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임금명세서 미지급' 신고 554건…고용부, 과태료 부과는 '4건'

SBS Biz 이한나
입력2022.05.23 09:26
수정2022.05.23 09:39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았다며 신고가 들어온 사업장 중 고용노동부가 과태료를 부과한 비율은 0.8%에 불과하다는 시민사회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직장갑질119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22일 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화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노동부가 접수한 위반 건수는 554건이나 됐습니다. 이들 중 단 4개 회사(0.8%)만이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은 경우 위반 대상 근로자 1인당 1차 3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 등의 과태료를 사용자에게 부과해야 하는데, 노동부는 '신고인당' 30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화를 규정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개별 근로자에게 교부 의무가 있으므로 위반 대상 근로자 1인 기준으로 과태료를 부과해야 합니다.

직장갑질119는 "신고인이 1명인 3개 사업장은 각 30만원, 2명이 신고한 1개 사업장은 6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면서 "임금명세서는 모든 직원에게 주지 않았는데, 과태료는 신고인 1명 기준으로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체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과태료 부과는 4건(0.8%)뿐이었지만 노동부가 시정지시를 통해 권리구제를 한 사례는 223건(43.3%)이었다. 조사 결과 위반 없음, 각하, 취하 등으로 행정 종결된 건은 288건(55.9%)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아직 조사중입니다.

직장갑질119는 "임금명세서를 주지 않는 기업은 십중팔구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해고 등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면서 "노동부에 확인한 결과 임금명세서 지급 위반과 임금체불을 동시에 신고한 후 체불임금이 해결되면 명세서 지급 위반 신고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전체 신고 554건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227개(41.0%)로 가장 많았고, 5인 이상∼30인 미만이 213개(38.4%)로 그 뒤를 이었다. 100인 이상은 58개(10.5%), 30인 이상∼100인 미만은 56개(10.1%)로 집계됐습니다.

심준형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신고당한 사업장의 0.8%만이 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는 것은 노동부가 사회에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불법을 방치하고 있는 노동부는 지금부터라도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임금명세서가 제대로 교부될 수 있도록 사업장을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한나다른기사
꺼지는 연내 '피벗'…파월 "인플레 여전히 높아"
월가 금리인하 전망 제각각…씨티 4회, BoA·HSBC 1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