴트 옵션, 또는 사전 지정 운용 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만기 되거나 또는 처음 가입하더라도 어떻게 할지 가만히 있어도 미리 정하는 방법대로 한다는 거죠?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보통 처음 퇴직 연금 가입하고 2주가 지났는데도 자기가 운용 방법을 지정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방법대로 운용이 되는 거고요. 상품 만기가 도래했는데 4주가 지났는데도 운용방법을 새로 지시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운용할 거라고 알려줘요. 그러고 나서도 지정 안 하면 2주가 지난 후 사전에 정해진 방법으로 운용되도록 맡기는 제도입니다. 

[앵커] 

퇴직 연금이 노후에 아주 중요한 보장 수단인데 이거 어떻게 운용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 또는 바쁘다 보니까 무관심으로 가는 분들 꽤 많을 거 같아요. 그러면 사전 운용 지정하니까 사전에 운용 방식을 지정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사전에 지정하는 운용 상품군들을 만들어놨습니다. 그래서 금융 회사에서 이런 유형으로 사전에 상품을 운용할 거라는 군을 만들어서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습니다. 그 승인받은 상품을 갖고 회사에 가서 이 상품 중에서 당신 회사에 적합한 상품을 골라달라고 하면 회사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고 퇴직 연금에 반영합니다. 근로자가 상품군이 나왔으니까 그중에서 금융회사 설명을 잘 듣고 자기에게 맞는 상품군을 골라서 지정하는데 이때 들어갈 수 있는 상품군이 뭐가 있느냐. 대표적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은 들어가 있습니다. 그 외에 범령에서 정하고 있는 펀드와 같은 상품들이 해당된다고 보면 되는데 펀드 중 대표적인 게 타깃 데이트 펀드라는 게 있습니다. TDF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은퇴 시점을 의미하죠. 은퇴 시점을 정해두면 은퇴 시점이 다가올 때까지 주식 비중을 갈수록 줄여 나가면서 안정적으로 운용해나가는 것.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는 공격적으로 운용하다가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주식 비중을 줄여가는 걸 자동적으로 해주는 게 타깃 데이트 펀드고요. 자산배분형 펀드가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펀드 내에 들어가 있는 다양한 자산을 배분해주는 걸 펀드 매니저, 펀드가 알아서 해주는 걸 자산 배분형 펀드라고 보시면 되고요. 단기 채권형 펀드 MMF 같은 것도 들어가 있고요. 부동산,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도 들어가 있어서 이 중에 단독으로 지정할 수도 있고 혼합해서 운용하는 방식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만들면 고용노동부가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해서 사전 승인을 하게 돼있습니다. 

[앵커] 

고용노동부에서 승인받은 상품 중에서 직장인들이 선택을 하는군요. TDF, 채권형, 또는 섞어서 하겠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고용노동부에서 승인해주면 그 상품중에서 회사가 선정을 하잖아요. 그 상품군 중에서 근로자는 설명을 듣고 나한테 제일 적합한 게 뭔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퇴직 연금 가입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말씀하셨듯이 자기가 어떤 상품을 운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요 심지어 퇴직 연금 제도가 확정 기여형 제도이지 확정 급여형이라고 해서 회사가 운영하는 제도 인지도 구분 안 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앵커] 

확정 기여형 제도인지 확정 급여형 잘 기억을 못 하시는 분들이 많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그러니까 자기가 투자하고 있는 상품이 어떤 건지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한다고 하더라도 대다수가 퇴직금은 안전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거의 대부분 상당수가 원리 보장 상품 중심으로. 전체 DC형 퇴직금 적립금의 8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가입되어 있거든요. 

[앵커] 

자기가 운영할 수 있는 DC형도 80%가 원리금 보장에 들어가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그러다 보니 안정적이지만 수익은 많이 못 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퇴직 연금 수익률이 좋은지 안 좋은지 평가를 많이 하는데 원리금 보장 상품의 80%가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낸다는 게 사실상 쉽지는 않잖아요. 전반적으로 자산 운용 방법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있었고 가는 길 중 하나가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방금 이야기한 디폴트 옵션 관련 법 시행령이 통과했는데 시행령 안에 말씀하신 내용이 다 구체화된 거예요?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법안은 작년에 통과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 거냐라는 부분이 있는데 구체적 시행 요건 중에서 사전 승인할 때 안전한 상품 중심으로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합리적 수익률을 제시하고 걸맞은 리스크를 부담하는지 정도를 잘 봐서 적합한 상품 승인을 할 건데 그중 원리금 보장 상품이나 법에서 정한 펀드, 혼합 유형 상품 중에 일정 부분이 승인을 받고. 가입자한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되잖아요. 그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건지 하는 것들 부분인데. 꼭 제시해야 하는 것이 어떤 자산이 배분돼있는지. 위험 등급, 손실 가능성, 과거 수익률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근로자가 그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거죠. 그리고 실질적으로 만기 됐는데 장기간 방치해서 사전 지정 옵션이 가동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도 갑자기 가면 안 되니까 지금부터 사전 지정 옵션 제도가 시행된다는 안내를 해줘야 하고요. 

