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지난달 대법원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만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놨죠.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회사와 노동조합들의 올여름 임금협상도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임금피크제 후폭풍이 겹치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기업 노조 임금피크제를 아예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죠? 

[기자]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3일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덜 준 임금을 보상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사측에 발송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코리아 노동조합은 올해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할 예정이고요. 

SK하이닉스 사무직 노조도 임단협 사안에 임금피크제 폐지를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포스코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회가 회사를 상대로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도 회사 측에 임금피크제에 대한 의견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앵커] 

노조 입장에선 임금피크제 이슈를 활용해 임금협상을 좀 더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측면도 있겠군요? 

[기자] 

보통 여름에는 임금 단체협상이 몰려 있어 노동계 투쟁이 많은데요. 

특히 올여름은 새 정부 초기인 데다 임금피크제, 물가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강성 투쟁이 예상됩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강성 노조들이 임금피크제 폐지를 임금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앵커] 

기업들도 대응에 분주할 텐데 어떻습니까? 

[기자] 

기업들은 대법원 판결의 임금피크제 유효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며 기업 관련 줄소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차라리 애매한 기준으로 분쟁을 만들 바엔 능력급제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는데, 일단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을 업무성과와 연동하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광선 /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 무조건 나이가 55세가 됐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보다는 성과가 떨어지는 그 시점들이 있다면 그 시점부터 도입하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하겠죠.] 

[앵커] 

젊은 직원이 많아 임금피크제 이슈가 상대적으로 덜한 IT 기업의 경우 연봉 인상률이 높았는데,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본사는 많이 올랐는데 계열사들은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8일) 네이버 노조의 경우 계열사 5곳의 임금협상이 결렬돼 중앙노동위원회에 공동 조정신청을 했습니다. 

[한미나 /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사무장 : 5개 법인의 사용자 측은 임금인상률 5.7%~7.5% 수준에서 더 개선된 안을 제시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최상위 지배기업인 네이버의 책임감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통감하며….] 

[앵커] 

김정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