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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2.3초당 1마리씩 팔리는 교촌치킨 허니콤보, 어떻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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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2.06.08 16:31
수정2022.06.11 09:00



작은 통닭집에서 전국구 프랜차이즈로
'교촌치킨'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연 매출 5000억원을 자랑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교촌치킨의 탄생 과정을 이해하려면 창업주인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인생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권 전 회장은 1951년 부유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지만 군 복무 이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철물상 직원, 판촉 사원, 트럭 장사, 택시 기사 등 여러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91년 3월, 40대가 된 권 전 회장은 통닭집을 차리기로 결심합니다. 이때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 아파트 상가에 터를 잡았고, 이름을 고민하던 중 한국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여러 고민 끝에 향교가 있었던 마을을 이르는 말인 ‘교촌’을 떠올리게 됐고, 교촌통닭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게 됩니다.



교촌통닭이 처음부터 장사가 잘됐던 건 아닙니다. 그래도 권 전 회장은 치킨과 손님을 정성으로 대하며 가게를 운영해나갔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두명의 손님을 대접하던 중 인근 회사 직원 10여명이 회식을 위해 교촌통닭을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가게에는 4인용 탁자 3개뿐이었고, 권 전 회장은 먼저 온 손님들을 위해 단체 손님을 돌려보내게 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손님 중 한명은 권 전 회장에게 감동을 표하며 명함을 내밀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모 대기업 구미공장의 노동조합 간부라고 소개했는데요. 이날 이후 노동조합이 주관하는 각종 모임과 집회가 교촌통닭에서 열렸고, 입소문도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한 중년 남성이 가게로 찾아와 교촌통닭의 기술 전수를 요청하게 됩니다. 그 남성은 제조법을 배운 뒤 구미 인근 지역인 김천에 또 다른 교촌통닭을 열게 되는데요. 그렇게 첫 가맹점을 연 교촌통닭은 경상도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다 2000년대 초 수도권 진출에도 성공했고, 현재는 전국구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으로 성장한 상태입니다.

전국민 입맛 사로잡은 비결은?
'정도 경영'과 '오리지널 소스'



그렇다면 교촌치킨이 작은 가게에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도 권 전 회장의 ‘정도 경영’과 ‘오리지널 소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 전 회장은 정직함이 최고의 상술이라는 생각으로 정도 경영에 앞서고 있습니다. 1996년 닭고기 수급 불안정 사태로 매일 사용하던 1kg 닭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500g 닭 두 마리를 튀겨 양을 맞췄고, 지금까지도 홈페이지에 중량을 표시해 정량 제공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맹점과의 상생도 정도 경영의 일환 중 하나입니다. 수도권 진출 이후 2001년 280개였던 매장 수는 2002년 500개, 2003년 1000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가 대한민국을 덮쳤을 때도 창업 대기자가 300명이 넘을 만큼 인기였지만, 권 전 회장은 기존 가맹점주의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며 전부 돌려보냈습니다. 당시 가맹점을 하나 열 때마다 본사 이익이 2000만원이 넘던 시절이니, 300명이라고 하면 60억원의 이익을 포기한 셈이죠.



아무리 경영을 잘하더라도 음식이 맛없다면 소용 없겠죠? 교촌치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인기 요소는 오리지널 소스입니다. 그중에서도 ‘간장 시리즈’, ‘레드 시리즈’, ‘허니 시리즈’는 교촌치킨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인 간장 시리즈는 초기 교촌치킨을 먹여 살린 효자 상품입니다. 권 전 회장이 통마늘과 발효간장을 사용해 2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된 것인데요. 프라이드와 양념만이 존재하던 치킨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인 레드 시리즈는 홍고추를 착즙 및 농축해 만든 소스를 사용합니다. 이 매운맛을 만들기 위해 매년 소비하는 홍고추가 1265톤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꿀과 딸기잼을 더해 ‘단짠’의 정수를 제대로 보이고 있습니다.



세 번째인 허니 시리즈는 아카시아 벌꿀을 이용해 짭짜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교촌치킨 내에서는 막내 격이지만 한 해에만 1300만마리 이상 팔리면서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업고 성장한 교촌치킨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최초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또 소비자의 많은 원성을 받기도 했지만 치킨 배달료라는 개념을 업계에 도입하면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점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치킨 업계 속에서 어떻게 왕좌를 지켜나갈지, 앞으로의 행보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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