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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 '멸공 대신 사이다' 선사한 신세계 정용진...'첫 출근 문전박대' 당한 KDB산업은행 강석훈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6.15 11:10
수정2022.06.18 09:00



CEO포커스의 조슬기 기자입니다. 열두 번째 영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통해 SNS로 단맛과 쓴맛을 본 대기업 총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완성차업계와 금융업계 신임 수장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피싱에도 화끈한 대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NS에서 ‘멸공’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다시 한번 SNS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메신저 피싱 사이다 대처법 때문이었는데요.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사진에 따르면 그는 최근 “엄마 내 핸드폰 고장 났어. 문자 보면 이 번호로 답장 줘”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자녀 사칭 메신저 피싱인데요.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휴대폰 사용에 문제가 있음을 알린 후 악성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빼내 카드 결제나 대출 등을 받는 사기 수법 중 하나입니다.



네티즌은 당시 피싱 문자를 받은 정 부회장의 대처법에 주목했는데요.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핸펀(핸드폰) 고장 났으면 네가 고쳐 써라. 그것이 내 교육의 원칙이다”라고 적는가 하면 영화 스타워즈의 대표 캐릭터인 다스베이더를 연상하게 하는 “아이엠 유어 파더”라는 멘트를 덧붙이는 유머를 보여줬습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역시 사이다”, “양식장을 통째로 낚으려고 한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고 이것이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2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는 당시에도 “아무리 이쁜 딸이라도 민증(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안 된다”라고 말하며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멸공 발언으로 신세계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과는 다른 모습인데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이렇게만 SNS를 써준다면 불필요한 논란은 앞으로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자 해결에 임금 인상까지?
신고식 앞둔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6월 초 한국GM 사령탑 자리에 오른 로베르토 렘펠 사장이 대규모 설비 투자 현장과 신차 생산 준비 상태 등을 점검하며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 출시 예정인 GM의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을 창원과 부평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챙겨야 할 게 무척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상황에서 어려운 과제가 더해졌습니다. 바로 노조와의 2022년 임금 협상 문제인데요.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임시 대의원 회의를 열고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요구안의 주 내용은 월 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400%의 성과급 지급입니다. 또 근속수당 14만원 상한 폐지와 직급수당 및 조립수당 인상, 직원 차량 구매와 정비 시 할인율 확대 등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습니다.

한국GM 노조 조합원의 평균 통상임금 수준을 고려하면 성과급 요구 액수는 1인당 1700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한국GM은 2021년 영업손실 3700억원에 당기순손실 1700억원으로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노조 측 요구를 들어주기 힘든 여건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노조는 사업장 내 비정규직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전환 배치 및 계약 해지로 해고된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기간 무급 휴직 후 복직한 근로자들에게 근속 연차와 학자금, 의료비 등을 소급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완성차 업계는 조만간 한국GM에서 혹독한 신고식이 열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연 로베르토 렘펠 대표는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첫 단추를 잘 끼우기만 한다면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 여파로 줄줄이 잔혹사를 써 내려간 전임들과 다른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낙하산 취급에 문전박대까지...
호된 신고식 중인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금융권에서는 이미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인사가 있습니다. 바로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인데요. 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산은 노조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은 본점 부산 이전 계획 때문입니다.

산은 노조 측은 강 회장이 이 미션을 수행할 ‘낙하산 인사’로 낙점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강 회장은 출근 첫날부터 문전박대를 당했고 이후에도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회사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산은 노조는 부산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강 회장을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꽤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과거에도 친정부 인사가 산은 회장 자리에 내려오면 노조와 갈등을 빚기는 했지만, 피켓 시위 정도에 그쳤을 뿐 물리적 충돌까지 간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산은 부산 이전 계획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면 기업 구조조정과 해외진출 지원 등의 기능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또 기업과 은행, 글로벌 투자기관, 해외 정부 관계자와 적시에 소통해야 하는데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하면 여러 제약이 뒤따르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강 회장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정권 초기부터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산은을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도 이 내용이 포함돼 관철될 공산도 큽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을 추진하겠냐는 노조 측 질의에 “그 또한 대화의 대상”이라며 말을 흐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강 회장의 정식 출근도 한동안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어쩌면 국내 금융권 역사상 최장기 출근 저지를 당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던 강 회장. 과연 어떤 방식으로 해법을 마련할까요? 지금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기획·구성: 조슬기 기자
작가: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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