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밀농사 망쳤다…우크라전까지 겹쳐 부족대란 우려
SBS Biz 임종윤
입력2022.05.13 11:23
수정2022.05.13 14:59
[우크라이나 서부 크멜니츠키주의 한 농민이 경지에서 트랙터를 몰고 있다. 밀과 옥수수의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에 휘말리면서 국제 곡물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크렐니츠키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고온 건조한 날씨가 습격하면서 세계 주요 곡물 중 하나인 밀 생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는 밀을 주재료로 하는 빵과 라면 등 일상 식품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올해 밀 생산은 7억7천440만t으로, 지난해보다 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밀 생산 감소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며 밀 재고도 2억7천500만t에 그쳐 3.4%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밀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데 더해 전 세계적인 가뭄이 프랑스와 인도, 미국의 생산량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위성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로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올해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을 2천100만t으로 예상해 지난 5년간 평균보다 23%, 지난해 3천300만t에 비해서는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밀 수출량 2천만t으로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함께 주요 밀 재배지가 있는 동부에 전투가 집중되면서 밀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자체 식량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곡물 수출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러시아가 흑해 연안을 봉쇄해 운송도 어려워진 실정입니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봉쇄를 뚫기 위해 루아니아나 발틱항을 통해서 루트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에서는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면서 올해 작황이 최악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밀 2천만t을 수출해 유럽연합(EU) 최대 밀 수출국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에서 올해 총강수량이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이에 밀 출하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프랑스 한 곡물업체는 "최악의 경우 올해 수확량이 예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세계 두 번째 밀 생산국인 인도의 경우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기온이 1901년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에서 많게는 5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인도 당국도 당초 밀 생산을 1억110만t으로 예상했으나, 1억50만t으로 더 낮췄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 생산량이 더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밀 생산국인 미국에서도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주에서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고, 캐나다는 파종이 예년보다 늦었습니다.
전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중국의 경우 지난해 가을 이례적인 홍수 이후 겨울 밀 생산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유럽 곡물시장 연구업체 스트래티지 그레인스의 오레리언 블래리 전문가는 "물 부족이 지속된다면 생산 전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밀 공급에 비상이 켜지면서 밀값도 뛰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밀 t당 가격은 407 달러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뛰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밀 공급 우려로 주요 음식 가격이 상승하고, 배고픔과 생계비 위기가 아프리카부터 유럽까지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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