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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이게 최신] 치료제 부족했지만…간암 치료, 면역항암제로 '돌파구'

SBS Biz 이광호
입력2022.06.24 17:51
수정2022.11.28 14:54

[앵커] 

우리 장기 중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있죠. 

병에 걸려도 증상이 별로 없어 늦게 알아채게 된다는 뜻입니다. 

간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7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지만 생존율은 37.7%로 위암이나 대장암 등보다 훨씬 치료가 어렵습니다. 

인간을 괴롭히는 각종 질병의 최신 치료법을 알아보는 의술, 여기까지 왔다. 

오늘(25일)은 간암 치료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광호 기자 나왔습니다. 

일단 간암은 왜 치료가 어려운지부터 짚어보죠. 

역시 '침묵의 장기', 그 부분이 문제인가요? 

[기자] 

그 말도 근본적으로는 맞습니다만 다른 암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까다롭다는 게 문제입니다. 

표적항암제, 들어보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미사일처럼 암을 찾아간다는 이미지를 보통 떠올리시는데 정확히는 암의 돌연변이 세포 겉면에 있는 특이한 돌기를 인식해서 그 돌연변이에 딱 맞게 반응하는 치료제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다른 암에 비해 간암은 유독 이 돌기에 맞는 치료제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약이 없다는 뜻이군요. 

[기자] 

'넥사바'라는 표적치료제가 지난 2007년에 등장했는데 이게 글로벌 제약사들이 30년간 연구한 끝에 나온 약이었고요. 

지난 2020년 한미약품이 유일하게 복제약을 내놓은 약이기도 합니다. 

10년가량 또 새로운 약이 없다가 2019년이 돼서야 '렌비마'라는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나왔습니다. 

이 치료제들은 모두 종양이 혈관을 만들지 못하도록 해서 피가 부족해 종양이 죽게 만드는 약입니다. 

그런데 혈관만 억제하다 보니 종양이 더 커지지 않도록 막는 정도까지만 효과가 있었고, 종양을 줄이는 효과는 5%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앵커] 

면역항암제라는 것도 있잖아요? 

[기자]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을 억제시켜서 자기 크기를 키우는데, 이 억제됐던 면역을 되살리는 약이 면역치료제입니다. 

간암에서도 면역치료제를 쓰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특히 면역치료제와 표적치료제를 같이 사용했을 때 효과가 훨씬 커진다는 게 발견됐습니다. 

정말 최근, 지난달부터는 '티쎈트릭'이라는 면역치료제와 '아바스틴'이라는 표적치료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치료법이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관련해서 대학병원 현장에 있는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한상 /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 : 기존 치료 대비 약 40%의 생존율 향상을 기대했고, 1년 생존율도 약 13% 증가 소견을 보여서 새로운 1차(초기) 치료 요법제로 현재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앵커] 

새로운 치료에 문제점은 없나요? 

[기자] 

일단 보험 적용을 받는 데 걸림돌이 좀 있습니다. 

일단 다른 방식의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았어야 하고, 간 기능이 거의 정상 수준으로 좋아야 건강보험이 가능합니다. 

또, 면역항암제가 모든 암 환자에게 듣는 건 아니고요. 

30~40% 정도의 환자만이 이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간은 약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만큼 수술이 많이 시도됐잖아요. 

이 부분의 발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른 암 수술도 그렇습니다만 암 수술의 발전 방향은 대부분 복부를 크게 절제하는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더 적게 절제하고 환자를 수술하면서 회복 시간을 빠르게 하는 거죠. 

그런데 복강경 수술 같은 경우는 장기를 직접 보지 못하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봐야 하는데, 그 렌즈의 성능과 편의성을 높이는 게 중요했습니다. 

[앵커] 

예를 들면요? 

[기자] 

조영제라는 게 있습니다. 

몸에 시약을 넣고 암세포 근처에 달라붙게 해서 적외선 카메라로 보면 암세포만 형광색으로 빛나게 하는 건데요. 

암세포뿐만 아니라 간에서 담즙이 내려가는 길, 담도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 담도를 따라 조영제를 비추는 방식도 개발됐습니다. 

하지만 적외선 카메라 장비가 따로 필요하다는 게 과거에는 수술 시간을 늘리는 주범 중 하나였습니다. 

조영제 부분을 보려면 미리 찍어둔 영상을 보거나 아니면 카메라나 모니터를 그때그때 갈아 끼워서 봐야 했거든요. 

하지만 이 부분도 최근 몇 년 새 크게 개선이 이뤄졌는데, 역시 대학병원에서 실제 수술을 하고 있는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완준 / 고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 카메라에서 어떤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바뀌면서 일반적인 우리가 보는 빨간색 간이 까맣게 되고 암 부분이 하얗게 표시가 된다든지…. 외과 의사 입장에선 좀 더 수술을 정확하고 용이하게 만들어 주는 기계가 되겠죠.] 

[앵커] 

그런데 간은 이식도 가능하잖아요. 

이식은 어떨 때 하는 건가요? 

[기자] 

보통 절제가 안 될 때 이식을 하게 됩니다. 

간경화가 일어나서 딱딱해진 간은 절제가 안 되거든요. 

이식을 하면 바로 건강한 간이 들어가니 전이가 되지 않았다면 증상이 확 좋아지긴 합니다. 

다만 이식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간암 환자의 15~20% 정도고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간이 들어온 만큼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보통 이식 환자의 20% 정도는 암이 재발하게 되는데, 이때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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