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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 '더는 남 좋은 일 안시켜' LS 구자은…'주가가 야속해' 카카오 남궁훈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5.26 15:52
수정2022.05.29 09:35



CEO포커스의 조슬기 기자입니다. 아홉 번째 영상에서는 구자은 LS그룹 회장, 남궁훈 카카오 대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이를 통해 신사업 확장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LS그룹과 하림그룹,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는 카카오 주가 소식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
독한 변신 예고한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총수에 이름을 올린 지도 어느덧 반년이 되어갑니다. 그사이 LS그룹은 전통 사업 강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고 혁신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승부를 걸고 있는 신사업은 바로 전기차,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전기차 부품 및 충전 사업인데요.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전선, 전기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가진 그룹 역량을 전기차 부문에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보였습니다. 지난 4월에는 가스 충전소 사업을 하는 E1과 공동으로 투자해 전기차 충전 관련 신규 법인 LS E-Link를 설립했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LS전선 자회사 LS EV코리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전기차, ESS 부품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는 고압의 산업용 케이블, 전력 제어장치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기차용 전선과 전력제어 장치에 새롭게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 지난달에는 9300억원을 들여 계열사인 LS니꼬동제련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LS니꼬동제련은 LG전선과 KX금속의 합작법인 JKJS가 지난 1999년 설립한 국내 최대 비철금속소재 기업인데요. 단일 제련소 기준 전기동 생산량 세계 2위인 온산제련소를 갖고 있어 이 업계의 강자로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구 회장이 전기차 부품, 충전 인프라, 소재 분야 등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거 LS엠트론과 LS전선을 거치며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경험했던 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LS엠트론 부회장이었던 2016년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에 동박을 공급하며 이 시장에 눈을 떴다는 겁니다.

물론 아픈 경험도 녹아 있습니다. 2017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LS엠트론의 동박·박막 사업부를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한 사연인데요. 당시 LS엠트론이 사업부를 매각하고 손에 쥔 금액은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KKR은 2년 뒤 이 사업부를 SKC에 1조2000억원을 받고 매각했습니다. 이 사업부가 오늘날 SK넥실리스로 지난해 6362억원의 매출과 7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SKC의 알짜 자회사가 된 거죠.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LS엠트론이 2010년 포스코에 넘긴 사업부도 오늘날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사업의 기초를 닦는 역할을 했는데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두 번 다시 실수란 없다’라는 각오를 다진 걸까요? 구 회장은 지난 반년 동안 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줬고 전통적 원자재 회사로 분류되던 LS그룹도 비로소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구 회장이 취임 당시 언급했던 ‘양손잡이 경영’ 전략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만큼, 그의 존재감과 LS그룹의 미래는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 성장세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까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커 보입니다.

최저임금 받으며 일하는데...
한숨 늘어가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



지난 2월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새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위기에 빠진 카카오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로 읽히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카오 주가는 몇 달째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과 3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고요. 20만원대를 바라보며 ‘대장주’ 취급을 받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8만원대를 웃돌며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다양합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증시가 움츠러들고 있다는 외부 원인도 작용했고요. 기대 이하였던 1분기 실적과 임직원 연봉 총액 15% 상승 등 내부 원인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습니다. 게다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모회사인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내부의 고민도 깊겠지만 개인 투자자의 원성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한 성장동력을 보여줄 것만 같았던 카카오의 잔치가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평을 반영하듯 증권사에서도 카카오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증권사 목표대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남궁 대표는 당분간 계속 최저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남궁 대표는 확고한 주가 부양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최근 발간한 ESG보고서에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명시하며 반 토막이 난 주가를 끌어 올리겠다고 재차 약속했고요. 그동안 갈고 닦아온 부문별 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다짐했습니다.

카카오는 이 위기를 딛고 대장주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가파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인지라, 남궁 대표의 고민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식품회사 꿈꾸는 김홍국 하림 회장
끝없는 먹거리 사업 도전



하림은 이미 닭고기 업계에서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꿈은 더 큰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닭고기 회사를 넘어 식품 회사 오너가 되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 사업에 도전 중인데요.

이를 위해 김 회장은 2021년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라면과 밀키트 등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더미식 밥’이라는 즉석밥 11종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순밥’의 흥행 실패를 딛고 만든 두 번째 즉석밥 제품입니다.



더미식 밥 시리즈는 한 공기당 가격이 2300~2800원으로 730원인 CJ ‘햇반’과 비교해보면 3~4배 비쌉니다. 이에 하림 측은 더미식 밥 시리즈가 고급 원재료를 사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큽니다. 공정과 재료가 일부 바뀐 것을 제외하면 순밥과 별 차이가 없는 데다가 즉석밥 시장 내 하림의 낮은 인지도를 감안하면 프리미엄 가격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또 즉석밥의 주 구매층이 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신혼부부라는 점에서 하림의 프리미엄 마케팅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차라리 밥맛에 관심이 더 많은 40~50대 중장년층을 공략했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떻게든 지금보다 외연을 넓히려는 김 회장의 의지는 충분히 이해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같은 환경에서 김 회장이 채택한 프리미엄 가격 전략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듭니다.

여러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김 회장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식품 철학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꾸준히 다가가다 보면 결국은 시장도 알아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더비싼’ 제품을 내놓은 건 뚝심일까요? 아니면 아집일까요? 그 답은 소비자가 내놓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기획·구성: 조슬기 기자
작가: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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