[앵커] 

시행될 거니까 의사 표시를 하라.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안내해주면서 그때 당시 지금 들어가는 상품 형태, 특징을 다시 한번 안내해주도록 하고 있고요. 사전 지정 운용 방법에 대해서는 분기별 1회 이상 공시를 하도록 해놓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인터넷 게시판에 관련된 내용들이 어떻게 운용되고 수익률은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시행령에서 이런 부분을 정해놓은 겁니다. 

[앵커] 

그러면 분기별로 공시하게 된다면 연금 사업자들, 미래에셋증권. 증권회사들인가요 주로?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은행, 증권, 보험 회사가 다 해당됩니다. 

[앵커] 

고객은 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고객은 회사에서 선정한 연금 사업자의 사전 지정 운용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겁니다. 

[앵커] 

고용노동부는 시행령에 따라서 분기별로 수익률을 공시한다. 그러면 수익률이 공개되니까 경쟁이 있겠네요.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금융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잘 운용하려고 할 겁니다. 안정적으로 잘 운용해서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만들어놔야 근로자들이 상품을 선택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제대로 운용하고 공시를 계속해나가고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규모가 커져야 제대로 운용할 수 있잖아요. 일정기간 지나면서 규모가 제대로 커 나가야 운용하는 것도 용이성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전체적인 금융회사 입장에서 제대로 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앵커] 

지금 퇴직 연금 전체적 금액이 어느 정도 됩니까?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전체 금액은 295조. 가장 최근 자료가 2021년 연말 기준 자료인데. 지금은 300조 훨씬 넘었을 건데 그때 기준으로 295조 정도 되고요. 그중에서 회사가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디비형이라고 해서 확정 급여형 제도에 적립된 돈이 171조. 전체 적립금이 58% 정도 되고요. 이번에 사전 지정 운용 제도, 디폴트 옵션에 대상 되는 게 DC형 제도잖아요. 기업형 IRP라고 하는 게 이번 제도의 대상인데 그 금액의 77.6조 원 정도 돼서 전체 퇴직 연금 적립금이 26% 조금 넘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게 근로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이 연말정산에 세액공제받으려고 가입하거나 퇴직금을 놓고 연금 받는 상품으로 가입하는 게 개인형 IRP가 있는데 그게 46.6조 원 정도 돼서 전체 퇴직 연금의 15% 정도 됩니다. 

[앵커] 

그러면 디폴트 옵션이 시행되면 개인들, 직장인들은 뭘 신경 써야 됩니까? 수익률을 잘 체크해야 됩니까?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금융회사에서 선택할 수 있는 디폴트 옵션이 어떤 게 있다고 설명하러 올 거예요. 자료를 줄 거잖아요. 그 시점에서 근로자가 해야 될 것은 현재 자기 퇴직금을 확인해봐야 해요. 퇴직금이 어디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그 점검을 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생각하시고 그다음 진지하게 내가 퇴직금을 운용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는 게 좋은지 판단하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고요. 그다음에 디폴트 옵션 제시하는 것 중에서 수익, 변동성, 위험 요소를 잘 감안해서 자기한테 적합한 상품을 정하면 되거든요. 디폴트 옵션 상품 정했다고 그 상품으로 바로 바뀌는 건 아닙니다. 정해두면 나중에 금융 상품 만기가 도래했는데 내가 상품 선택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4주가 지나면 아직 선정 안 했는데 그대로 두시면 사전 운용 제도 정한 상품으로 바뀐다고 안내가 오고 그다음에도 2주간 선정을 안 하면 6주가 총 지난 후에 바뀝니다. 

[앵커] 

퇴직 연금 수익률을 조금 더 높여주자는 취지인데 대체로 퇴직 연금이 원리금 보장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하는데 요즘같이 주가가 떨어질 때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 낫지 않아요?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떨어질 줄 알았으면 미리 옮겨놨으면 좋을 거 같은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할 필요는 있는 거 같고요. 지금은 원리금 보장 상품이 좋아 보이지만 작년, 재작년 같은 상황을 맞이하면 원리금 보장 상품이 어려울 수 있잖아요. 합리적으로 자산을 잘 배분해서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고요. 디폴트 옵션 상품을 고르거나 현재 운용하는 상품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로 지금 눈앞에 보이는 수익률만 보지 말고 5년 정도 장기 수익률 자료를 보시고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앵커] 

적극적으로 미리 운용한 나라의 경우 확실히 수익률이 좋았습니까?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 

우리나라 같은 경우 DC형 퇴직 연금 수익률이 2%대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데 미국, 호주는 그 전에도 잘 운용했지만 디폴트 옵션 도입 이후에 6~8% 정도의 평균 수익률을 내고 있어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려운 시점이지만 우리나라보다는 좀 더 나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디폴트 옵션 도입이 가장 큰 것은 근로자로 하여금 내 퇴직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볼 수 있는 정확한 계기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이번 계기고 자기 퇴직 급여 운용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디폴트 옵션 사전 운용 지정 제도 퇴직 연금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본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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