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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갈아타기도 쉽지 않아…서민 주담대도 10년 만에 최고

SBS Biz 김성훈
입력2022.06.27 14:50
수정2022.06.27 15:17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을 위한 정책금융상품 금리도 가파르게 뛰고 있습니다. 

낮은 이자에 장기 상환이 강점인 '보금자리론' 금리는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르며, 연 5%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랴부랴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습니다.

보금자리론·적격대출도 어느덧 '5%' 초읽기 
주택금융공사는 7월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40년 만기 u-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6%에서 연 4.85%로 오릅니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또는 신혼부부 연 소득 8500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시세 6억원 이하의 주택 구입 자금을 최대 40년 간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서민전용 정책대출입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2012년 8월 이후 9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시중은행에 따르면, 적격대출 금리도 다음 달 연 4.85%까지 오릅니다.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대상으로,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최대 5억원을 40년 간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입니다. 

두 정책금융 주담대 금리는 올 2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하며, 5%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치솟는 건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국채 금리의 상승세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7일 3.855%까지 뛰었습니다.

2011년 8월 4일 이후 10년 10개월만에 최고치입니다. 

주금공 관계자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급등해 상당한 수준의 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민생안정 정책 기조와 높은 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서민의 주거비용 부담을 고려해 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치솟는 금리, '안심전환대출·체증식 상환'에도 불똥
주택금융공사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8%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여전히 정책금융상품의 금리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기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리금을 상환해 나가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안심전환대출'은 제 1·2금융권의 변동·혼합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입니다. 

부부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고 주택 시가가 4억원 이하인 대출자를 대상으로 최대 2억5000만원을 지원합니다. 

정부는 올해 20조원 규모를 공급하고, 내년에도 금리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20조원을 추가 공급할 방침입니다.  

주금공 관계자는 "어떤 금리 수준의 대출자들을 바꿔줄지는 신청을 받아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서민 취약계층 지원 취지에 맞춰 기존 금리 수준은 안심전환대출 대상 선정 기준으로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구간을 설정해 낮은 순부터 9월 중순부터 10월초까지 순차적으로 주금공과 시중 은행을 통해 신청을 받을 계획입니다. 

이후 최소 60일 이상의 심사기간을 거쳐 11월쯤 갈아타기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다만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시행 시점에 보금자리론 금리에서 0.3%p를 낮춘 금리를 적용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지원의 형평성과 신속심사를 위해 추가 우대금리 역시 운영하지 않을 방침이라, 향후 보금자리론의 금리 추이에 따라 이자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내년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나라도 쫓아갈 수밖에 없다"며 "연말까지 금리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자료=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

여기에 정부는 8월부터 이자부담 경감 방안으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에 대한 50년 상환기간 도입과 함께 '체증식 상환방식' 확대도 내놓았습니다. 

현재 30년 만기까지만 선택 가능한 걸 40년 만기까지 늘리는 내용입니다. 

'체증식 상환방식'은 쉽게 말해 대출 초기에는 원금 상환 비율을 낯추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원금 상환 규모를 키워 대출 초기 상환 부담을 완화해 줍니다. 

금융위원회는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으로 3억원 대출을 받은 대출자를 예시로 들며,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대출을 받은 뒤 최초 10년 간 상환액이 원리금 균등상환액이 1억6416만원인 반면, 체증식을 선택할 경우 1억4888만원으로 1528만원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자부담 완화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상봉 교수는 "조삼모사"라고 평가하며 "상환기간에 따라 원리금상환 비율만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고 장기상환에 따른 이자부담도 크다"면서 "장기상환 만료 시점이면 거의 대출자가 은퇴한 이후이고, 또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원리금 상환이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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